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설명. 브릿지에서 활짝 웃고 계신 신재일 선장님)


Q : 어떤 계기로 선장님이 되셨나요?

A : 음....글쎄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대학교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한국해양대를 가서 해양쪽 분야를 접하고 수업을 들었던 것이 저를 지금의 선장의 자리에 있게 하기까지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습니다.


Q : 어떠한 과정을 거쳐 지금의 선장님이 되게 되셨나요?

A : 저는 한국해양대학교를 졸업한 뒤, 병역대체를 위해 벌크선 선원으로서 의무 승선 3년의 기간을 거쳤습니다. 솔직히 저는 그 당시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는 것이 썩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이것저것 힘든 일이 많았기 때문이죠. 3년의 승선기간을 마치고 조선소에서 잠깐 근무 했었어요. 그 후에는 개인사업도 했었죠. 그러다 결국 다시 배를 타는 항해사의 길로 접어들게 됐습니다. 컨테이너선 항해사를 하면서 2등항해사에서 1등항해사가 되었구요, 여객선을 운항하기 시작하면서 선장이 되어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되었습니다.


Q : 선장의 업무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전 선원의 우두머리로서 그들을 지휘 통솔 하는 거에요. 각자 맡은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업무 수행에 있어서 문제점은 없는지 감독하는 역할을 주로 합니다. 선원들과 의사소통하며 때로 선원들이 업무 수행에 어려움을 겪을시 지도, 해결하는 능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배가 운항할 때 이외에도 접, 이안시에 도선사와 접이안을 지휘하고, 도선사가 없을시에는 자력으로 도선하는 것을 지휘합니다.


Q : 1,2,3등 항해사와 선장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A : 항해사들은 기본적으로 하루 4시간 두 번씩 당직을 섭니다. 선장은 배의 우두머리로서 배를 통솔하는데 있어서 모든 책임을 갖고 있기 때문에, 따로 당직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모든 관리 감독을 책임지는 24시간 당직이라고 보시면 되지요.


Q : 근무 중 선장님의 하루 일과는 어떠합니까?

A : 먼저 입항 stand by 후 수속 후 서류관련된 업무를 처리합니다. 소화, 안전 설비 훈련을 지휘하고 낮에 잠깐 휴식을 취합니다. 오후에는 출항을 하고 출항이후에 야간항해관리를 합니다.


Q : 선장직을 하시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며 가장 뿌듯함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A : 음...힘들때라.....아시다시피 저희 대인훼리는 정기선으로 운항되고 있습니다. 정해진 노선에 정해진 날짜와 시간이 있죠. 날씨가 좋지 않아 출항하기가 어려운 날이 있습니다. 회사측에서는 되도록 출항하기를 원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죠. 저도 출항이 가능한가 가늠하기 어려운 날들이 있어요. 100% 안전을 생각하면 출항하지 않으면 속편하지만 회사의 입장도 있고 승객의 입장도 있으므로 이런 것들과 안전운항 사이의 관계를 조율할 때가 힘든 것 같아요. 

마찬가지로 가장 뿌듯할 때는 이런 악조건을 뚫고 배를 안전하게 운항했을 때에요. 날씨가 좋지 않아서 다른 노선은 다 출항하지 않았는데, 우리 배만 저의 판단하에 안전하다고 판단해 출항했던 적이 있어요 출항 후 날씨가 몰라보게 좋아졌던 적이 있어요. 여러 배중에서 제가 이끄는 배만 안전히 목적지에 제 시간에 도달했으니까 엄청 뿌듯했죠. 

또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에는 중국항에서 도선사마저도 접안을 위해 나오지 않을때가 있어요. 본인의 위험 때문이죠. 그럴 때 선장 재량으로 배를 안전하게 접안시키면 위험을 극복하고 승객들을 안전하게 모셨다는 생각에 매우 뿌듯합니다.


Q : 일을 하시면서 위험천만했던 순간이 있었나요?

A : 음....위험했던 순간이라.....한가지 일이 번뜩 떠오르네요, 때는 제가 24살 때 승선 4, 5개월 정도 됐을 때였습니다. 북해도와 혼슈 사이의 스가루 해협을 통과해 태평양 망망대해로 가고 있었습니다. 5개의등, 성수 성미 양현 중앙에 등을 켜고 레이더는 꺼놓고 구형레이더를 키고 가는데 10마일 앞에 배가 한척이 레이더망에 잡혔습니다. 배와 배 사이의 거리가 6마일정도 되었을 키를 오른쪽으로 돌렸놓고 마음을 놓고 쉬고 있다가 혹시나 해서 봤는데 3마일 남았는데 충돌코스로 오고 있었습니다. 급히 다시 키를 왼쪽으로 돌렸습니다. 정말 떨리는 순간이었죠. 짙은 어두움속에 바로 옆으로 큰 배가 스윽하고 지나가는데 정말 무서웠습니다. 허허허허. 간신히 비껴가고 나서 다리에 힘이 풀려서 주저 앉았죠! 알고보니 항해등과 알람 마저도 고장이 났던 것이었죠. 그 당시 비껴 가면서 상대편 배 선원들이 무전기로 필리핀어로 욕을 막 했던 기억이 나네요 허허허



(사진 설명. 선장님이 운항하시는 대인훼리 페리선)


Q : 선장이 갖추어야할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인가요?

A : 얼마전에 이탈리아에서 크루즈선 전복되는 사고가 있었죠. 선장은 승객들에게 섬을 최대한 가까이 보여주고자 섬에 최대한 밀착해서 운항하다가 섬 암초에 걸려서 배가 긁혀 전복되는 사고였습니다. 이때 그 크루즈 선장이 제일먼저 구명정 타고 피신을 해서 선장의 자질론이 사회적으로 이슈화 되기도 했는데요. 선장을 이럴 때 일수록 침착하게 선원들을 지휘하고 인명을 최우선으로 해 끝까지 선장의 책임을 다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자신의 배에 승선해 있는 승객들에 대한 책임감이 선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자질이라고 생각해요.


Q : 민감한 질문일수도 있는데 보통 선장님의 연봉은 어느 정도 되나 궁금합니다.

A : 허허허 민감할 필요 없어요. 글쎄요 선장마다, 또 운항하는 배나, 속한 회사마다 다르긴 합니다만 보통 1억 좀 더 된다고 보시면 돼요.


Q : 배를 타는 직업을 갖겠다고 했을 때 주변의 편견 때문에 심적으로 불편하셨던 적은 없으십니까?

A : 제가 어려서 배를 탈 때는 3년간의 의무기간 때문인지 제 스스로도 배를 타기가 싫었던 것 같아요. 그 당시의 선장에 대한 일반적인 관념은 3D직업으로 여겨지고, 배를 탄다고 하면 대부분 원양어선을 탄다는 편견이 있었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선원이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오히려 선장으로서의 길을 선택하기를 잘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Q : 선장직 이후에 향후 진로는 어떻게 생각하시고 계십니까?

A : 대부분 선장의 경우 선장 경력을 채우면 도선사가 되고자 합니다. 보통 6000톤 이상의 선박의 5년 이상 선장경력이 있으면 도선사 시험자격이 주어집니다. 저도 선장으로서의 경력을 채우고 나면 도선사 시험을 준비해 볼 생각입니다. 


Q : 선장님의 경우도 다른 회사의 정년퇴직처럼 나이제한이 있나요?

A : 선장님의 경우는 보통 65~67세 정도로 일반 대기업 회사의 정년퇴직 나이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요구한다면 70세 이상이어도 꾸준히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도선사의 경우는 65세까지 도선업무를 할 수 있습니다.


Q : 가장 기억에 남는 항해

A : 예전에 부산에서 여객선 운항을 했을 때, 이 여객선은 아침에 정박해서 다음날 저녁에 항해를 시작하는 배였어요. 여객분들이 없었고, 선원들끼리만 하루를 배에서 함께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날 저녁을 식사를 선내 레스토랑에서 먹게 되었습니다. 노을이 딱 질 무렵에 함중아밴드 공연팀이 색소폰을 부시면서 우리 쪽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날은 배에서 선원들과 함께 손님처럼 공연을 즐기면서 파티를 보냈습니다. 저는 그 날이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Q : 중국인 선원과의 의사소통에 불편함은 있지 않나요?

A : 당연히 있지요. 저희 대인 훼리는 운항부서와 여객담당부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가 속한 운항부서에는 저와 기관장 외에는 모두 중국 사람입니다. 처음에는 영어를 할 줄 아는 중구인 1등 항해사를 통하여 이야기를 전달해야했습니다. 그만큼 서로간의 의사소통에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제가 기본적인 중국어를 배워서 서로 소통하는데 큰 불편함은 없습니다.



(사진 설명. 인터뷰 중인 이도현, 이아름 기자)


Q : 하역할 때는 어떻게 하역준비를 하시는지?

A : 보통 일등 항해사 하역담당을 하고, 저는 일등 항해사가 혼자 해결 못하는 부분을 물어볼 때 가르쳐주곤 합니다. 


Q : 다른 배와는 어떻게 소통을 하십니까?

A : 배에는 VSF라는 무전기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그걸 이용해서 배의 위치를 서로 알려주곤 했습니다. 지금은 AIS라는 선박 식별장치를 이용해 선박 이름이랑 배의 스피드 진행방향 데이터를 알려주면서 소통을 합니다.


Q : 일하시다가 생긴 직업병이 있으신가요?

A : 항해사란 직업이 낮, 밤 4시간씩 하루 8시간을 서서 꼬박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허리에 무리가 오는 일도 많습니다. 또 실내가 밝으면 밖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어두운 밤에도 실내의 불을 끄고 항해를 해야합니다. 괜스레 음기가 느껴지는 날에는 가끔 무서울 때도 있습니다.


Q : 항해 중 가족들이 가장 보고 싶을 때가 있으신가요? 

A : 배가 주기적으로 운항을 하기 때문에, 일요일이 되어야 완전히 정박을 하므로 주말에나 자녀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일반 가정들처럼 매일 가족과 함께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한다면 오히려 다른 가족들과는 다른 애틋한 감정을 느끼기 때문에 가족들에게 더 잘하게 되고 이젠 제가 가족은 항상 보고 싶은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Q : 일요일 하루는 어떻게 가족들하고 보내시는지?

A : 일요일 하루를 쉰다고 해서 온전히 하루를 보낼 수는 없습니다. 오전에 입항을 끝내고 배에 남은 잔일을 처리한 뒤 오후쯤 집에 가서 가족들과 소소하게 저녁을 먹는 편입니다.


Q : 선장을 꿈꾸는 많은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A : 막연히 선장이나 도선사라는 높은 자리나 월급에 대한 환상을 가지는 것보단 선박 생활에 대한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선장이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선장이 되기까지의 많은 준비과정을 거치면서 선장에 도전했으면 하는 바입니다.


(사진 설명. 인터뷰를 마치고 선장님과 함께한 이도현, 이아름 기자)


바쁘신 일정중에도 친절하게 인터뷰에 응해주신 신재일 선장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