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지금까지 인천에 살고 있는 주변 사람들, 혹은 타 시도에서 인천을 바라보는 친구들이 종종 제게 하는 말입니다. ‘차이나타운’이나 ‘인천대공원’ 같은 유명 관광지가 인천을 대표하기도 하지만 세월과 삶 그리고 거기서 비롯한 문화의 흐름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여러 부두는 우리 인천만이 가질 수 있는 풍광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은 저와 같이 대표적인 인천의 세 부두! 화수부두, 만석부두, 연안부두를 거닐며 근대부터 지금까지 부두들이 어떻게 시민들과 함께 호흡해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볼까요?!
우선 화수부두로 가봅니다. 동인천역 북광장으로 나와 506번을 타고 ‘화수부두’ 정류장에서 내립시다. 건너편 공장과의 간격 때문인지 바람이 세차네요. 연안부두가 생기기 이전까지 이곳은 만석부두와 함께 인천 대부분의 수산물이 유통되던 곳이었다고 하네요. 특히 새우젓과 조선소가 유명했는데 이 부두는 점차 쇠퇴를 거듭하다 최근 ‘어항구’로 지정. 여러 기반시설과 수산물 직판매장 설치가 가능해짐으로써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공장과 갯골이 어우러진 모습은 다른 바다에서는 볼 수 없는 인천 바다만의 것이네요.
버스에서 내렸던 곳에서 다시 506번을 타고 세 정류장을 더 가면 만석부두 초입에 도착할 수 있어요. 화수부두처럼 활성화된 느낌은 아니지만 건너편 공장들이 보이는 모습은 이곳 역시 ‘인천 바다’구나 라는 기분을 들게 해요. 자 여기서 역사 얘기 한번 짚고 넘어가자면! 여기는 화수부두와 더불어 굉장히 많은 수산물 거래가 있었던 곳이었죠. 또 주변 만석동, 괭이부리마을에서 이곳으로 일거리를 찾아 많은 사람의 왕래 역시 있었다 해요. 여러모로 인천 사람들의 젖줄이 되었던 만석부두! 그 의미를 되새기며 다음 목적지인 ‘북성포구’로 이동합시다~
만석부두에서 북성포구로 이동하는 방법은 두 가지에요! 하나는 만석부두 초입에서 15번 버스를 타고 인천역에서 내려 표지판 따라 포구로 진입하는 것, 또 하나는 버스를 타지 않고 조금 걸어서 골목길 같은 포구 입구로 찾아 들어가는 것! 저는 개인적으로 후자의 코스를 추천할게요. 무엇보다도, 색다른 골목길이 주는 신비감은 포구의 매력도를 한 단계 더 상승시켜 주는 듯했거든요.
북성포구 역시 과거 100여척의 만선이 들락날락했을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던 포구였다고 해요. 진입로에 있는 몇몇 횟집만이 과거의 영광을 말해주는 듯합니다. 그렇지만 요즘 북성포구는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어요. 바로 이곳의 낙조와 야경을 찍기 위해 오는 일명 ‘출사족’들의 방문 바람입니다. 지금 낮에 이렇게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멋진데 밤에 공장들에 불이 들어오면 그 광경이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하네요.
*출사족:야외에서 사진 촬영하는 사람
금강산도 식후경인데, 너무 보기만 하는 여행은 재미가 없죠! 다행히 세 부두 모두 직접 잡은 국내산 수산물들을 팔고 있다고 합니다. 또 어획부터 진상까지 거의 한 곳에서 이루어지기에 가격도 매우 저렴해요!
인천에 뭐가 있어요? 다음에 이런 질문을 받을 때엔 꼭 이렇게 말씀해 주세요. “차이나타운, 인천대공원, 수도국산박물관 뭐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요, 인천의 세 부두는 꼭 가보세요. 전국 어딜 가서도 못 보는 풍경들을 볼 수 있거든요.”
실제로 몇 년 이내에 세 부두를 엮는 둘레길을 만든다고 하네요!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인천 앞바다, 그리고 이와 함께하는 인천항을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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