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만공사의 사회공헌 활동


순천향대학교 국제통상학과 노태우 교수



1980년대 이전 대부분의 기업은 경제적 이익이나 법적 책임의 테두리 안에서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후 사회에 다양한 주체들이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의 활동에 관심을 갖고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해당 기관의 윤리적 책임이나 자선적 책임을 요구하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그러한 사회적 책임을 넘어 공유가치창출(이하 CSV, Creating Shared Value)를 창출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1 참조). CSV는 기업이 사회/환경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사업이나 투자활동을 하면서 장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활동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1> CSV의 발전단계



GLOBESCAN과 동아시아연구원이 공동조사한 전국경제인연합회에 가입된 기업을 대상으로 평균사회공헌비 지출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으나, 해당 기업들에 대한 신뢰도는 오히려 감소되고 있다는 지적이 발생했다. 기업과 시민이 생각하는 사회적 가치가 불일치하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한편, CSV는 사회적 기업, 창업,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가치를 일으키면서 기업이나 조직에게는 장기적으로 경제적인 가치 혹은 어느 정도의 이익을 가져다 주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시민들이 생각하는 사회적 가치가 과거에는 기업이 사회에 기여하는 비용의 정도였지만 이제는 일자리 및 서비스 영역의 확대 혹은 사회적 고용률로 변하였다는 것이다.


이런 사회적인 변화의 트렌드에 비추어 볼 때, 인천항만공사(이하 IPA, Incheon Port Authority)가 어떤 활동을 통해 CSV를 대내외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IPA는 공기업으로써 달성해야 하는 경제적 의무영역을 충실히 달성하면서 윤리경영, 환경경영, 사회적 기여, 지속가능성장 등의 사회적 가치를 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동시에 발굴해야 하는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PA의 본업과 관련한 재무, 수송, 여객, 항만운영 등과 같은 경제활동을 상당히 우수하게 달성하고 있으며 사회적 가치를 연계한 CSV가 가능한 활동에 대한 발굴도 고민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IPA의 본업과 관련하여 CSV를 조금 더 개발하려면 어떠한 접근을 하는 것이 좋을까? 아마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국내외 산재해 있는 우수한 CSV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일 것이다.


국외에서 CSV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GE+Embrace(미국), Grupo Eulen(스페인), Waste Concern(방글라데시) 등을 꼽을 수 있다. GE+Embrace는 창업 및 파트십형 CSV로 전세계에서 매년 2천만명의 조산아가 태어나고 있고 그 중 4백만명이 한달 이내에 저체온증으로 사망한다는 점을 발견한 스탠포드대학교 디자인 스쿨(Stanford University’s Institute of Design) 대학원 과정생 Jace Chen 2만달러에 달하는 고가형 인큐베이터를 저가로 만들기 위해 GE와 협력하여 저가의 인큐베이터를 통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경제적 이익을 달성하였다. Grupo Eulen은 스페인계 최대 인력파견업체로 멕시코 공항, 항만 등에 안내요원을 장애인 직원으로 파견하였고 매년 장애인 1600여명과 이민자 3500여명 등 소외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여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였다. Waste Concern은 다카의 큰 골칫거리인 쓰레기 처리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한 대학원생이 창업한 기업으로 폐기물 처리(waste management) 통합 솔루션 서비스를 주축으로 기후 변화 및 환경쓰레기 처리태양 및 바이오 에너지 관련 서비스를 수행하고도시 지역의 빈민층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사회적기업이다. 1회성, 이벤트성 사회적 비용 지출은 더 이상 기관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사회의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는 것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CSV는 기업 본연의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확대해 나가야 하며 장기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해야 한다. 이외에도 수 많은 기업들이 CSV를 공유하면서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과거와 달리 기업이 함께 시민들과 고민한다는 점이 크게 달라졌다



<2> IPA CSV 개념정립



현재 IPA의 사회공헌활동은 첫째, 11촌 자매결연 어촌승봉도 봉사활동, 전통시장 활성화, 단체헌혈, 설맞이 지역사회 봉사활동 등과 같은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지역사회 밀착형 CSV가이 있다. 사회공헌 지원사업 비용은 약 3.7억원정도이며 기업 규모에 비해 적지 않은 비용을 봉사에 투자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둘째, 최근 2016년 인천광역시와 협업을 통해 나눔까페를 신설하여 지역사회 사회적 일자리를 발굴하는 형태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형 CSV를 시작하고 있다. 셋째, 기존 IPA에 노력해 온 동반성장은 CSV에서 강조하는 공정거래 중에서도 하도급에 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그들과 협력한다는 점에서 공정거래협력형 CSV가 잘 진행된다고 볼 수 있다


요약해보면, IPA는 공기업으로써 사회환원적 차원에서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지역사회 밀착형 CSV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의 사회적 일차리 창출형 CSV 및 공정거래협력형 CSV를 진행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IPA의 장기적인 경쟁력 향상 차원에서 첨언을 해보자면, IPA는 해외에서 선진화된 CSV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발전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CSV를 도전하거나 VR(Virtual Reality)이나 AR(Augmented Reality) 기술 중심의 CSV를 실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항만 시설이용에 대해 시민 혹은 고객들이 직접 타보는 듯한 AR이나 VR경험으로 만족시킬 수 있다면 진일보 된 기술선도형 CSV로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이미 IPA가 진행하고 있는 중소기업 역량강화 지원사업이나 민관 공동투자 기술개발과 같은 동반성장 사업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진취적으로 기술과 관련한 장기적인 CSV를 계획한다면 다가오는 4차산업혁명의 물결을 헤엄쳐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