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만공사 공식 블로그

 

비단장수 왕서방과 유대인의 공통점

 

<상인 이야기>
이화승 지음ㅣ행성B잎새 펴냄

 

<유대인 이야기>
익희 지음ㅣ행성B잎새 펴냄

 

 

 

 

 

 

  작심삼일(作心三日)은 연말연초 때 특히 많이 쓰이는 말이다. 새해에는 뭔가 달라져보겠다고 ‘작심’하지만 삼 일을 넘기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러니 어떤 각오를 다지기보다 뭐 하나라도 몸과 마음에 도움이 될 책을 읽음으로써 새삼스럽게 각오가 필요 없는 한 해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그래서 같은 출판사에서 ‘이야기’ 시리즈로 나온 두 권의 ‘도움 되는’ 책을 소개한다.

 

 

<상인 이야기>


이 책의 소개는 내용과 상관없이 통일제국 진시황의 배경이 되었던 상인이자 재력가로 <여씨춘추>의 저자였던 여불위의 ‘베팅’ 이야기로 시작하고자 했다. ‘멀리 내다보며 진시황의 아버지에게 투자해 천하를 얻는 이익을 올린 상인 여불위’가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책에 나온다.


  <염철론>은 중국 한나라 환관이 지은 명저다. 소금과 철을 국가가 독점 판매하는 제도를 놓고 상홍양과 전국에서 모인 유생 60여 명이 벌인 토론을 생생하게 정리한 책으로 당시의 경세 사상과 뛰어난 토론 문화 등을 엿볼 수 있는 수작이다. 그 <염철론>도 이 책에 나온다.


  명나라 대에 중국의 북방 상권을 장악했던 ‘산서 상인 왕 씨와 장 씨’ 두 가문으로부터 타고 내린 ‘신뢰와 인의, 의로운 이익만 추구한다’는 장사의 철학은 그 뿌리가 삼국지의 영웅이자 산서의 영웅 관우운장의 통치 철학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도 이 책에 나온다.


  <백은비사>(RHK출판. 류방승 옮김)라는 책은 영국과 중국 간의 아편전쟁은 유럽과의 무역에서 엄청난 흑자를 올리고 있던 당시 중국 상인들의 안방에 쌓여있는 은(銀)을 영국으로 끄집어 내기 위한 화폐 전쟁의 속내가 숨어있었다고 밝힌다. 그런데 그 내용도 이 책에 나온다.

  그러니까 고우영이 만화로 펴낸 중국 역사서 <십팔사략>을 중국 상인들의 세계와 철학을 중심으로 읽는다고 생각하면 적당하겠다. 십팔사략은 태고부터 송나라 말기까지의 전반적인 역사지만 <상인 이야기>는 태고부터 근대 중국까지 상업과 상업인의 역사를 아우르고 있다.


  사족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유대인에는 못 미치지만 유럽과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화교(중국 상인)들이 유독 한국에서는 기를 펴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지 추론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하여튼 재미있다.

 

 

<유대인 이야기>


  ‘비가 세찰수록 땅은 더 굳어진다.’ 상당히 두꺼운 이 책을 한 줄로 압축하기에 딱 적격이다. 비옥한 초승달의 수메르 문명이 시원인 이스라엘의 백성 유대인들은 이집트, 그리스, 로마,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국에 이르기까지 세계 경제사의 핵심을 관통해왔다. 그들이 들어오면 흥하고, 그들이 떠나면 파산하거나 가난해졌다.


  그러나 그들은 에루살렘을 빼앗기고 2,500년을 방랑했다. 로마부터 십자군과 히틀러에 이르기까지 대학살과 재산몰수, 추방의 박해를 수십 번 넘게 당했다. 그럼에도 결국엔 그들의 나라 ‘이스라엘’을 우뚝 세우고, 세계를 주름잡는 이유를 단지 ‘신의 선택’으로 치부해 버리는 것은 유대인에 대한 두려움과 부러움을 감추기 위한 은폐에 불과하다. 그들에게는 충분히 그리 될만한 이유들이 있었던 것이다.


  ‘자유, 평등, 공부, 돈, 단결, 정보, 저항, 역사’가 그것들이다. 그들은 유독 신(神) 앞의 자유와 평등을 숭상한다. 가장 최초의 민주주의와 복지국가가 그들로부터 시작됐다. 그들의 유일한 통치자는 신이지 대통령이 아니다. 그들에게는 목사나 신부도 없다. 그들은 열세 살이 넘으면 의무적으로 ‘성경’을 읽어야 한다. 그건 그들과 신과의 계약이다. 대부분이 문맹인 고대와 중세를 휘어잡은 그들의 경쟁력은 읽고, 쓰고, 생각할 수 있는 그들의 ‘성경 공부’가 핵심이었다.


  또한 그들은 부(富)의 축적이 곧 신의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돈이야말로 자유로운 삶을 보장, 신에게 더욱 가까이 가는 지름길이다. 디아스포라(단결체)는 가난한 동족에 대한 배려와 발 빠른 정보교환의 루트였다. 그리고 그들은 로마제국에 수 차례나 대들 만큼, 2차 대전 후 기어이 에루살렘을 차지할 만큼 박해와 배척에 끝없이 저항해 왔다. 역시나 그들은 ‘과거를 망각하면 미래가 없다’며 역사 교육을 몹시 중시한다.


  놀라운 것은 유대인과 한민족만이 아담과 단군의 민족기원력(아담, 단기)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지난 30년 동안 경제성장 1위를 거머쥐는 초광속 발전을 했다. 아이슈타인이 시간의 속도가 상대적이라고 한 것은 그들을 따라잡을 시간이 우리에게 얼마든지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임이 분명하다. 우리 한국인도 위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