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친환경 항만이 대세다
백종실 평택대학교 국제물류학과 교수
4차 산업혁명의 높은 파도가 전 산업계에 밀어닥치며, 아마존의 키바 로봇과 배송용 드론, 구글의 자율 주행차, 블록트레인, 빅데이터 등 물류산업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이 항만물류분야에도 접목되어 자동화, 첨단화, 친환경 스마트 항만이 뜨고 있다.
로테르담항은 2000년대 중반부터 스마트 항만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자동화, 친환경에너지 분야뿐만 아니라 친환경적 폐기물처리, 항만과 도시 간 혁신적인 물류흐름 등에 대해서도 혁신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013년부터 독일 '인더스트리 4.0'의 대표적인 사례 중의 하나로 함부르크항의 스마트 항만을 들 수 있다. 함부르크 스마트 항만은 IoT 기술을 적용하여 선박, 트럭, 사람, 크레인 교각, 교통정리 시스템 등 항만의 모든 요소들이 통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도로 아래와 각 운송 수단 등 곳곳에 설치한 RFID 태그와 무선인터넷 장치가 알아서 작동하며 선박이 다리 근처에 접근할 때 신호가 자동으로 전송, 자동으로 다리가 올려지는 시스템 구축하였다. 2016년 4월 중국 교통운수부는 ‘교통운수정보화 13.5 발전계획’을 발표, 스마트항만 건설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였고, 스마트항만 건설은 정보화, 스마트화 및 자동화의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실현되는 스마트 항만의 대표적인 시설 중 하나는 컨테이너 하역과 이동을 기계(로봇) 스스로 수행하는 완전무인자동화 컨테이너 터미널(Fully Automated Container Terminal)을 들 수 있다. 2016년 미국 롱비치항, 2017년 5월 아시아 최초로 중국 칭다오항에 완전무인자동화 컨테이너터미널을 개장하였다. 완전무인자동화 컨테이너 터미널은 기존 터미널보다 인건비와 동력비 등 운영비를 37% 이상 절감할 수 있고, 생산성을 40% 정도 향상시킬 수 있어 각 항만 당국이나 컨테이너 터미널운영사가 도입을 추진 중이다. 또한 완전무인자동화 컨테이너 터미널은 배터리 방식의 AGV(Automated Guided Vehicle)와 전기로 작동하는 하역 장비를 사용하여 친환경화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상하이항은 2017년 말 완전무인자동화 컨테이너 터미널을 개장할 예정이며, 세계 최대의 환적항인 싱가포르항은 TUAS 신항만의 모든 선석(65개)을 완전무인자동화 컨테이너 터미널로 건설할 예정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부산신항만, 인천 신항만 등 주요 항만들은 아직까지 초기의 반자동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또 부산 북항은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한 스마트 항만으로 변신해 친환경 선박, 친환경 항만, 스마트 항만 환경 시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인천항만공사는 인천항 갑문을 지능형으로 개선하기 위해 사물인터넷과 정보통신기술 적용을 추진 중이다.
스마트 항만은 바이오와 친환경 연료를 이용하는 친환경 항만과 직결된다. 전 세계적으로 항만 내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 효율화, 신재생 에너지 도입, 항만 주변 환경을 고려한 환경관리나 지속 가능 환경 조성이 공통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 선박의 배출량이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7%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선박의 이산화탄소 배출규제 강화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IMO는 선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3가지 방안(에너지효율설계지수: Energy Efficiency Design Index(EEDI), 선박에너지효율관리계획서 : Ship Energy Efficiency Management Plan(SEEMP), 선박의 탄소배출량에 따라 탄소세를 부과하는 시장 기반조치 : market-based measures(MBM))를 고안하여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3년부터 2030년까지 30% 줄이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였다.
EU는 2018년 1월부터 EU 항만에 기항하는 선박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Monitoring), 보고(Reporting), 검증(Verification)하는 선박 온실가스 보고 및 검증제도(MRV)를 의무화하였다. 2020년 1월부터 세계 모든 항로에서 운항하는 선박은 황 함유량 0.5% 이하의 연료유 사용을 요구할 예정이다. 중국도 ECA(emission control area 배출규제해역) 지역을 설정하여 선박이 배출하는 황산화물을 2020년까지 65% 줄이기로 했다. 2016년 말 한국 정부는 LNG 벙커링 산업 육성 정책방안인 ‘LNG 추진선박 연관 산업 육성 방안’을 수립·발표하였다.
로테르담항은 세계 제1의 지속가능 항만을 지향하고 있다. 로테르담 항은 점차 화석연료에서 풍력·태양에너지, 바이오매스 에너지 등 지속가능한 대체연료를 개발하여 사용하도록 추진하고, 원양·내륙수로 선박과 트럭의 연료도 LNG로 전환 시 항비 할인 등 인센티브를 제시하고 있다. 롱비치항도 그린포트의 선두 주자로서 2050년까지 80% 수준 이상의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화석연료 대체 혹은 노후 트럭 교체를 통한 연소효율 향상을 위한 클린트럭프로그램, AMP(Alternative Maritime Power Supply, 육상 전원공급장치) 설치 등을 추진 중이다.
완전무인자동화 컨테이너 터미널의 안벽장비, 이송장비, 야드장비 등 모든 하역시설들은 친환경인 전기 동력을 사용하여 오염물질(CO2, NOx, SOx, PM 등)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없앤 친환경 항만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외부에서 항만에 들어오는 트럭, 선박 등으로 인한 오염물질 발생 가능성은 상존하게 된다. 현재 선진 항만은 외부 트럭의 전기자동차화, 선박의 AMP 장착 등을 확대하여 친환경 항만으로 전환을 적극 추진 중이다.
부산항도 친환경화를 위하여 항만 대기 질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선박이 접안했을 때 전력을 공급해주는 AMP 도입과 친환경 선박에 대한 입출항료 감면 확대 방안이 추진 중이다. 부산항도 LNG 벙커링 인프라를 조속히 구축하고, LNG를 연료로 추진하는 선박 발주도 확대할 예정이다 인천항의 ‘에코누리호’는 아시아 최초 친환경 항만 안내선으로써 LNG 연료를 사용하여 연료비를 절감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 친환경 항만화에 기여하고 있다.
인천항도 단순한 자동화보다는 항만자원(장비, 화물, 사람, 시설, 고객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높은 지능을 가진 스마트 항만을 지향함과 동시에 LNG, 바이오디젤, 풍력, 태양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하는 친환경 항만을 만드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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