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룡! 인천항만공사 해린이의 꿀팁 타입이 돌아왔어요~ 가을이 어느덧 저물어가고, 길거리에는 푸릇한 풀보다는 쓸쓸한 낙엽이 색색깔로 물든 채 굴러다니고 있지요. 나뭇가지에 묻어 있는 낙엽들이 모두 떨어지고 나면 약간은 어색한 겨울을 곧 마주하게 될 거예요. 해룡이는 겨울에 전기장판 속에서 귤을 까먹으며 영화를 보는 것이 취미인데요. 겨울과 바다가 잘 어우러진 겨울 영화를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해룡이가 소개해 드리는 겨울 영화 BEST3! 지금부터 잘 따라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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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도 네 꿈을 꿔. 잔잔한 겨울 이야기 ‘윤희에게’

저예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영화 애호가들에게 호평을 받은 겨울 영화입니다. 작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10만 관객을 모으면서 적잖은 의미를 갖기도 했어요. 빠른 전개와 자극적인 소제가 대세인 요즘 영화 트렌드와는 다르게 매우 느린 호흡으로 전개됩니다. 빠른 서스펜스나 스릴러,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한국과 일본 두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한국 영화이지만 일본 영화들이 대체로 갖고 있는 세기말 감성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단편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아요. 이혼녀이자 영화의 주인공인 윤희는 식당 노동자로 등장합니다. 이혼 후 외동딸인 새봄과 단둘이 살아가는 모녀에게 어느 날 편지가 도착합니다. 편지의 수신인은 윤희, 편지를 보낸 사람은 일본에서 동물병원을 하고 있는 일본인 쥰입니다. 영화는 한국과 일본에서 살고 있는 윤희와 쥰의 일상 생활을 담다가 마지막에 이르러 둘의 이야기가 펼쳐지게 되는데요. 로맨스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남성 배우가 나오지 않는 것이 특징이에요. 느릿함, 여운, 절제 등 바쁜 현대 사회에서 잃고 지냈던 느림의 미학을 잘 표현한 영화로 보여요. 많은 윤희들에게,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예요. 첫 시작부터 눈이 내리는 겨울 풍경을 보여주는데요. 아련하기도 한 저마다의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도록 타임머신 같은 역할을 해 주는 ‘윤희에게’. 적적한 겨울, 고요한 방 안에서 감상해 보는 건 어떨까요? 느린 호흡으로 이어지는 영화를 조금 즐겁게 해주는 요소인 윤희의 딸 새봄의 연애 이야기도 적잖이 녹아 있어 중간에 이탈하는 확률을 줄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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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무너지는 공간 속 그녀 ‘이터널 선샤인’

2015년 극장에서 10주년 기념으로 재개봉에 들어간 이터널 선샤인은 로맨스 영화의 대명사로도 꼽히는 명작이에요. 연출, 연기력 어떤 것 하나 모자라지 않아서 지금까지도 호평받는 고정 로맨스 영화이지요. 지금 와서 보면 헐리웃에서 꽤나 이름 날린다고 하는 배우들도 조연으로 등장해서 보는 맛이 쏠쏠한 편이에요. 평론가 평점은 물론 관람객 평점까지 모두 상위인 영화이지만 소재 자체의 매력도는 조금 떨어지는 편이에요. 진부할 수 있는 소재를 살린 것은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력이지 않을까요? 섬세한 감정선이 유독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또한 기억을 지우면서 회상하는 부분들이 사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포인트를 족집게처럼 짚어서 관람객의 공감 지수를 끌어올리기도 해요.

 

겨울 영화인 이터널 선샤인은 연인과 헤어진 남자의 시선으로 출발합니다. 오랜 연인인 남자는 우연으로 전 연인을 만나게 되어요. 자신을 보고 멈칫, 또는 어색한 미소를 지을 줄 알았던 옛 연인은 자신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는 듯 대합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행복해 보이는 옛 연인을 마주한 남자는 그녀가 비밀스러운 곳에서 자신과 함께했던 기억을 지웠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 역시 그 기억을 지우기 위해 같은 선택을 해요. 그 과정을 통해 전 연인과 함께했던 아름다운 추억을 다시 되돌아보게 되지요. 과연 정말 그는 전 연인과의 기억을 통째로 들어낼 수 있을까요? 아직 보지 않았다면, 이별의 아픔을 겪고 있다면, 지금 연인과 권태기라면 올겨울 꼭 한번 감상했으면 싶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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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오겡끼데스까. 한마디로 정리가 되는 ‘러브레터’

무려 1999년대 개봉한 영화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에 만들어진 영화인데요.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 아름다운 북해도 도시인 오타루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방송 매체에서도 많이 다루어질 만큼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영화이기도 해요. 전체적으로 따뜻한 감성과 일본 특유의 섬세함이 묻어나는 영화입니다. 다만 신기하게도 일본 현지에서는 그리 인기를 끌지 못했는데요. 한국을 비롯한 많은 아시아권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었죠. 한겨울의 포근한 연애편지를 몰래 열어본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윤희에게처럼 편지 한 통으로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많은 작품에서 ‘편지’를 통해 사건이 흘러가는 경우가 많아요. 약혼자를 잃은 여자는 약혼자의 고향인 오타루에서 열린 추모식을 찾아가고, 여자는 남자의 졸업앨범에 적혀 있는 죽은 약혼자의 주소로 편지를 보내게 되어요. 오지 않을 줄 알았던 편지는 정갈한 글씨와 함께 답장이 오고, 그녀는 약혼자와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던 약혼자의 여자 동창생으로부터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주인공 여자와 많이 닮은 죽은 약혼자의 동창. 한 남자의 추억을 공유하는 전혀 다른 두 여자의 이야기가 아날로그 감성을 통해 드러나게 됩니다. 여러분은 혹시 도서 대출증이라는 것을 기억하시나요? 과거 약 10년 전까지만 해도 전자식으로 도서를 빌리지 않고 수기로 작성했었는데요. 이런 옛날 매체의 속성을 끌어모아 첫사랑이라는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들어요. 눈 떨어지는 소리마저 들릴 정도로 정적에 휩싸인 밤 이 영화를 본다면 애틋함과 그땐 그랬었지라는 마음이 섞여 과거의 나 자신을 투영하게 될지도 몰라요.

 

인천항만공사 해룡이가 자신 있게 추천해 드리는 겨울 영화 BEST 3! 어떠셨나요? 쓸쓸한 겨울을 생각하다 보니 포근하고 따뜻한 영화 위주로 골라 보았어요. 만약 계절에 상관없이 즐기고 싶은 영화를 추천받고 싶다면 다음 기회에 준비해 보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