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전문필진 칼럼

2016. 8. 29. [최보기의 책보기] 21 - 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 임진왜란부터 태평양 전쟁까지 동아시아 오백 년 사 김시덕 지음. 메디치 펴냄. 일본 열도를 통일한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어지러운 전후 국내의 관심을 외부로 돌려 통치기반을 확립하려고 조선과 전쟁을 일으킨 것이 1592년의 임진왜란이었다. 이때 일본은 ‘명나라를 정복하기 위한 전쟁이니 조선은 길을 비켜달라’는 정명가도(征明假道)를 침략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유럽과의 교류를 통해 조총이라는 신무기로 무장한, 더구나 열도 통일전쟁을 갓 치른 후 전쟁의 기술이 극에 달한 일본군 앞에 부산의 동래산성이 힘 없이 무너지자 조선의 왕 선조는 명나라 코 앞 의주로 피신했다. 이는 여차하면 조선을 버리고 명나라 땅으로 들어가겠다는 의도였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순망치한(脣亡齒寒)의 순리에 따라 일본과의 완충지..
2016. 7. 28. [칼럼] 포스트 차이나(Post-China) 시대를 준비하자 포스트 차이나(Post-China) 시대를 준비하자계명대학교 국제통상학과 하영석 교수 3년 이상을 끈 지루한 협상을 끝내고 한국과 중국 간의 자유무역협정(FTA: Free Trade Agreement)이 지난 2015년 12월 20일 공식 발효되었다. 이에 따라 대 중국 교역의 선봉에 있는 인천항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러나 중국이 두 자리 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던 고속성장시대를 지나 6~7%의 성장률을 보이는 중속성장 시대(신창타이)로 접어들면서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물동량 변화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 인천항의 경우 안정적인 물동량 확보와 항만의 지속성장 차원에서 신 성장전략의 수립이 요구된다. 현재 우리나라 컨테이너 처리물동량 2위의 항만으로 인천항과 경쟁적인 위치에 있는 광양항의 대 ..
2016. 7. 20. [최보기의 책보기] 20 - 지지 않는 대화 아리스토텔레스의 에서 찾은 설득의 기술다카하시 겐타로 지음. 라이스메이커 펴냄. 대화와 토론이 넘쳤다. 그 제자들에게 읽혔던 책이 바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이었는데 2300 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변론의 고전으로 우뚝하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와 고대 언어의 난해함으로 인해 우리나라에는 제대로 된 번역서마저 없는 게 현실이다. 일본인 고전입문 집필가가 그 중 현대적 상황에 맞는 내용들만 간추려 번역한 책이 바로 이다. 많이 안다고 해서 설득력있게 말을 잘 하거나 글을 잘 쓰는 것은 아니다. 옳은 소리를 한다고 해서 상대방이 반드시 옳다고 인정해 주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상대방의그른 소리가 옳은 소리로 둔갑해 나의 옳은 소리를 그른 소리로 만들어버린다. 정의와 진실이 끝내 승리하거나 역사가 증명할 지는 몰라도 ..
2016. 7. 4. [칼럼] 우리나라의 유라시아 관문 우리나라의 유라시아 관문인천대학교 무역학부 안영효 교수 유라시아는 세계 면적의 40%, 인구의 70%를 차지하고 유럽연합,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세계 경제대국의 대부분이 속해있는 지역이다. 현재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인도 등 주요국들은 이러한 유라시아라는 거대한 시장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국가적 차원에서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는 중국의 일대일로(One Belt, One Road), 러시아의 신동방정책/유라시아경제연합(New Eastern Policy Economic Union), 일본의 중앙아시아+일본 대화, 미국의 신 실크로드 전략, 인도의 중앙아시아 연계정책 등이다. UN도 ESCAP에서 아시안하이웨이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는 시진핑 국가주석..
2016. 6. 16. [최보기의 책보기] 19 - 흐르는 강물처럼 한여름 밤의 힐링과 용기를 얻는 책 파울로 코엘료 산문집. 문학동네 펴냄. ‘전 세계 160 여개 나라 66개 언어로 번역되어 1억 부가 넘는 판매를 기록한 우리시대 가장 사랑 받는 소설 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 십대 시절의 정신병력과 청년 시절의 반정부 활동, 히피, 저널리스트, 락스타, 배우, 희곡작가, 연극연출, 희곡, TV프로듀서, 음반회사 중역, 그리고 작가. 책 서두에 출판사에서 소개한 작가의 대충 경력이다. 작가의 인생이 마치 범람한 강물 같은데 100개의 토막 에세이 모음인 은 범람 후 안정을 찾은 거대한 강물의 담담한 삶의 성찰이다. 폭풍 같은 삶을 살아 온 노작가의 깨달음이 삼박사일 끓여서 우려낸 한 사발의 담백한 사골국물로 남은 느낌이다. 이 책은 무엇보다 ‘흐르는 강물처럼’ 읽기가 ..
2016. 5. 27. [칼럼] 항만간 기능 조정과 거버넌스 항만 간 기능 조정과 거버넌스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안승범 교수 부산과 인천에서는 신항만 개발과 운영에 따라 기존 항만의 기능 조정과 항만재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또한 해양레저와 관광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요트, 크루즈 등 다양한 수요에 대응이 필요하게 되었다. 인천항의 당면과제로는 인천내항 재개발, 인천신항의 유치 활성화, 인천북항, 남항, 경인항 등 기능 조정, 크루즈, 해상레저 및 워터프론트 등 친수공간과 관광, 레저산업의 유치, 제조 및 유통을 포함한 항만배후의 산업클러스터 조성 등을 들 수 있다. 현재 인천항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항만간 기능 조정과 거버넌스 관점에서 해외의 여러 사례를 통해 시사점을 찾아보고자 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인천대학교 송도캠퍼스에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2016. 5. 17. [최보기의 책보기] 18 - 동맹의 그늘 최보기의 책보기 18. 동맹의 그늘 전쟁은 기획되기도 한다.오동선 장편팩션. 모아북스 펴냄 실제상황1. 북한의 계속되는 핵실험과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남북한은 물론 한반도를 둘러싼 이해당사국 간 긴장이 연일 고조되고 있다. 올해 5월에 취임한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은 4월에 있었던 미 의회 청문회에서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하지 않으면 한국이 자체 핵무기 개발에 나서도록 자극한다고 보느냐’는 상원 의원의 질문에 ‘한국은 자체적으로 안보를 유지하기 위해 핵무장을 검토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에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는 ‘핵우산 대신 한국과 일본의 독자적 핵무장을 용인할 수도 있다’는 식의 발언으로 우리에게 또 다른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실제상황2. 수백 명 국민들의 목숨을 빼앗거나 ..
2016. 4. 21. [최보기의 책보기] 17 - 집착으로부터의 도피 최보기의 책보기 17. 집착으로부터의 도피 시와 문장과 인생에 대한 성찰이재무 시인 에세이. 천년의시작 펴냄. 시인들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SNS(쇼셜 네트웍 서비스) 때문이다. 시인들의 감성 진한 언어유희와 촌철살인이 말랑말랑 촉촉한 단문의 글을 선호하는 네티즌들의 식성과 맞아떨어져서다. 여기 중년의 성인이라면 뭔가 느낌이 남다를 시를 한 편 소개한다. 좋겠다, 마량에 가면 몰래 숨겨놓은 애인 데불고 소문조차 아득한 포구에 가서한 석 달 소꿉장난 같은 살림이나 살다 왔으면,한나절만 돌아도 동네 안팎 구구절절 훤한, 누이의 손거울 같은 마을마량에 가서 빈둥빈둥 세월의 봉놋방에나 누워발가락장단에 철 지난 유행가나 부르며사투리가 구수한, 갯벌 같은 여자와옆구리에 간지럼이나 실컷 태우다 왔으면,사람들의 ..
2016. 4. 20. [칼럼] 인천항이 인천 도시공간구조의 틀을 바꾼다. 인천항이 인천 도시공간구조의 틀을 바꾼다. 인하대학교 아태물류학부 초빙교수 김춘선 과거에 인천항에 와보신 분들은 현재의 인천항의 모습을 보고 옛 모습을 찾기 어렵다고 한다. 연안의 도시공간구조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관문항이며 환황해 거점항인 인천항은 도시 및 항만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항만 기능 유지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매년 지속적으로 항로수심을 확보하기 위한 유지 준설을 필요로 한다.그리고 그 준설토를 투기할 목적의 투기장이 조성되어 매립이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갯벌 등 자연생태를 보전하기 위한 노력도 매우 중요하고 일부 시행되고 있지만 기본적인 항만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준설에 수반되는 매립은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 결과 매년 약100만㎡이상의 매립지가 준설을 통해 새로이 ..
2015. 8. 24. 인천항만공사 최보기의 책보기 09 -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신간 대신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군림 중인 를 고른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다. 지난 6월 출판돼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윤승용 지음. 21세기북스 펴냄)는 인문학자, 과학자, 의학자, 법조인, 서평가, 대학총장, 정치인, 행정가, 경영인, 외교관, 야구해설가 등등 각 분야에서 엄선(?)된 34명 리더들의 축약된 인생 철학과 독서편력을 다룬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의 리더들이 가장 많이 1순위로 추천한 책이 다. 하다못해 연세대학교 신과대 김상근 교수는 “20대에 읽었던 최고의 책으로 자유로운 인간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를 일깨워주었다. 책을 읽다가 숨이 가쁠 정도로 가슴이 벅차 올라, 연세대학교 야구장에 가서 무작정 뛰었던 기억이 난다”고 할 정도로 극찬한다. 솔..
2015. 7. 31. [칼럼] 인천 항만과 지역경제 인하대학교 아태물류학부 김태승 교수 인천 신항 컨테이너 전용부두가 지난 6월말에 부분 개장하였다. 내후년에는 신국제여객터미널도 개장할 예정이다. 그야말로 인천항이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변화를 인천 시민 모두가 반겨하고 있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신항의 개장과 더불어 기존 내항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고, 신국제여객터미널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찬반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인천항으로 인해 인천의 도시 발전이 더뎌지고, 삶의 질이 악화된다는 주장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인천항이 인천광역시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비중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보아야 한다. 지난 4월에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인천항..
2015. 7. 21. 인천항만공사 최보기의 책보기 08 -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스티븐존슨 지음 이런 책을 쓸 수 있는 미국의 출판 환경이 부럽기만 하다. 픽션(문학)에 비해 논픽션(비문학)을 지나치게 홀대하는 우리의 못된 전통이 일단 문제이긴 하지만 미국의 논픽션 작가들은 책만 내는 것으로도 생계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정확히 모르겠지만 그런 것으로 보인다), 그런 책을 낼 수 있는 자료가 풍부하다는 것, 대중적이 아닌 전문서라도 일정한 판매를 담보해주는 도서관 인프라가 있다는 것 등이 부럽다. 논픽션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라는 책에서 말하는 ‘여기’는 비약적으로 발전한 오늘날의 인류문명을 말한다. 현재의 발전이 있기까지 킹핀의 위치에 있는 6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인류발전사를 다룬 것이다. ‘유리, 냉기(COLD), 소리, 청결, 시간, 빛’이 그것들이다. 는 참으로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