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그린 스마트 포트



호서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 김금수 교수




국내시장이 작은 우리 경제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해외에서 그 활로를 찾은 덕분이었다. “수출만이 살 길이다”라는 구호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1970년 8억 달러에 불과했던 우리 수출은 2014년 5,700억 달러까지 성장함으로써 연평균 16%의 눈부신 성장을 보여 왔다. 같은 기간 수입은 20억 달러에서 5,300억 달러까지 성장했다. (아래 표 참조. 물가상승분 반영하지 않음) 전체교역 중 항만을 통해 이루어진 교역을 살펴보면, 2014년 항구전체 수출 4,336억 달러, 수입 4,024억 달러, 총 8,360억 달러로 전체교역의 76%를 담당하고 있다.(이중 인천항의 비중은 수출 476억 달러, 수입 615억 달러, 총 1,091억 달러로 전체교역의 10% 담당) 이렇듯 무역은 우리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으며 현재도 그러하다. 또, 항만은 그 무역의 전진기지라 부를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무역(금액기준) 추이>

(단위 : 억 달러)

 

수출액 

수입액 

무역총액 

1970 

20 

28 

1980 

175 

223 

398 

1990 

650 

698 

1,348 

2000 

1,723 

1,605 

3,328 

2010 

4,664 

4,252 

8,916 

2014 

5,727 

5,255 

10,982 

(출처 : 국제무역연구원 홈페이지)


주 : 억 달러에서 반올림한 수치임.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때는 무역총액이 급감한 바 있으며, 2015년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어, 2014년을 기준으로 설명하였음.


세계 10위권에 근접해있는 우리 경제의 총수요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0-50%에 이른다. 그 수출의 70% 이상이 항만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항만을 지나는 물동량의 규모가 막대함을 짐작케 한다. 경제활동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환경오염이다. 항만에서 가장 우려되는 환경오염의 형태는 연안해역의 수질오염이다. 선박에서 배출되는 폐유와 폐수가 직접적이고 주된 오염원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와 더불어 배후도시의 공단과 주거지역에서 배출되어 불완전하게 처리된 채 해양에 유입될 수 있는 산업 및 생활폐수도 다른 한 원인이다. 또 자주 발생하지는 않지만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큰 피해를 만들어내는 기름유출사고도 잠재적인 수질오염원이다. 알래스카 해안에서 발생한 엑손-발데즈 호 사건, 최근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삼성1호-허베이 슈피릿 호 사고 등은 우리 기억에 인상적으로 남아있다.


수질오염과 더불어 선박은 심각한 대기오염원이다. 컨테이너선 1척이 만들어내는 미세먼지의 양이 트럭 50만 대분과 맞먹는다는 지적도 있다. 또 대부분의 선박들은 비용 때문에 중유 등의 저질유를 사용하고 있어 심각한 대기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환경질만을 생각한다면 모든 경제활동을 멈춰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 수출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항만의 역할을 생각할 때 더욱 그렇다. 다른 한편으론 소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환경질에 대한 요구수준이 국내외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경제만을 고려하고 환경질 유지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항만과 배후도시의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결국 경제와 환경을 적절히 조화시키고자 하는 마인드셋이 필요하다.


그러나 과연 누가 경제와 환경을 조화시키고자 노력하는가? 개별 선주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배출하는 폐유, 배기가스 등이 수질 및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데에 큰 관심을 가질만한 유인이 희박하다. 자신이 배출하는 오염물질이 주변환경질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내린 의사결정의 집합은 무시할 수 없고 방치되어서는 안 되는 환경오염이다. 이른바 시장실패를 얘기하는 것인데, 이의 교정에 해양수산부, 항만공사, 해양환경공단, 해양경찰 등의 공적 조직이 필요한 한 이유이다. 이런 공적 조직이야말로 앞서 얘기한 경제와 환경의 조화라는 마인드셋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그 바탕 위에 선제적으로 환경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그들이 봉사하는 공동체 전체의 장기적인 이익에 부합하게 될 것이다.


1991년 해양오염방지법이 제정되었으며, 동법은 모든 선박으로 하여금 해양수산부에 등록하고 오염방제시설을 설치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해양경찰청은 등록된 선박뿐만 아니라 잠시 머무르고 떠나는 외국선박의 오염물질 불법투기를 단속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들은 대증적 조치에 불과하며, 점증하는 환경수요에 대응하는데 역부족이다. 보다 근본적이고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거시적으로는 항만내 소구역(부두) 간의 역할 재정립, 배후도시와 연결되는 교통망의 재정비 등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며, 미시적으로는 하역작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면서 동시에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그린 스마트 기술, 보다 성과가 뛰어난 오염방제기술의 개발 등에 투자될 필요가 있다. 최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을 이용한 로봇기반 물류자동화 장치 및 인공지능기반 창고관리 시스템의 개발이 논의되고 있는데, 성공하면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여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과 같이 에너지 사용과 오염물질을 최소화하면서도 항만활동의 효율성을 높이는 일석이조의 스마트 그린포트의 구축이야말로 항만과 배후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거의 유일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