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이 인천 도시공간구조의 틀을 바꾼다.
인하대학교 아태물류학부 초빙교수 김춘선
과거에 인천항에 와보신 분들은 현재의 인천항의 모습을 보고 옛 모습을 찾기 어렵다고 한다.
연안의 도시공간구조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관문항이며 환황해 거점항인 인천항은 도시 및 항만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항만 기능 유지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매년 지속적으로 항로수심을 확보하기 위한
유지 준설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그 준설토를 투기할 목적의 투기장이 조성되어 매립이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갯벌 등 자연생태를 보전하기 위한 노력도 매우 중요하고 일부 시행되고 있지만
기본적인 항만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준설에 수반되는 매립은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 결과 매년 약100만㎡이상의 매립지가 준설을 통해 새로이 생성되고 있다.
매립지 조성을 위해 육상으로부터 토사가 유입되기도 하였지만 해상으로부터 유입이
이제는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준설을 통한 매립은 부지조성의 일반적인 모습이 되어 버렸다.
인천 경제자유구역청이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영종지구나 송도지구,
청라지구는 그 부지의 원천은 준설을 통한 매립지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몇십년을 거슬러 올라가 인천시의 모습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살펴보면
더욱 극명하게 이러한 과정과 상황을 들여다 볼 수 있는데,
강화도를 제외시 인천시의 약 1/3이 매립에 의해 조성된 매립지임을 알 수 있다.
인천시는 매립에 따라 그 모습을 바꾸어 왔으며 현재에도 계속 바뀌고 있다.
(그림 참조)
따라서 인천이란 항만도시는 항만의 발전 방향과 계획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고,
그렇다면 바람직한 도시 공간구조의 형성은 항만의 발전과 연계시켜야 옳은 방향이라 할 것이다.
인천은 국제적인 공항과 항만 인프라 등을 갖추고 있어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에서는
세계에서 성장가능성이 높은 도시로 브라질 사웅파울로에 이어 두 번째로 인천을 선정한 바 있는데,
이것도 매립에 따른 부지 공급이 없었다면 엄두도 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에 더하여 최근 글로벌 환경변화에 따라 항만주변공간이 새로운 종합물류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고
항만배후부지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추세다.
병행하여 항만과 도시가 통합적 개발차원에서 항만배후단지, 친수공간개발 등의 개념을 도입하는동시에 이를 반영한 도시계획, 항만계획 및 국토계획이 수립되어야 할 필요성이 점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차제에 항만과 도시의 조화로운 발전을 위해 통합적 시각에서
항만과 도시를 분리시킬 것이 아니라 계획단계부터 두 공간의 특성을 분석하고
연계하여 상호 시너지가 가능한 통합적 공간으로 발전시켜나갈 것을 주창하고자 한다.
인천시는 도시계획과 항만계획을 개별적으로 수립할 것이 아니라 상호특성을 고려한
통합적 계획이 되어야하고, 함께 상생하는 도시공간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항만과 도시가 가지고 있는 특성, 성장과정, 개발내용 등 지역적, 역사적 맥락과
자연환경적 특성을 강조하는 맥락주의에 입각한 통합 개발이 필요한 시점으로 항만과
도시의 일체적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 하겠다.
세계의 주요도시의 대부분은 바다를 끼고 발달하고 있다.
배후지역과 연결할 수 있으며 물류와 정보의 흐름에 유리한
관문적 성격과 뛰어난 확장성과 경관 때문일 것이다.
주요국들이 항만이 지니고 있는 경제적 가치와 그 가능성 때문에
항만의 활성화와 연계한 도시계획을 앞다투어 수립하고 있고,
사람과 환경이 어우러진 도시문화의 거점을 만드는 새로운 창조의 공간으로서
항만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향상된 삶의 공간을 제공하고 문화·친수공간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는 등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인천은 이러한 세계적 추세에 가장 잘 부응하면서 살고싶은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호조건을 구비하고 있다.
준설을 통한 매립은 새로운 부지의 제공으로 도시공간구조를 바꿀 수 있고
바람직한 창조적 공간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을 운영하는 지역인들의 몫일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인천이 앞으로 바람직한 도시공간구조를 조성해나가기 위해
시당국과 항만담당기관이 긴밀한 협의를 통해 통합적 시각에서 개발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초기 계획단계부터 도시계획과 항만계획의 일체화를 제도적으로 의무화하고,
창조적인 도시공간구조를 만들기 위해 시와 항만 당국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도시계획, 경관계획, 항만계획, 항만재개발, 그리고 생태·환경계획 등 여러 관련계획들이
통합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것이며,
시도시계획위원회에 항만계획 등 관련전문가가 포함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보다 멋진 미래지향적인 친환경적 해양문화도시,
그러한 인천을 우리가 일구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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