콘텐츠/전문필진 칼럼

2015. 7. 7. [문학작품으로 읽는 인천항 풍경] 7화 비누공장과 김상민의 '안해' 문학작품으로 읽은 인천항 풍경 일곱 번째 시간이 찾아왔어룡. 1930년대 후반 정지용시인에게 사사하면서 시 활동을 시작했다고 알려진 김상민 시인의 시를 읽어볼텐데요. 김상민 시인은 일제말 협동당 별동대에서 항일투쟁을 하다가 1944년 징역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해방 직후 조선문학가동맹의 신진시인 활동하다 월북 했습니다. 김상민의 시 '안해' 읽어볼까요? XXX의 陳頭(진두)에서남편은 개끌리듯 잡혀 하고안해 마저비누 공장에서 쫓겨나외풍 기어드는 셋방 구석에거머리 새끼 같은 자식들떨기만 하고 울지두 못한다. 담배 장사를 할래두미천이 들었다어떻게 사나남편의 동무집 찾어 보면마찬가지 사정이구하루해 싸다니다가빈손으로 드러온 밤그래두 안해는죽기가 싫었다. 삼년 言渡(언도)받은남편을 위해서 라도악착 같이 살구 싶었다..
2015. 6. 30. [칼럼] 초대형 유조선 시황 유동적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양창호 교수 올 들어 유조선 경기는 지난 5년간의 침체에서 벗어나 매우 견조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6월 22일 VLCC(초대형 유조선)의 중동-극동항로 운임이 WS(월드 스케일) 72.5까지 상승하여, 1일 용선료로 8만 9,000달러 수준에 도달했다. 이는 표준 VLCC의 손익분기점을 3배나 넘어서는 수준이다. 올해 들어 VLCC 최고 운임은 지난 5월에 있었던 WS 75였다. 원유가격이 지난 3월 중순에 43달러로 6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한 이후 6월 첫 주에는 배럴당 60달러대까지 다시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아시아지역에서의 원유수요 증가와 함께, 무역상에 의한 재판매 목적의 해상비축이 증가했다. 특히 유가가 최근 다시 상승 기조를 보이는 것도 화물을 미리 확보하..
2015. 6. 23. 인천항만공사 최보기의 책보기 07 - 나는 시민인가 송호근 지음 1985년 11월 14일 동남아 바다, 부산으로 귀항하던 참치잡이 원양어선 광명 87호에 ‘SOS’가 수신되었다. 잠시 후 10여 명의 사람들이 갑판 위에 힘없이 버티고 있는 조그만 목선을 발견했다. 목선은 엔진이 고장 나 표류 중이었다. 이른바 공산화된 베트남을 피해 배를 타고 탈출한 ‘보트피플’이었다. 그들은 광명 87호를 향해 간절하게 손을 흔들어댔다. 전재용 선장은 본사에 상황을 타전했다. ‘관여하지 말라’는 회신이 들어왔다. 목선을 외면하고 항해를 계속하던 전재용은 선장은 ‘이럴 수는 없다’고 생각해 간부 선원들을 불러모아 구조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찬반이 엇갈렸다. 전재용 선장은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며 구조를 지시했다. 10여 명일 줄 알았던 목선에는 갑판 아래 남녀노소 수..
2015. 6. 16. [문학작품으로 읽는 인천항 풍경] 6화 사이다 병, 임화의 '야행차 속' 문학작품으로 읽는 인천항 풍경 여섯 번째 시간입니다! 시대의 협량함에 주박된 운명을 제 것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카프 중앙위원회 서기장이고 좌파 진영의 대표적 문학이론가이자 시인이었던 임화의 시를 읽어볼 텐데요. 일찍이 모더니즘의 세례를 받은 모던 보이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엄청난 미남으로도 유명합니다. 시인이자 평론가, 문학운동가인 임화의 시 '야행차 속' 으로 떠나 볼까요? 夜行車(야행차) 속 사투리는 매우 알아듣기 어렵다.하지만 젓가락으로 밥을 나러가는 어색한 모양은그 까만 얼골과 더불어 몹시 낯닉다. 너는 내 方法(방법)으로 내어버린 벤또를 먹는구나. "젓갈이나 거더 가주 올게지......"혀를 차는 네 늙은 아버지는자리가 없어 일어선 채 부채질을 한다. 글세 옆에 앉은 잔잔한 사람이 ..
2015. 5. 29. [칼럼] 시장점유율 경쟁과 해운서비스 경쟁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양창호 교수 금년 들어 20,000 teu 이상 선박을 발주한 선사가 3개사로 늘어났다. 컨테이너선의 초대형화기세가 그칠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하는 이유는 건조 및 운항의 규모의 경제효과를 얻어 시장점유율을 높이거나 최소한 유지시키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클락슨 CEO였던 Martin Stopford 박사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으로 가장 큰 규모의 경제 효과를 내야 할 건조선가와 연료유가의 경우 실제는 규모의 경제효과가 미미하다고 분석하였다. 최근 조선소 불황을 감안하지 않는다면, 선박의 크기에 관계없이 선가는 1,000 teu 당 1천만 달러정도의 가격을 유지해 왔고, 연료유가도 최근의 연료 절감선 개발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선형 증가에 소비 ..
2015. 5. 28. 인천항만공사 최보기의 책보기 06 - 뜻밖의 한국사 김경훈 지음 독서, 책을 읽는 다는 것이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직장에 치이고, 가족에 치이고, 생존(?)을 위한 사교에 치이는 와중이라 주말이면 낮잠 한 번 늘어지게 자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인데 언제 한가하게 책 볼 시간이 있겠는가 말이다. 때문에 학자나 전문가들이 아닌 일반 대중을 향한 좋은 책은 ‘일단 읽기에 재미있어야’ 예의다. 그런 측면에서 김경훈의 ‘뜻밖의 한국사’는 아주 예의가 바른 책이다. 2004년에 초판이 나왔고, 이번이 개정판이다. 10년 동안 절판되지 않고 읽히다가 개정판까지 나왔다는 것은 이 책이 그 사이 꾸준히 읽혔다는 증거다. 아닌 게 아니라 이 책에는 ‘하늘 위의 베스트셀러’라는 꼬리표가 붙어있다. 인천공항에서 장시간 비행기를 타려는 사람들이 사는 책 중에 선..
2015. 5. 19. [문학작품으로 읽는 인천항 풍경] 5화 인천에 대한 아련한 추억, 조병화의 '추억' 문학작품으로 읽는 인천항 풍경 네번째 시간이 돌아왔어룡! 오늘은 삶과 죽음, 그리고 인생의 본질에 대한 광범위한 문제를 쉬운 일상의 언어로 표현해 많은 독자에게 사랑을 받은 조병화의 '추억'(1949)이란 시를 통해 그 시대의 인천항의 모습을 살펴보아요! 조병화(1921~2003)시인에게 인천은 그가 교직에 몸 담고 있으면서 시인으로 첫 문단 진출한 곳이면서, 노년에 이르러서 정년을 맞은 곳이라고 합니다. 또한 조병화 시인은 현대시가 난해하고 안 팔린다는 통념을 무너뜨린 희소한 시인이기도 해요. 그렇다면 '추억'이라는 시 읽어볼까요? 잊어버리자고바다 기슭을 걸어 보던 날이하루이틀사흘 여름 가고가을 가고조개 줍는 해녀의 무리 사라진 겨울 이 바다에 잊어버리자고바다 기슭을 걸어가는 날이하루이틀사흘 - 추억 ..
2015. 4. 30. [칼럼] 인천신항만 개장과 인천항만공사의 역할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인천시민의 숙원사업이던 인천신항만이 드디어 개장한다. 부두 운영사인 선광은 오는 6월, 컨테이너 전용부두인 B터미널 부두 800m 중에 410m 부두공사를 완료하여 우선 개장한다. ㈜한진이 운영할 A터미널 부두 800m는 내년 상반기에 개장할 예정이다. 그리고 2020년까지 C⋅D 터미널 부두도 건설한다. 인천항에 총 2조5000억 원을 투입하는 대역사가 시작된 거다. 이제 8천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 분)급 컨테이너 선박이 수시로 입⋅출항할 수 있는 외항시대가 열렸고, 명실상부 동북아의 중심항만으로 발돋움할 기반이 만들어졌다. 인천시민의 염원이 일궈낸 신항만 개장은 어찌 보면 숙명이다. 서울 등 수도권을 배후에 둔 인천항은 중국과 마주하고 있을..
2015. 4. 30. 인천항만공사 최보기의 책보기 05 - 철학비타민 도마스 아키나리 지음 ‘철학’에 대한 아주 오래된 고전 유머가 있다. 벽촌 시골의 수재 청년이 명문대 철학과에 합격해 그의 아버지가 전 재산 격인 돼지를 잡아 마을 잔치를 열었다. 평소 유식하기로 소문난 마을 원로 어르신께서 그 청년에게 물으신다. -무슨 과에 합격했는고?-철학과입니다.-오, 잘했군 잘했어. 졸업하고 포항제철에만 들어가면 최고지 최고야. 인문학이 떴다. 인문학 교수의 책이 베스트셀러로 대우받고, 그리 미남도 아닌 철학자가 공중파 TV 강의로 스타가 됐다. 인문학을 흔히 ‘문사철’이라고 한다. 문(文)은 시나 소설, 사(史)는 역사인데 철(哲)의 철학이 좀 간단치 않다. 철학이 무엇인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인터넷 포탈에서 검색해보면 ‘철학 : 도대체 무엇을 연구하는지 모르는 학문’이..
2015. 4. 21. [문학작품으로 읽는 인천항 풍경] 4화 기차와 밤 항구, 김기림의 '길에서-제물포 풍경' 문학작품으로 읽는 인천항 풍경, 네 번째 시간. 오늘은 한국시를 종래의 시에서 현대시의 영역으로 끌어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한 김기림 시인의 '길에서 - 제물포 풍경(1939)'이란 시를 통해 그 시대의 인천항의 모습을 살펴보겠습니다. 김기림 시인(1908~?)은 모더니즘의 대표 주자로 주지주의 문학을 소개하는 데 앞장 섰으며, I.A. 리차즈의 이론을 도입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인 본인의 문학이론을 정립했답니다. 김기림 시인의 시 한 편 읽어볼까룡? 기차모닥불의 붉음을죽음보다도 더 사랑하는 금벌레처럼기차는노을이 타는 서쪽 하늘 밑으로 빨려갑니다. 인천역「메이드 ·인·아메-리카」의 성냥개비나사공의 「포게트」에 있는 까닭에바다의 비린내를 다물었습니다. 조수오후 두시…머언 바다의 잔디밭에서바람은 갑자기 잠을 ..
2015. 4. 14. [문학작품으로 읽는 인천항 풍경] 3화 인천항의 애환, 박팔양의 '인천항' 문학작품으로 읽은 인천항 풍경! 세 번째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시인이자 평론가인 박팔양 시인의 '인천항'(1927)이란 시를 통해 그 시대의 인천항의 모습을 살펴볼거예룡! 박팔양(1905~1988)시인은 경기도 수원 출생으로 경성법학전문학교 재학 시절 정지용, 박제찬과 함께 동인지 요람을 간행했습니다. 1923년 '신의 주'로 신춘문예에 당선된 후, 중외일보·만선일보 기자를 역임했답니다. 조선의 서편항구 제물포의 부두세관의 기는 바닷바람에 퍼덕거린다젖빛 하늘, 푸른 물결, 조수 내음새오오 잊을 수 없는 이 항구의 정경이여 상해로 가는 배가 떠난다저음의 기적 그 여운을 길게 남기고유랑과 추방과 망명의많은 목숨을 싣고 떠나는 배다 어제는 Hongkong 오늘은 Chemulpo 또 내일은 Yokoham..
2015. 3. 31. [칼럼] 인천항 원양항로 개설이 가지는 의미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양창호 교수 몇 해 전 인천의 한 항만 세미나에서 필자는 발제 내용에 대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1만 teu 컨테이너선이 인천항에 기항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하지만, 4,000 teu 선박도 1년에 몇 척 밖에 기항하지 않는 인천항에 1만 teu 선박 기항은 비현실적인 가정이 아닌가?" 그러나 인천항에 초대형선이 기항해야 한다는 비현실적 가정이 금년부터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3월 10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세계 2대 얼라이언스인 G6가 동북아-미국을 오가는 CC1 서비스(Central China 1 Service)의 기항지 리스트에 인천항을 추가하여, 6,800 teu 급 컨테이너선을 투입, 주 1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C1 항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