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고부가가치 해양산업 육성

 

서수완(동서대학교 국제통상물류학부 교수)


지난 연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부산항이 컨테이너 화물 2,000TEU를 처리함으로써 세계적 수준의 메가 허브 포트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게 되었다는 기사를 접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부산항이 메가 허브 포트로서의 위상에 부합하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느냐는 점에서 의구심을 가지는 전문가들의 시각도 상당수 존재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항만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많은 연구자의 제안과 정책 발굴 및 시행이 이루어져 왔지만 대부분 처리물동량 중심의 양적 성과에만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국제기구(OECD, 2014)에서 발표된 연구보고서에는 항만의 경쟁력 평가요인으로 부가가치 창출능력이 새롭게 제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내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해양수산부, 2014)에 따르면 부산항의 총 부가가치는 싱가포르의 35%, 로테르담의 40%, 상하이항의 34% 수준에 불과하고, 특히 항만 및 지원서비스 비중이 60%로 싱가포르 19%, 로테르담 17%, 상하이항 33% 수준에 비교해 지나치게 높게 형성되어 있어 항만 및 지원서비스 분야 이외의 분야에서 부가가치 창출 규모가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인천항의 경우 총 부가가치는 부산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항만 및 지원서비스 분야 비중도 부산항보다 더 높은 69% 수준에 있다


우리나라 항만의 부가가치 창출 구조가 항만 및 지원서비스 중심으로 발달했다는 것은 단순 터미널 기능 중심의 항만개발과 운영이 이루어져 왔다는 것을 반영하는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항만이 고부가가치 항만일까? 물동량이 많은 항만 입출항 선박이 많은 항만 배후단지가 고도화된 항만 해양관광 및 레저 기능이 발달하여 있는 항만인가? 싱가포르, 로테르담과 같은 항만은 해운 및 지원서비스와 해양 및 항만 관련 산업에 특화된 클러스터 운영을 통해 항만의 부가가치 창출과 규모를 증대시키고 있다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들어 항만 부가가치에 대한 연구자들의 관심과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표 1> 항만별 부가가치 창출소스



해양수산부는 20184일 부산항 우암부두(175,931)와 광양항 중미부두 등(287,883)을 해양산업클러스터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해양산업클러스터는 유휴화된 항만시설에 첨단 해양 신산업을 집적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이번에 부산항과 광양항에 해양산업클러스터가 지정됨에 따라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 


그간 정부는 해양산업클러스터의 지정 및 육성 등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16.5)하고, ’1차 해양산업클러스터 기본계획(‘17~’21)’을기본계획(‘17~’21)‘을 수립(’17.4)하였는데, 그 후속 조치로 개발계획을 수립·고시한 것이다. 이에 따라 부산항과 광양항에 해양산업클러스터 세부 대상 지역이 확정되었으며, 대상지의 토지이용계획 등 실제 공사를 진행하기 위한 청사진이 마련되었다향후 부산항만공사 및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올해 중 대상지 개발에 대한 기본, 실시설계를 완료한 후 2019년까지 기반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해양수산부, 부산시, 전라남도(광양시)는 기반시설 설치에 드는 비용 일부를 지원하여 개발사업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대상 지역에 기반시설 설치가 마무리되면, 해양 신산업 관련 민간기업을 유치, 집적하여 일자리를 창출하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성장 거점으로 발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산항에는 해양레저기, 선박·해양플랜트 등 관련 기업을, 광양항에는 해운 항만물류 연구·개발 기업을 각각 먼저 유치하여 지역별로 차별화된 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1차 해양산업클러스터 기본계획에 따르면, 해양산업클러스터 구축을 통해 2021년까지 3,800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2,000억 원의 부가가치를 유발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해양산업클러스터를 활성화하기 위해 앞으로 관련 법령 개정 등을 통해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입주기업 유치 활동을 다각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오랫동안 인천항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업 항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온 까닭에 일반 시민들에게 잿빛 하늘, 날림먼지, 퀴퀴한 악취 등으로 상징되는 대표적 항만으로 인식됐다. 아울러 항만 부가가치 창출에서는 유치한 수준에 머무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인천항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부가가치 창출을 실현해야 할 것인가? 여러 대안이 논의될 수 있겠지만 필자는 인천항도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해양산업의 육성을 통해 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싶다. 특히 인천 신항 개장 이후 컨테이너 화물의 증가세가 두드러지면서 현재는 부산항에 이어 국내 제2위의 컨테이너 화물 처리항만으로 성장하였고 인천 신항이 위치한 송도지구를 중심으로 대규모 항만 배후단지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동 지구를 중심으로 인천항에 특화된 해양 신산업 관련 민간기업을 유치,집적하여 일자리를 창출하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성장 거점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기존 연구개발특구 등 타 특구와 유사한 수준의 인센티브가 지급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 또한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


환황해권 거점항만으로서의 인천항 미래 발전과 항만경쟁력 확보를 위해 고부가가치 해양산업의 육성을 재차 강조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