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돕는다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댄싱퀸’이라는 오래 된 영화가 있다. 대학생 때 춤으로 신촌의 나이트클럽을 주름잡았던 여주인공 엄정화는 댄싱 가수가 꿈이었다. 그러나 변호사와 결혼해 아이 낳고, 살림하고 직장 나가기 바쁜 ‘보통인’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돌연 그녀가 자신의 잊혀진 꿈에 당차게 도전한다. 도전을 부추기는 단짝 친구, 그녀를 기억하는 가요 기획사 실장, 남편 등 많은 사람들의 지원과 격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주 오래 전에 “흐르는 강물처럼”이라는 산문집을 소개했었다. 그 책의 저자인 브라질 작가 파울로 코엘료가 그의 대표작인 소설 “연금술사”에서 던지는 키 메시지는 바로 이것이다. ‘누군가가 무엇을 이루기 위해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힘을 합해 도와주게 되어있다. 그것이 꿈의, 삶의, 우주의, 그리고 신의 섭리’라는 것이다.
이집트와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두세 시간 거리로 마주보는 스페인 시골 가난한 집 아들 산티아고. 그의 부모는 그가 신부가 되어 가문의 자랑이 되기를 바라며 라틴어와 스페인어, 그리고 신학공부를 시킨다. 그러나 16살 소년이 된 산티아고는 세상을 두루 여행하고 싶은 소망을 담아 양치기가 되겠다고 나선다.
아버지는 실망하거나 화를 내는 대신 조용히 금화 세 닢을 내놓는다. “지금 네가 있는 이 곳이 가장 아름답고 가치 있는 곳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까지 돌아다녀 보라”면서. 선견지명이었다. 신의 중재자 살렘의 왕을 만나게 되고 자신의 보물을 찾아 이집트 죽음의 사막을 건너 피라미드까지 간 산티아고. 결국은 자신이 양들과 함께 잠을 자던 스페인 초원의 부서진 교회 무화과 나무 밑에서 그의 보물을 발견하게 된다.
산티아고가 그의 보물을 발견하기까지, 또 ‘자아의 신화’라 불리는 삶의 진리를 깨닫기까지 집시 점쟁이, 살렘의 왕, 영국 신사, 사막의 연금술사, 그리고 마지막에 군인 강도까지 수많은 조력자들이 등장한다.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돕는 섭리’를 입증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도움은 삶의 중간중간에 신의 계시인 ‘표지’로 드러난다.
표지는 이렇다. 어떤 사내가 에메랄드를 캐기 위해 5년 동안 99만 9천 9백 99개의 돌을 깨뜨렸지만 허사였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돌 한 개만 더 깨뜨리면 에메랄드는 나오게 되어 있었다. 신이 그의 삶을 그렇게 기록해 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끝내 꿈을 포기한 사내는 5년 간의 허망한 고생에 화가 나 돌 하나를 세차게 집어 던졌다. 그런데 그 돌이 깨지면서 꿈에 그리던 에메랄드가 빛난다. 그가 직전에서 포기하는 것이 안타까워 신이 ‘던져지는 에메랄드’로 변해 그의 삶에 개입한 것이다.
자아의 신화와 표지,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현재’다. 자신의 미래를 묻는 전사에게 점쟁이는 말한다. 자신이 언제 죽을 지 알면서 전장에 나가야 한다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이겠냐고. 그러니 이미 지나버린 과거에 연연하거나 미래를 알려 하는 대신 오직 현재를 아름답게 하면 그 다음에 다가오는 미래도 아름답게 이어지리라는 삶의 진리, 신의 섭리에 충실 하라고.
연금술! 간단하게는 납이나 구리 같은 흔한 광물을 귀한 금으로 바꾸는 일확천금의 기술이다. 그러나 깊이 들어가면 화학, 종교, 철학적으로 아주 심오하고 복잡하다. 구리나 납을 금으로 바꾸는데 성공했다는 연금술사는 공식적으로 없다.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명이 난지도 오래다.
그럼에도 사막의 연금술사는 우주를 이루는 물, 불, 흙, 공기의 근원 중 근원인 ‘만물의 정기’를 찾아낸다. 만물의 정기는 고체인 ‘철학자의 돌’과 액체인 ‘불로장생의 묘약’으로 나뉜다. 철학자의 돌이 납을 금으로 바꾸는 핵심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만물의 정기’의 핵심 인자가 바로 ‘사랑’이라는 것이다. 파울로 코엘료가 말하는 사랑은 ‘대상을 알려고 노력하고, 배려하는 마음’이다. 진실로 사랑하면 누구나 위대한 연금술사라는 말이다. 또한 사막의 연금술사가 진정한 연금술사로 남을 수 있게 된 것은 납을 금으로 바꾸는 능력에도 불구하고 끝내 사막에서 살기 때문이다. 헛된 탐욕을 경계하라는 것이다.
결국 소설 “연금술사”의 일관된 메시지는 진정한 삶의 가치와 꿈의 성취에 대한 성찰이다. 중요한 것은 단지 책을 읽고 배우기 보다 꿈을 위한 행동으로 배우라고 한다. 실수에 대한 두려움,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꿈의 성취에 가장 큰 적이다. 누구든 간에 무엇인가를 간절히 원하면 그것이 이뤄지도록 온 우주가 나서서 돕는다. 신께서 그렇게 기록해 놓으셨기 때문이다. 그게 인간 삶의 섭리이다. 마크툽! 모든 일은 신께서 기록해 놓으신 대로 되리라. Just do it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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