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 기사에서 여러분께 조금 특별한 분을 소개해드릴 특파룡 16기 박신혜 기자입니다. 엄청난 더위를 자랑하던 여름이 언제 지나갔는지 기억도 안 날 만큼 날씨가 금방 추워졌죠? 날씨가 추워지면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기 싫어지기 마련인데요, 이런 날씨에도 차가운 바다 위를 누비는 직업이 있다고 합니다. 인천을 떠올리면 보통 바다를 생각하실 텐데, 바다 하면 어떤 직업이 떠오르시나요? 아마 배를 운전하는 항해사를 가장 많이 떠올리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어서 궁금한 점이 많으실 텐데요, 오늘은 여러분의 그런 궁금증을 대신 해소해드리고자 ‘항해사’라는 직업을 가지신 분과 직접 인터뷰하고 얻어온 많은 정보들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끝까지 집중해주세요! 


이번 인터뷰를 함께 해주신 분은 일상 유투버이자 항해사이신 ‘Keel용골’ 님 이신데요, 직접 컨택하여 인터뷰를 진행하기엔 스케줄 조율에 어려움이 있어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1.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유튜버 Keel용골 입니다. 

저는 2010년 한국해양대 항해학부를 졸업하고 그해 한진해운에 입사하였고 지금은 

다른 곳에서 일등항해사로 승선 중인 10년 차 항해사입니다.


2. 항해사는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 직업인가요?

→ 항해사는 상선, 여객선, 어선 등의 선박을 운전함과 동시에 

선박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전반적인 활동을 감독하고 조정하는 일을 합니다.


3. 그렇다면 항해사를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 처음엔 경찰대를 진학하려고 재수까지 하였으나 어렵게 되어 고민하던 중 항해사는 아니지만, 해운 분야에 종사하시는 작은아버지께서 추천해 주셔서 이 직업에 대해 알게 되었고, 후에 한국해양대학교 해사 대학 항해학부에 진학하면서 항해사의 길을 걷게 되었어요.


4. 지금까지 타 본 선박의 종류엔 무엇이 있나요?

→ 실습 항해사 때 컨테이너선을 시작으로 3항사 때부터 컨테이너선, LNG선, 최근에는 벌크선에도 승선하여 3가지 종류의 대형 상선에서 승선 근무를 했어요. 20피트 컨테이너 6500개를 싣는 6500TEU 컨테이너선 그리고 18만 톤의 석탄을 실을 수 있는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180K, 138000㎥의 LNG선 정도가 있겠네요.


5. 타 본 선박 중 (벌크선, LNG선 등) 가장 좋았던 선박은 무엇인가요?

→ 모든 선박마다 장단점이 있어요. 저의 유튜브 영상에서도 보실 수 있지만, 지금 떠오르는 추억은 주니어사관 때(3항사,2항사) 컨테이너선을 타고 뉴욕과 바르셀로나에 정박하여 짧은 시간이었지만 상륙을 나가서 time square, central park를 거닐고 바르셀로나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을 구경했던 기억이 나요. LNG선은 상륙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고 벌크선에서도 1항사였기 때문에 하역작업으로 상륙을 나가진 못했어요. 


< 출처: 용골Keel 유튜브 영상>


6. 영상을 보면 여러 나라로 가봤다고 하시던데, 어떤 나라가 가장 인상 깊었나요?

→ 지금까지 승선 중에 다녀온 나라는 미국, 캐나다, 호주, 중국,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파푸아뉴기니, 이집트, 오만, 카타르, 예멘, 남아공, 콜롬비아,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벨기에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그중에선 최근에 다녀온 호주와 오만이 인상 깊었어요. 호주는 석탄, LNG는 오만에서 많이 생산되는데 자원이 풍부해서 일자리 창출도 쉽다는 점에서 에너지를 수입하는 입장에선 부러울 수밖에 없네요.


7. 일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 최근에 승선 중 복막염을 동반한 급성 충수염으로(맹장이 터지는 것) 스리랑카에서 급하게 배에서 내린 적이 있었어요. 육지에 있었으면 바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 되지만 수천 마일을 달리는 선박에서는 어려워요. 9일 만에 한국에 도착하여 병원에 갔는데, 지금까지 병원에 안 오고 뭐 했냐는 의사의 질문에 가슴이 먹먹했었어요. 기적적으로 수술이 잘 되어 다시 건강하게 승선하고 있어요. 정말 상상하지도 않았던 일이 벌어졌고 믿기 힘든 기적으로 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나 하나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 가는 것 때문에 아픈 줄도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참았는지 모르겠어요.


8. 본인 직업의 장단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 장점은 무엇보다도 전문직으로서 일할 수 있는 기간이 길고 승선 시간이 길수록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 같아요. 직책이 한 명씩 구성되기 때문에 자신이 맡은 일만 열심히 하면 돼서 경쟁이 과열될 일도 없답니다. 그리고 여러 나라에 방문해 볼 수 있어요. 

하지만 단점은 아무래도 가족과 떨어져서 생활을 해야 해요. 적게는 4개월 길게는 6~10개월까지도 승선을 하기 때문에 가족 행사에 참석하기가 매우 힘들어요. 

그리고 선박에도 의료 시설과 의료관리자(3항사)가 있긴 하지만, 아플 때 좀 더 전문적인 진료가 가능한 병원에 바로 갈 수 없다는 점도 조금 아쉬운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항해사는 쉬는 날이 없어요. 항해 중에는 4시간씩 3교대로 하루 8시간씩 브릿지(선교:조종실)에서 당직 근무를 해요. 정박 중에도 마찬가지예요.


9. 항해사가 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요?

→ 우선 해양계 학교나 관련 기관에서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선박에서 실습을 1년 해야 해기사 면허를 취득할 수 있어요. 해기사 면허뿐만 아니라 요구되는 관련 증서들이 많아서 그 과정을 이수해야 해요. 승선 전에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승선을 하면서 현장에서 배우고 체득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성장할 수 있는 것 같아요.


10. 이 직업에 대한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 만족도는 상당히 높아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선박에서는 이메일로만 가족과 연락을 하고 비싼 위성 전화로 가끔 연락하거나 정박해서 연락했는데 지금은 선내 와이파이가 되는 배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자주 소통하고 뉴스도 실시간 접할 수 있어서 환경이 많이 좋아졌어요. 그리고 전문직에 직업안정도 또한 높아서 요즘엔 항해사에 대한 인기도 좋다고 해요. 그리고 항해사의 꽃이라 불리는 도선사의 직업만족도가 판사에 이어 2위라는 것을 봐도 항해사는 매력적인 직업인 것 같아요.



이렇게 총 10개의 질문을 통해 인터뷰를 진행해보았습니다. 바다와 관련된 직업은 정말 다양한데 그중에서도 색다른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는 항해사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도움 되셨나요? 만약 항해사를 꿈꾸고 계신 분이시라면 고민 말고 한 번 도전해보셔도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저는 더 흥미로운 주제로 다음 달에 찾아뵙겠습니다! 이상 특파룡 16기 박신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