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5만톤급 갑거 통과한 최초의 5만톤급 선박 사진 공개

IPA, (주)흥해 배순태 회장으로부터 기증받아…갑문홍보관 전시 예정


인천항에 최초로 입항한 5만톤급 선박 사진이 대중에 공개된다. 인천항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생생하게 담고 있는 이 사진은 조만간 갑문홍보관에 전시될 예정입니다.


인천항만공사(IPA·사장 김춘선)는 1976년 6월 3일 인천 내항 갑문의 갑거를 통과한 최초의 5만톤급 선박 헥터(HECTOR)호 사진을 기증받아 갑문 홍보관을 통해 일반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20일 밝혔습니다.



(사진설명. 기증 사진을 전달하는 박관복 흥해 전무(왼쪽)와 인천항만공사 갑문운영팀 마문식 부장(오른쪽) /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



사진 기증자는 당시 도선사로서 해당 선박에 올라 직접 입항을 지휘했던 ㈜흥해의 배순태(裵順泰·89) 회장으로 1954년부터 1958년까지 대한해운공사 소속 동해호 선장을 지내면서 해운업계에서는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처음으로 세계를 일주한 인물로 유명하며, 1959년부터 인천항 도선사로 근무하다 1993년 은퇴했습니다.


배회장이 기증한 사진은 37년 전 찍은 것이라 다소 빛이 바래기는 했지만 선박의 갑문 입거 당시 상황을 짐작하기에는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양호한 상태입니다.



(사진설명. 5만톤급 갑거 최초 통과 5만톤급 선박 헥터호 /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



사진은 화면 중심을 가로지르고 있는 갑문 수로 저편으로 갑거 입구 진입을 위해 선수를 들이밀고 있는 헥터호 선체 좌우에 예인선 두 척이 붙어 진입 방향을 잡아주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촬영돼 배가 더 커보이는 반면 수로는 비좁아 보입니다.


갑거 콘크리트 구조물 맨 끝까지 나가 헥터호와 예인선의 갑실 진입을 지켜보고 있는 관계자들의 모습에서는 개항 이래 최대 선박의 입항을 맞이하는 설렘과 긴장감도 엿보입니다.


참고로 갑문 5만톤급 갑거는 폭이 36미터로, 갑문운영세칙 상 32.3미터 폭의 선박까지 입거가 허용되고 있다. 헥터호의 선폭이 32미터였음을 감안하면 관계자들의 관심과 긴장감이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한편 사진을 기증한 배순태 회장은 인천 내항 갑문을 통과한 첫 번째 선박 여수호(3,800톤)는 물론 선폭이 32.34미터로 헥터호보다 더 넓은 아니카호(53,559톤), 인천항에 처음으로 입항하는 자동차전용선 노삭·타이샨호를 직접 도선하는 등 인천항의 굵직한 역사를 장식한 인물이자 한국도선사협회 초대 회장을 역임한 대한민국 도선업계의 산증인입니다,


사진을 들고 인천항만공사 갑문운영팀을 찾아온 ㈜흥해 박관복 전무는 “평생을 함께 한 일터를 추억하며 소중히 보관해 온 사진이지만 인천항을 더 잘 알리고 생생한 역사를 기록하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뜻”이라고 배 회장의 사진 기증 취지를 전했습니다.


인천항만공사는 조만간 갑문홍보관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배 회장의 기증사진을 비롯한 기록사진들을 일반에 전시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