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에 학교에서 필독도서로 혹은 독서퀴즈 출제도서로 선정되어 꼭 한 번 정도씩은 읽어봤음직한 김중미 작가님의 ‘괭이부리말 아이들’이라는 동화책이 기억나시나요? 이야기의 배경지였던 괭이부리마을은 실제로 인천 동구 만석동의 부둣가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괭이부리마을은 동화책에 나온 그대로 오래된 집과 공장들이 가난하고 작은 마을의 모습도 가지고 있지만, 지금은 옛날의 모습을 하나, 둘 벗으며 조금씩 변화하는 마을의 모습도 점차 보여주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면 인천의 개항 때부터 오랜 산업과 생활의 흔적을 안고 있는 괭이부리마을과 만석부두의 오늘날 모습을 살펴보러 갈까요?





먼저, 괭이부리마을은 지도에서 붉은 색선으로 표시한 지점 부근에 있는 주택지역입니다. 그리고 제가 다녀온 만석부두 선착장은 지도에서 녹색선으로 표시한 지점에 있습니다. 만석부두 선착장에는 해양경찰 출장소도 있었습니다.

저는 우선 괭이부리마을을 찾은 후에 만석부두 선착장으로 향하기로 하였습니다.


<부둣가의 작은 동네, 괭이부리마을>



동화 ‘괭이부리말 아이들’을 보면 맨 첫 줄에 다음과 같은 말이 쓰여 있습니다.

“괭이부리말은 인천에서도 가장 오래된 빈민 지역이다.”

오래전 괭이부리마을과 같이 부둣가와 가까운 곳에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생활하게 된 이유는 일자리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부둣가에 많은 공장들이 세워지면서 일을 해서 돈을 벌고자 했던 사람들이 생활의 터전으로 삼았던 곳이 괭이부리마을이고 그래서 아직도 그 곳에는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주택들이 남아있습니다.




괭이부리마을 이름의 유래는 무엇일까요? 지금 괭이부리마을이 있는 땅은 원래 갯벌이었다고 합니다. 그 곳에 고양이 섬이라는 작은 섬이 있었는데 그 섬의 이름 때문에 괭이부리마을이라는 이름이 남았다고 합니다.





지금은 주택과 공장, 그리고 아파트까지 들어서고 있는 이곳이 갯벌이었다는 사실은 꽤 의외의 사실이지요? 사실 인천에는 간척을 통하여 만들어진 땅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인천의 지도를 보면 해안가들이 네모나게 각이 져있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는데, 간척으로 만든 땅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괭이부리마을과 만석동 일대도 마찬가지이겠지요?





사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괭이부리마을의 길 건너에는 높은 아파트들이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지금 남아있는 괭이부리마을도 앞으로 더욱 쾌적하고 새로운 동네로 바뀔 준비를 서서히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괭이부리마을에 있는 우리곳방의 모습입니다. 이곳은 마을의 오래된 주택에 만든 시설인데, 먼 옛날부터의 괭이부리마을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사진들이 전시되어있습니다. 동화와 인터넷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괭이부리마을의 옛모습과, 생활은 어느덧 마을의 소중한 보물이 되었습니다.






작년 12월 2일, 괭이부리마을 언덕 위에 있는 보금자리주택 아파트가 준공식을 가졌습니다. 괭이부리마을 보금자리주택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장애인에게 부담이 더 적은 비용으로 입주할 수 있도록 지어진 임대형 아파트라고 합니다.

앞으로 괭이부리마을이 더 많이 개발된다면 동화 ‘괭이부리말 아이들’에서 느꼈던 마을의 모습은 사라지게 될지도 모르지만 마을이 더욱 쾌적하고 편리하게 변한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입니다. 앞으로는 괭이부리마을의 주민들을 위한 아름다운 개발이 더욱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오랜 부두산업의 고향, 만석부두>



괭이부리마을과 만석동 아파트단지가 있는 동네에서 큰길가로 나오면 갑자기 커다란 화물차들이 부쩍 많이 보입니다. 그 곳부터 만석부두가 시작됩니다.

사실 만석부두는 크지도 않고 그렇다고 웅장한 배가 들어선다거나 활기넘치는 분위기가 있는 곳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많은 산업을 이끌어 온 의미있는 곳입니다.








만석부두에서는 항만산업, 토건회사, 소재공업, 철강, 중공업 등 크고 작은 수많은 공장들이 밤낮으로 가동되고 있습니다. 부둣가 최근방에는 비교적 자재수입과 제품수출의 용이성이 중요 관건인 산업들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곳을 관광, 여행의 목적으로 찾는 사람들은 많지 않기 때문에 부둣가의 분위기는 대부분 한적하지만, 회사가 많다보니 그 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만석부두 선착장에서 해서는 안 되는 행위들을 정리해 두었습니다. 제시된 불법행위를 할 경우 항만법에 의거하여 처벌을 받게 된다고 합니다.





부두에 공장과 회사들이 많다보니 언제나 일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기 때문에 만석부두의 입구부근에 다양한 음식점들이 즐비해 있습니다. 보통 어른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들이기 때문에 패스트푸드점이 아닌 해장국, 쭈꾸미요리, 백반 등 밥 위주의 요리를 하는 식당들입니다. 거의 매일 같은 손님들을 맞는 식당이라 음식들이 담백하고 맛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이렇게 해서 만석동의 오랜 산업과 생활의 흔적을 안고 있는 괭이부리마을과 만석부두 견학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인천의 개항시절부터 인천의, 나아가 우리나라의 중요산업을 이루고 있던 이곳은 정말 가치있는 곳입니다. 요즈음 재개발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차츰 바뀌어 가고 있지만 ‘옛 모습을 지켰으면...’하는 아쉬움보다도 ‘새롭게 바뀌는 이곳은 더욱 가치있는 곳이 될 준비를 하는 거야.’라는 기대감이 더 많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