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제주도로 운항하는 선박은 인천항이 모항인 청해진해운의 오하마나호와 평택항이 모항인 세창해운의 코델리아호가 있습니다~

오하마나호의 경우 매 주 월/수/금 인천에서 제주로 떠나고, 코델리아호는 화/목/토 평택에서 제주로 떠나는데요...

오하마나호가 운항한 지 더 오래되었고 인천항이 서울에서의 접근성도 좋아 코델리아호 보다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또 오하마나호의 경우 KBS 1박 2일을 통해서도 두어번 소개가 되어 제법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요~

그동안 제주도는 비행기를 이용해서만 다녀와서, 언젠가부터 배를 타고 제주도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요...

인천에서 저녁 무렵 배를 타면 다음 날 아침 일찍 제주도에 도착하여 여행을 할 수 있으니 오하마나호가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난 주 금요일 청해진해운의 오하마나호에 몸을 싣고 제주로 향했습니다:)



용산역에서 동인천행 급행 전철을 타고 동인천역으로 와서 택시를 타고 인천항연안여객선터미널로 왔습니다.
시간이 넉넉했더라면 동인천역에서 시내버스를 이용했을텐데, 동인천까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택시를 타고 인천항으로 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동인천역 광장에는 택시들이 많이 대기하고 있는데, 택시로 인천항까지 오니 요금이 5,800원이 나왔습니다.



발권 마감 5분을 남겨두고 인천항연안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하여 배표를 구입하였습니다!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여객선도 고속버스처럼 예약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인터넷으로 예약하는 경우 10% 할인 혜택도 있다고 하니 이왕이면 미리 예약을 하고 이용하는 것이 좋겠지요?

 저는 지난 목요일...야근을 하던 중 사무실에서 배표를 예약을 하려다가 집에 가서 해야지 하고 말았는데...

집에 와서 배표를 예약하려니 매일 23시 부터 다음날 04시까지는 서버 점검 작업을 해서 예약이 안된답니다.

그리고 여행 당일은 인터넷으로 예약이 불가하니...미리미리 여행 전날 밤 11시 이전에 인터넷 예약을 마무리 해야 하지요.

(연안여객선 인터넷 예약 : https://www.seomticket.co.kr/)


승선개찰권에 인적사항(성명/주민등록번호/연락처)을 기재하고 탑승시간이 되면 정해진 개찰구를 통해 배를 타러 가면 됩니다~

제가 인천항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탑승을 하고 있었는데요, 배가 큰 만큼 사람들이 다 타는데도 시간이 제법 걸리는 것 같습니다.


개찰구를 나와 저를 제주로 데려다 줄 오하마나호로 걸어갔습니다:)

지난 포스팅에도 오하마나호의 뜻을 알려 드렸는데...오하마나호는 일본어가 아닌....

감탄사 '오!'와 경상도 방언 '하나마'(벌써)가 결합된 것으로...표준어로 표현을 하자면 '아니 벌써?' 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승객들은 오하마나호 옆구리에 있는 문으로 탑승을 하고 자동차와 자전거/오토바이는 뒤쪽 화물칸에 실어야 하는데요...

오하마나호를 이용하여 여행을 가는 관광객 중 많은 수는 자신의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배에 싣고 제주로 떠났습니다~

특히 자전거는 제주까지의 편도 운임이 5,000원에 불과하여 특히 많이들 가지고 가는 것 같았습니다:)


오하마나호에 들어와서 가장 먼저 제가 묵을 선실을 찾았습니다~

승객들이 처음 탑승하는 층은 3층인데 제가 머물 B-5 2등실 침대칸은 바로 3층에 있어서 어렵지 않게 선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하마나호 탑승 시 승무원들이 승객들의 티켓을 확인하고, 선실로 가는길을 알려주니 안내를 잘 따라 가면 선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제가 묵은 오하마나호의 2등실 B-5실은 총 18명이 사용하는 제법 큰 선실이었습니다!

2등실의 경우 8명이 이용하는 선실과 이처럼 18명이 이용하는 선실이 있는데...

인천항에서 좋은 곳으로 배정을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매표 직원이 알았다고 해서...

내심 적은 인원이 이용하는 선실을 배정받았으면 했는데 배에 들어와 확인해 보니 18명이 사용하는 선실이 배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었던 것은 다들 10시 즈음 잠자리에 들었으며, 아침까지 비교적 조용히 여행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아침에 큰 목소리로 일행을 찾고...휴대전화를 진동으로 맞추지 않아 새벽녁부터 알람이 울기도 했는데...그래도 나름 양호한 수준이었습니다;

 참, 요즘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면서 오하마나호에 개별 콘센트가 있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이 참 많던데 오하마나호에는 개별 콘센트가 없습니다!

휴대전화의 경우 선박 4층에 있는 카페에서 1,000원(일반) ~ 2,000원(급속)을 내고 충전을 할 수가 있는데, 사람들이 선박 복도에 있는 콘센트는 휴대전화/디지털카메라를 충전하기 위한 사람들로 운항 중 장사진을 이뤘습니다.

 오하마나호 여행 시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오하마나호는 해외에서 건조된 선박으로 곳곳에 미국/일본식 11자형 콘센트가 있습니다.

제가 묵은 2등실 한켠에도 11자형 콘센트가 있었는데, 미리 철물점이나 마트에서 작은 어뎁터(코다리)를 사가면 독점으로 콘센트를 이용하면 여행 중 콘센트 하나를 독점하고 이용할 수 있을 것이랍니다~



오하마나호는 저녁 7시가 되자 힘찬 뱃고동과 함께 인천항을 출발하였습니다.

인천항을 빠져나와 선수를 제주로 돌리고 힘차게 항해를 시작했는데 저 멀리 월미도까지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인천항 출항 직후 오하마나호는 인천대교 아래를 지나게 되는데, 이 때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갑판에 나와 사진을 찍고...

갈매기들에게 새우깡을 던져주기도 합니다.

 아직 차를 타고 인천대교를 건너 적은 없는데, 배에서 본 인천대교는 끝에서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우 길고 웅장했고...

비행기를 타고 하늘에서 보는 모습과는 느낌이 또 달랐습니다:)


인천항 출항 이후에는 오하마나호를 돌아다니며 어떤 시설이 있는 지 구경하였습니다.

 먼저 3층에는 귀중품을 보관할 수 있는 락커가 있고...한쪽 벽면에는 오하마나호를 이용한 유명인들의 사진이 걸려 있었는데요...

1박 2일의 이승기, MC몽, 김종민의 사진도 있었고...지난 6월 서해 뱃길 탐방을 나선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진도 걸려 있었습니다;;



3층에 이어 4층에는 안내소가 있어서 여행 중 궁금한 점이 있는 경우 안내소에 와서 직원에게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안내소 한켠으로는 이렇게 당일 일몰, 일출 정보과 일기예보를 안내하고 있었는데요...

제가 이용한 날은 파도는 잠잠했지만 아쉽게도 날씨가 흐리고 비가 흩뿌려서 멋진 일몰과 일출을 볼 수는 없었습니다.


아울러 4층에는 안내소 뿐만 아니라 여행객들을 위한 여러 편의 시설이 있는데...

그 중 가장 많은 승객이 찾는 곳은 바로 편의점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선상 편의점은 시중과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나진 않았으며, 아쉽게도 선상이라 신용카드 사용이 안되었지만...

주전부리부터 칫솔, 비누 및 위생용품까지 다양한 물건을 갖추고 있어서 혹시 집에 두고 온 물건이 있다면 편의점에서 구입하면 되었습니다.



편의점 옆으로는 작은 카페가 있는데 카페에서는 커피, 생과일 주스, 토스트 등을 판매합니다~

이 곳은 카페 뿐만 아니라 오하마나호 선상 도서관이기도 했으며 기념품 가게이기도 했습니다:)

카페가 선상 도서관인만큼 제법 많은 도서가 있어서 혹시 잠이 안오는 경우 배 안에서 커피 한잔 하면서 책을 빌려봐도 좋을 것 같았으며...

혹시 기념품을 깜빡했다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제주 여행 기념품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카페의 또 다른 중요한 역활 중 하나는 바로 휴대전화 충전이었는데요!

저도 카페가 아침에 문을 열자마자 스마트폰을 맡겼다가 제주에 도착하면서 찾았는데, 카페 한쪽 벽면에는 수십여개의 휴대전화 충전기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만약 학생단체라도 배에 있었더라면 카페에서도 핸드폰을 충전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다행히 기다리지 않고 충전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오하마나호는 저녁 7시에 출항하여 다음날 8~9시 쯤 제주도에 도착하기 때문에 배 안에서 저녁과 아침 총 두 번의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저녁 식사로 미리 사간 샌드위치를 먹어서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진 않았는데...보통 출항 직후 단체 여행객들이 한번에 식사를 하기 때문에 개별 여행객은 눈치껏 미리미리 밥을 먹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현재 오하마나호의 저녁 및 아침은 1인당 7,000원이며, 선내 편의점에서 먼저 식권을 구매한 다음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전날 저녁을 샌드위치로 때워서 그랬는지, 저는 아침 일찍 부터 배가 고파왔는데요....

제주 도착을 두어시간 남겨 놓고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아침식사 역시 저녁식사와 동일하게 7,000원을 받았는데...아무리 배 안이라지만 7,000원은 다소 비싼 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침임을 감안하면 생선 한 토막에 돈가스는 과한 것 같고...반찬 한두가지를 줄여서 가격을 낮추는 방법도 고려하면 좋을 것 같은데 식당밥은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맛이 좋았습니다! 옆에서 다른 여행객들도 다들 맛있다고 하셨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친 식당은 호프로 변신을 하는데. 불꽃 놀이 전까지 라이브 공연도 열려서...

많은 사람들이 호프에 와서 맥주잔을 기울이며 유행이 지난 팝송을 흥얼거리고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오하마나호의 공동 화장실과 공동 욕실입니다~

과거에는 배 안에 탕도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샤워기만 놓여져 있답니다.

참고로 평택에서 출항하는 코델리아호에는 아직 욕탕이 있어서 배 안에서 바다를 보며 목욕을 할 수 있다고 하네요:)

화장실의 경우 넉넉치 않은 편이라서 사람이 많이 승선한 날에는 줄을 서기도 한다는데, 제가 이용한 날은 승객이 많지 않아서 딱히 불편한 점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승객이 많은 날은 온수 용량도 좀 딸린다고 하는데, 이 날은 저녁부터 아침까지 온수가 콸콸콸 잘 나왔답니다~




오하마나호를 한바퀴를 돌고 선실로 들어오니 곧 여성팔씨름대회가 열린다는 안내방송이 나왔습니다~

출항 후 배 안에서는 승객들의 지루함을 달래주기 위해 여러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었는데요~

인천에서 제주로 갈 때는 보통 여성 팔씨름 대회를...그리고 제주에서 인천으로 올 때는 보물찾기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으며...

때에 따라 선상 불꽃축제도 실시하고 있어서 출항 후 잠을 자기 전까지 지루함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선실과 로비에 TV도 있어서 제주로 가는 동안 TV를 볼 수도 있지만 팔씨름 대회도 보고 불꽃놀이를 보는 것이 훨씬 더 재미있답니다!

위 사진 속 선글라스를 낀 직원분이 여성팔씨름대회 및 불꽃축제를 진행하였는데 재치있는 입담이 마치 레크레이션 강사인 듯 싶었습니다.



여성 팔씨름 대회가 끝나고, 다시 선실로 들어와 쉬고 있는데 이번에는 선상에서 불꽃축제를 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왔습니다!

선상 불꽃축제는 이번 오하마나호 여행의 하이라이트였는데, 서해바다에서 보는 불꽃놀이는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제가 오하마나호를 탄 날은 금요일로 정기적으로 불꽃놀이를 실시하는 날이었는데...

그 외 성수기에는 매 인천 출항 때마다....그리고 단체 탑승 시 유동적으로 선상에서 볼꽃놀이를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불꽃놀이는 사진 뿐만 아니라 동영상으로 찍어봤는데요~

눈으로 보는 것이 가장 아름답지만, 여행의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짧은 동영상을 찍어 보았습니다:)

한강불꽃축제에 비하면 볼품이 없을 수도 있지만, 서해 바다를 항해중인 배 위에서 펼쳐지는 불꼿놀이임을 감안하면...

서해 바다 위 밤하늘을 수놓은 불꽃은 여행의 설레임이 더해져 더없이 멋있어 보였습니다:)


불꽃축제가 끝나고 10시 반쯤 잠을 청했다가 일출 시간에 맞춰 일어났는데...

아쉽게도 비가 내리고 구름이 잔뜩 끼어서 일출을 볼 수 없다고 하여 조금 더 자다가 6시 반쯤 일어나서 갑판위로 나왔습니다~

오하마나호 2등실에서의 하룻밤은 생각했던 것보다는 편안하였지만...

아무래도 배 안이다 보니 지속적으로 흔들림과 엔진기관의 진동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꼭 배안에서 일출을 보고...아침에 카페가 문을 열자마자 스마트폰 충전을 맡겨야 한다는 중압감에 잠을 깊게 못자고 몇차례 깼는데...

그래서 그런지 아침에 일어났는데 개운하기 보다 피곤함이 남아 있었습니다~


오하마나호 안에는 선박의 운항정보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는데요~

인천을 출발할 때 언제 제주에 도착할까 싶었는데...출항 2시간 반 후 불꽃 축제를 할 때는 태안 앞바다를 지나고 있었고...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나와보니 그새 추자도 인근을 지나고 있었는데...8시 반쯤에는 어느새 제주항을 지척에 두고 저속으로 운항중에 있었습니다.

이처럼 배안에 선박운항정보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어서 승객들이 언제나 운항정보를 볼 수 있어서 좋았는데...

새롭게 바뀐 시스템은 선박의 위치도 쉽게 알 수 있고 선박의 속도 및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도 알 수 있어서 마치 비행기에서 에어쇼로 운항 정보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주항이 가까워지자 하나 둘씩 짐을 챙겨 들고 선실 밖으로 나왔습니다~

저도 짐을 챙겨서 갑판으로 나왔는데, 약하게 비가 내리고 있어서 이날 여행 일정이 걱정되었는데...

다행히 오하마나호에서 내릴 때 쯤에는 비가 그쳤습니다.



인천항을 출항한지 14시간만에 제주항에 도착하였습니다!

저는 오하마나호의 소요 시간이 13시간인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1시간 늦은 오전 9시 쯤 제주항에 도착하여 하선하였는데요...

저녁에 승선하여 잠을 자는 동안 제주에 도착하니 아침 일찍 여행을 시작할 수 있어서 참 좋은 것 같았습니다:)


그동안 제주도에 올 때 매번 비행기를 타고 제주공항으로 도착했는데 오하마나호를 타고 제주항으로 오니 기분이 새로웠는데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저비용항공사 대비 운임도 비쌌지만 배를 타고 떠나는 여행은 낭만도 있고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날씨가 좋은 날에는 배 안에서 일몰과 일출도 볼 수 있고...밤에는 하늘의 별들도 구경할 수 있다니..

다음에 또 다시 오하마나호를 이용하게 되면 그 때는 날이 맑으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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