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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양창호 교수



금년 들어 20,000 teu 이상 선박을 발주한 선사가 3개사로 늘어났다. 컨테이너선의 초대형화기세가 그칠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하는 이유는 건조 및 운항의 규모의 경제효과를 얻어 시장점유율을 높이거나 최소한 유지시키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클락슨 CEO였던 Martin Stopford 박사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으로 가장 큰 규모의 경제 효과를 내야 할 건조선가와 연료유가의 경우 실제는 규모의 경제효과가 미미하다고 분석하였다. 최근 조선소 불황을 감안하지 않는다면, 선박의 크기에 관계없이 선가는 1,000 teu 당 1천만 달러정도의 가격을 유지해 왔고, 연료유가도 최근의 연료 절감선 개발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선형 증가에 소비 연료량 증가가 거의 선형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컨테이너 비용 및 유지보수비용, 내륙운송비용, 컨테이너 리포지셔닝 비용 등 선박비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이 비용들은 선박대형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여기에 환적에 따른 피더운송비 및 양적하 비용 등은 초대형선에 불리한 비용이다. 게다가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최적 운항항로나, 최적기항 방식, 최대 기항시간 등의 제약 등 초대형선의 운항경직성에 따른 선박 및 화주서비스 비용 증가까지 감안하면 실제 초대형선화를 통해 부담할 총비용은 오히려 증가하는 규모의 비경제(diseconomies of scale) 선박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한다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배선, 운항 형태를 보면 규모의 비경제가 나타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초대형 모선은 허브항만에 기항하고, 상당량의 화물은 인근항만과 피더운송을 해야 규모의 경제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1만 2천 teu가 넘는 초대형 선박이 6천-8천 teu 선박이 운항하던 방식대로 선단을 운영하고, 기항하던 항만에 전부 입항하고 있다. 


최근 Port Economics지의 분석에 따르면 북유럽과 극동아시아간 취항 컨테이너선의 평균 선형은 1998년에 4,250 teu 에서 2015년에는 12,200 teu로 대형화되었지만, 취항 주간 서비스 수는 2006년에 주당 30개 서비스를 피크로 2015년에는 그 수가 20개로 축소되었다. 즉 주간 정요일 서비스에 포함되는 기항 항만은 그대로 유지하는 형태를 보여, 규모의 비경제를 우려하게 하는 반면, 서비스 루프수를 줄여, 전체적으로 기항하는 대상항만이 줄어들거나, 기항하는 항만도 기항 횟수가 줄어들어 서비스를 악화시킨 결과를 보이고 있다. 





하주들은 자신의 공급사슬관리(SCM)을 위해 대형 허브항만에 피더운송하면서 수출입을 하는 것보다, 인근 중소항만에 직접 기항한 선박을 통해 수출입하는 것이 이익이다. 그러나 선사의 초대형선 정책에 의해 하주들은 기항 항만이 줄어들거나, 기항 항만도 서비스 빈도가 낮아지게 된 것이다. 후기산업사회는 규모의 경제 효과에 의해 획일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고 제공한 전기산업사회와 달리, 소비자나 수요자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는 사회로 발전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기선 해운산업은 규모의 경제효과를 추구하면서 하주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머스크 라인 등 유럽의 대형 선사, 아시아 선사 등이 중심이 되어 4개의 초대형 얼라이언스(alliance)를 형성하고 있지만, 여전히 과당경쟁 상태에 놓여 있다. 과당경쟁으로 인한 운임붕괴에 화주들도 이익이 되는 한 문제의 핵심을 외면하고 있지만, 다보스 포럼 등을 통해 일부 하주들은 장기적으로는 이 과당경쟁이 원거리 해외생산의 리스크를 증가시킬 수 있는 심각한 사안으로 보고 있다. 


선사들이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하는 것은 건조 및 운항의 규모의 경제효과라고 믿고 있지만, 실상은 경제학에서 가격경쟁밖에 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파멸적 경쟁(destructive competition) 하에서, 선사가 시장점유율 경쟁을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취한 리스크가 큰 대안일 가능성이 크다. 


이제 선사들은 하주에 대한 해운서비스 경쟁이라는 기본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경쟁은 하주가 요구하는 운송서비스의 차별화, 고도화에 따른 가치 창출이라는 공급사슬관리를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하주들은 세계 각지에서 원자재 및 부품을 조달하고, 세계적으로 분업화된 생산 활동을 원활하게 연결하고, 전 세계 판매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기 위해서는 고도의 공급사슬 형성을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시대의 시장에서의 가치창조는 제품의 생산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요구에 치밀하게 대응하는 해운 등 물류산업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선사들은 생존을 위한 시장점유율 경쟁을 도외시 할 수는 없겠지만, 이 리스크를 완화시키기 위해 고객별, 지역별, 시장별로 차별화되고 고도화된 해운서비스 경쟁에 한층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과당경쟁 시대에 운임이외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진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 어려운 일이 선사에게는 수익성 리스크를 줄여 주고, 하주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는 진정한 컨테이너선 해운의 혁신방향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