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기의 책보기 18. 동맹의 그늘 



전쟁은 기획되기도 한다.

오동선 장편팩션. 모아북스 펴냄








실제상황1. 

북한의 계속되는 핵실험과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남북한은 물론 한반도를 둘러싼 이해당사국 간 긴장이 

연일 고조되고 있다. 올해 5월에 취임한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은 4월에 있었던 미 의회 청문회에서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하지 않으면 한국이 자체 핵무기 개발에 나서도록 자극한다고 보느냐’는 상원 의원의 

질문에 ‘한국은 자체적으로 안보를 유지하기 위해 핵무장을 검토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에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는 ‘핵우산 대신 한국과 일본의 독자적 핵무장을 용인할 수도 있다’는 식의 발언으로 우리에게 또 다른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실제상황2. 

수백 명 국민들의 목숨을 빼앗거나 장애인이 되는 피해를 입힌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에 대해

 ‘옥시 측의 의뢰를 받아 그 유해성을 알면서도 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산 대학 교수가 5월 현재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만약 그런 의혹이 사실이라면 국방분야에서 거대 무기판매 회사들의

 의뢰를 받고 그들의 매출을 높여주기 위해 남북한의 긴장상태를 유발하거나 심지어 전쟁까지도 자극하는 

보고서를 의도적으로 발표하는 ‘대학 교수’는 없을까?





이번 호에 소개하는 ‘동맹의 그늘’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남북한의 군사적 긴장이 

자신들의 사익에 도움이 되는 다국적 무리들이 긴장의 유발, 심지어는 전쟁까지도 기획하는 ‘음모’를 가정한 소설이다. 그 무리에는 군사 전문 대학 교수 ‘이동명’도 끼어있다.


이휘소 박사. 박정희 대통령 시절 한국의 은밀한 핵무기 개발과 관련해 글로벌 견제세력으로부터 교통사고를 위장한 죽임을 당했다는 소문이 자자했던 재미 물리학자였다. 

이 소문을 배경으로 쓴 소설이 1993년 김진명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였고 또 이를 원작으로 

1995년 정진우 감독 메가폰에 정보석, 황신혜 주연의 동명 영화가 만들어졌었다.




소설은 현실의 표절이다.

 단순히 현실의 겉 모양만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뿌리를 캐고 들어가 본질에 육박한다. 

우리만 몰라서 그렇지 외국인들에게 전면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인식되고 있는 곳이 한반도다. 

그만큼 남북한의 첨예한 군사적 갈등과 충돌도 주기적으로 일어난다. 앞에서 잠깐 거론한 것처럼 

만약 이런 사태가 무기제조회사인 미국의 록히드마틴과 그 주변의 이권 세력, 남북한의 무기회사 프락치, 

그 어떤 기득권 세력들이 ‘은밀하게 서로 짜고 치는 고스톱’일 가능성은 전혀 없는 것일까? 장편소설

 ‘동맹의 그늘’은 바로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현실의 뿌리를 파고들어갔다. 

한국의 은밀한 핵실험 비사를 정면으로 다루는 장편소설 ‘모자씌우기’의 저자 오동선 작가의 두번 째 

팩션(팩트+픽션)이다.

알다시피 최근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의 남한 배치를 두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커지면서

 우리만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이 됐다. 그런데 군사적 실익과 별개로 사드의 엄청난 배치, 

운용 비용을 두고 나오는 말도 많다. ‘미국 방산업체 매출의 상당부분을 한국이 올려주고 있다, 

미국 무기업체들의 봉이다’는 말도 그 중 하나다.




‘동맹의 그늘’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유발되는 한반도의 긴장과 전쟁위험, 정정불안이 록히드마틴 사의 

‘매출’, ‘주식가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가정한다. 그래서 ‘그늘’이다. 무기회사의 대명사 격인 

록히드마틴과 무기회사 투자 전문회사로 남한의 실세(?)들이 몰래 설립한 유로퍼시픽아이즈 두 회사를 

축으로 얽힌 국제 무기판매그룹과 여기에 설킨 남북한의 권력가, 매파 학자 등 프락치들이 벌이는 위험한 

도박의 실체를 밝힌다.

소설은 천안함을 연상시키는 ‘한백함 폭침’과 핵실험에 따른 군사적 긴장 끝에 경제제재로 

고통받는 북한 내부의 쿠데타와 김정은 정권의 붕괴에까지 이른다. 

다행인 것은 작가가 북한에는 민중들이 중심이 된 민주화 혁명세력이 전면에 등장하고, 

남한에서는 개인의 사익을 위해 전쟁놀음도 불사했던 군산복합체의 프락치들이 낱낱이 드러나면서 

한반도에 새로운 희망이 솟는 것으로 소설의 끝을 그렸다는 것이다.

작가는 물론 우리 모두의 희망사항이 그것이겠지만 ‘그 전제조건이 남북한의 현명한 국민과 

지도자들’이라는 것이 이 소설의 분명한 메시지다. 그런 차원에서 주인공 한민우의 마지막 발언은 

한반도의 리더와 국민들이 새겨들어야 할 ‘지침’이다.









“6•25 전쟁 이후 처음으로 우리 민족에게 자주평화통일의 서광이 비치기 시작한거야. 

그 빛이 반대세력에 의해 소멸되지 않도록 지금부터 남북이 잘 협조해야 해. 

나는 이번 기회를 한국이 지난 70년 가까이 강대국의 무기 시장 역할을 했던 데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해. 이번 사건은 글로벌 군산복합체들의 음모를 남북이 스스로의 힘으로 보기 좋게

무너뜨린 중대한 사건이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