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인천항과 사랑에 빠진 특파룡 16기 플립팀의 황정재입니다. 어느덧 날씨도 많이 쌀쌀해지고, 특파룡 16기 활동도 벌써 절반을 넘어가고 있는데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모두들 감기 조심하시고, 활동 후반부에도 계속해서 좋은 기사 보여드릴 예정이니 저희 특파룡과 끝까지 함께해주세요:-)
이번에 제가 수행하게 된 네 번째 개인미션은 바로 <바다는 내 사랑!>입니다. 바다와 관련된 직업과 그 직종에 종사하는 분을 인터뷰하고 여러분들에게 소개하는 미션인데요. 여러분은 바다와 관련된 직업이라고 하면 어떠한 직업이 떠오르시나요? 해군장교, 해양경찰관, 항해사 그리고 수산업 종사자 등 다양한 직업들이 떠오르실 텐데요. 저는 항해사 중에서도 선박의 운항·관리에 총 책임을 지는 선장이라는 직업이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따라서 대한해운에 재직 중이신 배재철 LNG선(천연가스운반선) 선장님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해보았는데요! 선장님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저도 선장이라는 직업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 수 있어 무척 흥미로웠고,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흔쾌히 응하여 주신 배재철 선장님께 감사하다는 말씀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사진출처: 대한해운 배재철 선장님 제공>
그러면 지금부터 배재철 선장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본격적으로 선장이라는 직업을 탐구하러 가 볼까요?
Q1. 배재철 선장님 안녕하십니까. 선장님과 인터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 우선 바다, 해양과 관련된 직업에 종사해오신 선장님의 간단한 이력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십니까. 저는 목포해양대학교 항해과를 다녔으며, 졸업 후 현재 재직 중인 대한해운에서 육상근무 기간 2년 반을 제외하고 쭉 승선근무를 하였습니다. 육상근무는 지금 제가 승선 중인 LNG선(천연가스운반선)을 관리하는 LNG관리팀에서 감독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사진출처: 대한해운 배재철 선장님 제공>
배재철 선장님이 운항하시는 K. Acacia호
<사진출처: 대한해운 배재철 선장님 제공>
Q5. 선장님께서 선장이라는 직업을 가지셨기에 경험해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나 순간이 있으신지 궁금하고, 선장이라는 직업의 매력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사람들은 망망대해라는 표현을 흔히 씁니다만 일주일 밤낮을 가도 조그마한 섬 하나 볼 수 없는, 그야말로 망망대해를 가 본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처럼 아무나 볼 수 없는 대양의 바다, 대양의 일출, 일몰은 매일같이 보면서도 늘 새롭게 다가옵니다. 인간이 표현할 수 없는 자연 고유의 색은 볼 때마다 다르고 그날그날 제 기분에 따라 또 달라 보이거든요. 또 길이 300미터에 육박하는 초대형선이 대양에 나가게 되면 그야말로 개미 한 마리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꿈쩍도 안 할 것 같은 초대형선을 들었다 놨다 하는 자연의 힘에 경외감을 느끼게 되고요. 그래서 사실 저한테는 매일매일이 특별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선박은 일단 육지에서 떨어지게 되면 선박 자체가 일종의 영토 개념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선장은 육상 조직의 리더는 가질 수 없는 사법권을 행사할 수 있고, 사망자 발생 시 수장권과 같은 독특한 권한도 부여받습니다. 식당이나 선교의 선장 자리는 대통령이 와도 쉽게 양보할 수 없을 정도로 선박에서 선장이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권한이 상당한 만큼 그에 따르는 책임도 막중한데요. 육상의 즉각적인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선박이라는 한정된 공간이다 보니 위급한 상황에서는 모든 선원들이 선장만 바라보게 됩니다. 선장의 말 한마디, 결정 하나에 생과 사가 뒤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죠. 남들이 보기엔 간단해 보이는 결정을 내리는 것 자체가 상당한 스트레스가 됩니다. 그래서 승선 중에는 늘 긴장 속에 살고 있지만, 때로는 그러한 긴장이 즐거울 때도 있습니다. 전 선원들이 합심해서 어려운 상황을 이겨냈다라든지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를 만나 안전하게 항해를 완수하였다든지 하는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사진출처: 대한해운 배재철 선장님 제공
Q6. 선장이라는 직업은 아무래도 선원들과 고립된 공간에서 장기간 승선해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선장 임무를 수행하며 선장님께서 느꼈던 애로사항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선장은 각 부서로부터 올라오는 정보를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앞선 질문에서도 말했다시피, 간단해 보이는 결정 하나에 따라 육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선박에서는 전혀 예기치 못한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선장의 결정은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지만, 적절한 타이밍 또한 놓칠 수 없기에 순발력 또한 요구됩니다. 한마디로 선장은 24시간 언제든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준비돼 있어야 합니다.
또한, 선장은 권위를 잃어서는 안됩니다. 권위를 잃는 순간 선박의 위계질서가 무너지고 선장의 명령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게 됩니다. 그럴 경우 선원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닌 선박 전체가 위험에 빠지게 됩니다. 전 선원들이 선장의 명령에 따라 유기적으로 돌아가지 않게 돼서 어느 한 부분에 지속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면 결국 선박 전체가 위험해지고, 선박이 위험해지면 그 선박에 승선 중인 선원 모두의 안전을 위협하게 되게 되는 것이지요.
결국, 선장은 선원들로부터 존경과 신망을 얻기 위해 늘 스스로를 채찍질 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취해서도 안되고 복장이 흐트러져도 안되고 모두에게 공평하기 위해 애써야 합니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 승선 중엔 늘 그렇게 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긴장하고 있어야 합니다.
사진출처: 대한해운 배재철 선장님 제공
Q7. 선장이라는 직업을 가지기 위해 필요한 자질과 역량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마지막으로 선장님과 같은 진로를 선택한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려도 될까요?
A: 육상의 여느 직업들은 전공과 무관하게 본인 노력 여하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만 저와 같은 초대형 선박의 선장을 하기 위해서는 특정 대학을 졸업한 후 특정 면허를 갖춰야지만 승선 근무가 가능하고, 일정 승선 근무 기간에 따라 취득할 수 있는 면허가 달라집니다. 결론은 누군가가 원한다고 해서 개인적으로 공부해서 시험을 보고 선장이 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죠.
선장은 외로운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선 질문에서 언급했다시피 선장의 결정은 매우 중요합니다. 잘못된 결정으로 인해 선박이 위험에 빠질 수도 있고, 수십명 선원들의 생과 사가 뒤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다른 선원들이 보기에 긴장한 모습, 자신 없는 모습, 흐트러진 모습을 보일 수는 없습니다. 선장이 불안해하면 다른 모든 선원들에게 그 불안감이 전달되어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기대할 수 없게 됩니다. 선장도 사람인지라 불안하고 긴장되는 건 마찬가지지만 그런 모습을 감추고 있어야 하고 다른 선원들에게 그런 얘기조차 할 수 없기 때문에 외로움을 잘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출처: 대한해운 배재철 선장님 제공
이렇게 일곱 번째 질문을 끝으로 선장님과의 서면 인터뷰를 마무리했습니다. 저는 인터뷰를 진행하며, 본인의 직업에 사명감을 가지고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선장님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는데요. 여러분들도 선장이라는 직업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아갈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겠죠? 다시 한번 소중한 시간 내어 인터뷰에 응해주신 배재철 선장님께 감사드리며 다음에도 새롭고 알찬 소식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지금까지 특파룡 16기 황정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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