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무역물류 대표 도시 인천
우리나라는 국토면적으로 세계 107위, 인구로 세계 27위이지만 수출로는 세계 6위 국가(2018년)이다. 전쟁의 폐허에서 수십 년 만에 이루어낸 경이로운 경제성장도 수출주도전략의 성공에서 비롯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 속의 한국 경제를 이끄는 무역 부문에서 금액 기준으로 보면 인천공항은 전체 수출입액의 30%, 인천항은 10%를 소화하고 있어 인천은 우리나라 전체 무역의 40%를 감당하는 도시이다. 제1의 무역항인 부산은 26.7%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다시 말해서 인천은 대한민국 무역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책임지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이렇게 인천이 우리나라 수출입의 대표도시가 된 것은 수도권에 위치한 항구도시로서 거점공항인 인천공항까지 보유하고 있는 덕분이다. 또 중국과의 지리적 근접성도 큰 몫을 하고 있다.
현재 우리 수출에서 가장 큰 상대국은 중국이다. 2018년 기준으로 중국은 우리나라 수출의 26.8%를 차지하고 있고 수입에서도 19.9%를 차지하는 그야말로 제1의 교역국이다. 역사적으로도 중국과의 교역 관계가 단절되었던 20세기 후반 수십 년을 제외한다면 수천 년 동안 중국은 우리나라의 주된 교역상대국이었고 그 중심에 항상 인천이 있었다. 이미 삼국시대부터 한강 유역과 인천은 중국과의 교역창구로서 중요성을 인정받아 신라, 고구려, 백제가 쟁탈전을 벌였던 지역이었고, 고려 시대에는 중국은 물론 아랍 상인까지도 지금의 인천 강화를 거쳐 예성강을 통해 개경을 드나들었다. 이처럼 우리 무역의 가장 큰 상대국인 중국과 인접한 우리나라 항구가 인천이기 때문에 중국과의 교역량이 늘어날수록 인천의 역할 특히 물류 부문의 중요성도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천은 육상운송을 통한 수출입이 불가능한 우리나라에서 수출입거래를 실현하는 항공, 해상 운송의 중심지이다. 특히 부존자원이 많지 않은 여건에서 원자재를 수입하여 가공 후 수출하는 한국의 무역구조는 수출입 물류를 동일한 비중으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하며 반도체, LCD, 휴대폰 등 경량 고가제품의 수출입에는 항공물류가 해상물류만큼이나 중요하기 때문에 인천의 물류기지로서의 가치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실제 항공물류의 경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인천공항이 소재하고 있어 인천은 국제 여객운송, 화물운송에서 독보적인 국내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대 해상물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컨테이너 화물의 경우에서는 2018년을 기준으로 인천항이 310만 TEU를 처리함으로써 국내 2위를 차지하였다. 이는 2016년과 2017년의 10%를 훨씬 넘는 성장률과 비교하여 낮은 성장률이지만 성장이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 또 국내 1위인 부산항의 2,159만 TEU와 비교하면 적게 보이지만 전 세계를 대상으로 우리나라 수출입 물동량과 주변국의 환적까지 처리하는 세계 6위 항구인 부산과는 달리 주로 중국을 대상으로 하는 화물을 처리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적은 수치라고 할 수 없다. 아울러 한중간 해상물류는 국내 3위인 광양항도 200만 TEU 이상을 처리하고 있어서 물동량이 분산되고 있어 인천의 비중에 한계가 있기도 하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인천은 무역 특히 중국과의 무역거래에 국가 경제가 좌우되는 우리나라의 수출입 물류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도시이다. 따라서 인천 물류의 발전은 인천의 발전에 필요조건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인천 물류의 발전에 당면한 과제는 무엇일까?
모든 조직의 발전은 잘할 수 있는 부문부터 역량을 키워가면서 그렇지 못한 부문의 동반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인천 물류의 발전도 결국 인천만이 잘할 수 있는 것부터 실행하는 것이 지름길이다.
이미 인천광역시는 물류와 관련된 사업들로 인천 내항 재개발 사업, 서울 2호선 청라 연장, 5호선 검단 연장, 7호선 청라 연장, 제2 경인선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착공, 인천∼안산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착공 등 인프라 확충에 주력한다는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시정 전략이 원활하게 추진된다면 이미 대구와 부산을 추월하여 GRDP(지역 내 총생산) 2위 광역시로서 또 국내 제1의 무역 물류 도시로서의 면모를 새롭게 다질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물류 업무를 직접 담당하는 인천항만의 입장에서는 현재 추진 중인 신국제여객터미널과 크루즈터미널이 성공적으로 개장될 수 있도록 노력함으로써 내외국인의 방문을 통해 관광업과 운수업 등 인천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야 한다.
아울러 인천내항의 개발, 자동차 물류 클러스터 조성, 콜드체인의 강화 등 이미 표명된 항만 당국의 주요 업무 추진에 있어서 물류업계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반영함으로써 물류 기업들의 지지와 성원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추진이 되어야 한다.
인천은 세계 7~8위권의 무역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수출입 금액의 40%를 감당하는 물류 중심 도시이다. 또한, 수천 년간 이어온 한중간의 교역 관계에서 중심에 놓여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다른 산업도 중요하지만, 지리적, 역사적 배경에서 인천의 물류 산업은 다른 도시의 그것보다 확연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인천의 무역 물류 종사자가 열심히 뛰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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