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송현동] 개항기 역사를 담은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산 정상에 오르지 않아도 달동네에 도착하면 도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드라마 속 배경으로 빈번히 활용되는 것부터 시작해 사람들의 있는 그대로의 생활 터전이다. 달동네란 ‘달이 가까이 보이는 동네’라는 뜻으로 1980년 방영한 KBS 드라마 제목 <달동네>에서 파생한 단어다. 전국 곳곳에 많은 달동네가 있지만 그 중 인천 송현동은 개항기의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높이 치솟은 아파트가 아니더라도 야경을 훤히 볼 수 있다니, 낭만으로 생각하는 건 조금 어리석을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동네에는 사람들간에 정이 있고, 빌딩숲이 가로막지 않아 빛이 유난히 가득해 따뜻한 느낌으로 가득하다. 인천 송현동에 위치한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은 그를 역사적 가치로 생각했기 때문에 많은 도시민들에게 관람을 허용하고 있다.

입구에서부터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온 듯한 매표소가 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500원으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볼거리로 가득하다. 아이들에게는 생소한 문화를, 어른들에게는 옛 추억을 베푸는 것인데, 이를 통해 세대간의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란 생각이 들었다.

이곳을 찾아오면 현대를 살고 있는 송현동 사람들의 목소리를 영상으로 전달받을 수 있다. 달동네와 당시 문화가 생소한 이들에게 역사적 배경을 보다 가깝게 알리려는 의도인 것. 직접 통해 보고 듣는 당시 달동네는 개항기로 인해 일본인에게는 상권을, 중국인에게는 일자리를 빼앗겨 주거공간까지 잃은 사람들이 판자를 덧대어 지은 가난하고 서러운 곳이었다.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등의 이유로 달동네 사람들은 오래지 않아 또 거처를 옮겨야 했다. 항구가 있는 곳에 어쩔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난 것이었지만 그들의 설움이 어땠는가 생각해볼 빌미를 준다.

그때 달동네를 따라서 구멍가게나 이발소 등이 생겼다. 가게 풍경은 물론 골목과 가정집 풍경까지 그대로 재현돼 있어 마치 시간을 뛰어넘어오기라도 한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레슬링을 재밌게 시청하는 많은 머릿수의 가족이 좁은 방에 모여 앉아 있는 모습은 요즘 보기 드문 가족애를 느끼게 해주었다. 비록 불편한 요강이 화장실을 대신하고 낡아 떨어진 책가방을 메고 다녀야 했던 시절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옛 시절을 훔쳐다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교복을 입어보거나 연탄을 가는 등 기타 시대체험을 해볼 수 있다.

 

실제 달동네에 위치하고 있는 인천 송현동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거기서 아이들은 아직도 골목 어귀를 뛰어다니며 논다. 개들이 사람을 반기고 조용한 길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대한민국의 뼈아픈 역사와 맞물려서 형성되었던 달동네는 인천항의 모습이 날로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지켜봐온 장본인이기도 하다. 근처 근린공원을 자주 찾는 시민들의 관심과 노력으로 보존된 보물이기도 하고. 봄볕을 만끽하며 역사공부와 이색 소풍까지 하고 싶다면 달동네 박물관으로 떠나는 나들이 어떨까?

 

이용시간 ; 오전9시~오후6시 (매표마감은 관람종료 30분전)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1일, 설날 및 추석날 당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