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 대학교가 주목한 행복프레임




<해피니스 트랙>




에마 세팔라 지음ㅣ이수경 옮김ㅣ한국경제신문






『변신』의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는 “책은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부수는 도끼여야 한다(A book should serve as the ax for the frozen sea within us.)”라는 명문을 남겼다. 운명처럼 만난 한 권의 책이 얼어있던 머리를 깨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단 한 줄의 문장이 그렇기도 하다.


6년 전 ‘최보기의 책보기’라는 북칼럼을 쓰기 시작한 얼마 후 ‘저자와의 산정만찬’ 프로그램을 구상했다. 매월 마지막 주말에 ‘특정한 책의 저자와 스무 명 안팎의 독자들이 등산을 하면서 책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산정에서 저자의 토막강연을 들은 후 도시락을 함께 먹으며 어울리게 한다’는 것이 취지였다. 그러나 그 프로그램은 게으름으로 인해 차일피일 미뤄지기만 했다.


4달 전 미국에서 남다른 경영기법으로 성공한 어느 기업가의 인터뷰 기사를 보게 됐다. “최종 목표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 기업가는 “나는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 그냥 행동(Action)을 한다. 그럼 그 행동이 다음의 할 일로 나를 몰아간다”고 답했다. 그 문장을 대했던 그날 ‘저자와의 산정만찬’의 구체적인 기획을 짜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3월 말 『탁월한 사유의 시선』의 저자 동양철학자 최진석 교수와 산정만찬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처럼 전광석화 같은 깨달음이나 행동의 계기를 주는 책(문장)이라면 그것은 도끼임이 분명하다.


자기계발서를 읽어서 상전벽해 할 것 같으면 인생은 누구나 비슷하게 성공가도를 달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자기계발서를 열심히 읽는 것과 성공이 등치 되지 않는 것이 현실, 그럼에도 좋은 자기계발서를 권하는 이유는 그 와중에 어느 한 문장, 한 페이지, 한 장에서 ‘사람이 확 달라지게 하는 마약’이 숨어있는 것 또한 사실이라서 그렇다.


‘스탠퍼드대학교가 주목한 행복프레임’을 부제로 내세운 『해피니스 트랙 (THE HAPPINESS TRACK』(에마 세팔라 지음. 한국경제신문)의 핵심 메시지는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면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포기하지 말고, 죽을 힘을 다해 뛰고, 남다르게 하고, 멀리 내다보라’는 식의 일반적 자기계발서와는 결이 많이 다르다. 돈과 명예, 권력 같은 것들이 행복과 성공의 조건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좋아하고, 자기가 하는 일과 방식을 좋아한다면 그것이 곧 성공이다’는 관점이 세팔라 교수의 행복지수연구 전체를 지배한다.


그는 서두에서 ‘성공하면 행복해진다는 말은 과연 사실일까?’ 묻는다. 물론 대답은 ‘아니오’다. 그가 만난 미국의 수많은 성공인(국회의원, 베스트셀러 작가, 기업인, 월스트리트 금융업자, 명배우…)들 중에는 심신이 녹초가 되도록 일하느라 노상 스트레에 짓눌리고, 때론 건강까지 잃는 일이 잦았다. 우리가 이제껏 아는 ‘성공=행복’은 완전히 틀렸다. 그걸 깨달아야 비로서 ‘성공=행복’이 된다.


물론 그런 사례는 세팔라 교수가 미국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한 것들이 아니다. 누가 봐도 성공의 반열에 오른 한국의 베스트셀러 소설가, 명예로운 연예인, 권력 센 정치인임에도 불면증으로 남모를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알고 있다. 우리는 그이들이 ‘성공 했기에 행복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상의 그들은 행복하지 않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나는 성공하지 못해서 너무 불행해’라며 스스로를 끊임없이 학대할 것인가?


몇 년 전 ‘추천도서’로 서평을 여러 곳에 썼던 『회복탄력성』(도 읽어보기를 권한다.)의 저자인 연세대 김주환 교수와 혜민정신건강의학과 우종민 원장, 『인생미답』의 저자이자 최고반열의 스타강사 김미경의 이 책에 대한 추천사 요지를 뒤섞어 마지막에 붙여둔다.


“저자가 강조하듯이, 성공을 위한 마음근력을 위해서는 우선 ‘지금-여기’에 집중하고 늘 평정심을 유지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스스로에 대한 연민과 존중심을 회복하여 자기 자신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만 마음근력과 창의력이 자라날 수 있다. 성공하면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행복해지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금 당장 마음건강부터 챙기어 나와 타인에게 조금 더 친절하자. 실패가 주는 상처로부터 자신을 잘 보살펴야 성공이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