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들락날락 인천항 지기 조노입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순간 인천항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화물을 실은 배가 부두에 접안하고 크레인이 분주히 화물을 나르는 모습?!
초호화 여객선이 터미널에 들어서고 관광객들이 터미널을 통과하는 모습?!
인천항에 근무하는 많은 분들이 그 과정들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인천항의 명인들을 찾아 소개하는
'인천항 名人(명인)'

 

인천항 名人 : 인천항에서 근무하는 명인들을 매월 1명씩 인터뷰하는 기획 연재시리즈!
11월까지 1명씩 인터뷰 후 12월에 글에 달린 댓글과 반응으로 선정한 최고의 명인에게는 '인천항 마에스트로'의 칭호와 기념품을 수여하고 인천항 名人 포스팅에 댓글로 참여한 '들락날락 인천항'블로그 이웃분들에게도 추첨을 통해 선물을 드립니다.

 

유세완 도선사가 말하는
인천항의 오늘 그리고 내일

그 세 번째 주인공은 인천 도선사협회 소속으로,
인천항으로 입․출항하는 선박들의 도선을 책임지고 있는
바다위의 파일럿, 유세완 도선사님입니다.
도선사님의 일상을 따라갈 볼까요? :)

Q.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경북 상주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웃음) 후에 부산으로 이사하여 초중고를 졸업하고 해양대학교에 입학했지요. 본격적인 승선생활은 1980년 대학교를 졸업하면서 부터였습니다. 사실 중간에 개인사업 및 해운회사 육상근무 때문에 잠깐 외도(?!) 한 적도 있지만... (웃음) 그 외에는 뱃사람으로 평생을 보냈습니다. 2004년부터는 도선사로서 인천항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Q. 많은 분들이 도선사가 하는 일에 대해 궁금해 합니다. 도선사는 정확하게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요? 

A. 일단 도선이란 용어의 정의를 알아야 할 것 같네요. 도선법 제2조를 살펴보면, [정의]도선이란 도선구에서 도선사가 선박에 탑승하여 당해 선박을 안전한 수로로 안내하는 것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또한 도선사라 함은 일정한 도선구에서 도선 업무를 할 수 있는 도선사의 면허를 받은 자를 말한다고 되어있죠. (웃음)

Q. 정의만 들어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조금 더 자세하게 도선사의 업무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A. 네. 전문용어들이 섞여서 이해가 어려우시죠? (웃음) 좀 더 쉽게 설명해드리면, 항구는 협소한 수역에 많은 선박의 입출항이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곳곳에 암초와 저 수심 구역이 있고 조류와 바람 및 안개로 인해 낯선 항구에 입항하는 선장이 자력으로 선박을 항내에서 안전하게 도선하기는 정말 힘이 듭니다. 때문에 해당 항구에 정통한 도선사가 선장의 지휘권을 위임받아서 본선을 안전하게 입출항 및 접/이안 시켜주는 일을 하는 것이죠. (웃음)

[*접안 : 배를 안벽이나 육지에 댐. / *이안 : 안벽에서 배를 떨어뜨림]

Q. 도선사 자격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5년 이상의 선장경력이 있어야 될 만큼, 자격요건이 굉장히 까다로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도선사가 되기 위한 조건 설명 좀 해주시죠.

A. 자격이라고 말하자면 6천 톤 이상의 선박 선장으로써, 알고계신 것처럼 5년 이상의 승무 경력이 필요합니다. 선장경력이 곧 자격시험 응시 기준이 되는 것이죠. (웃음) 응시 기준에서 통과되면, 먼저 도선 수습생 전형시험을 치르게 되는데요. 이 시험에 합격한 후 6개월의 실무수습 과정을 거쳐 도선사 시험에 합격해야 정식 도선사가 되는 것입니다.  

Q. 그렇다면 도선사는 신입의 개념이 없을 것 같은데요. 최연소 도선사가 된다고 해도 보통의 경력직보다 나이가 많을 것 같습니다. 어떠신가요?

A. 보통 해양계열 대학 졸업 하면 3등 항해사를 거쳐 1등 항해사가 되는데, 선장이 되면 보통 30세 중반의 나이가 됩니다. 선장이 된 후에 5년 이상의 승무 경력을 쌓으면 40대 초반이 되며, 이쯤이 되어서야 비로소 도선사 응시자격이 생기게 되는 거죠. (웃음)

Q. 힘들게 도선사가 된 만큼 자부심도 남다를 것 같습니다. 도선사로써 가장 보람 있을 때가 언제인가요?

A. 직업에 대한 자부심 보다는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 있을 때를 말씀 드리고 싶군요. (웃음) 본선 선장으로부터 “Thank you! Very good!"이라는 말을 들을 때인데요. 이 말은 선박을 안전하게 도선했다는 말과 같기 때문에 저는 이 말을 들을 때가 좋습니다. (웃음)

Q. 입출항 시간이 일정치 않아 근무스케줄도 일반 회사와 다를 것 같은데요. 도선사님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A. 도선사들은 보통 본인의 순번에 따라 해당되는 선박의 도선을 보통 3차례 정도 하게 됩니다. 당일 입출항 하는 선박의 척수나 시간에 좌우되기 때문에, 근무는 한밤중이 될 수도 있고 새벽이 될 수도 있죠.

Q. 근무시간이 일정치 않으면 건강에 굉장히 부담을 줄 것 같은데요. 어떠신가요?

A. 네. 일을 하다보면 육체적으로 힘든 경우가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쉬는 날, 가까운 산에 올라 체력을 다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웃음)

Q. 유세완도선사님께서는 어릴 때부터 도선사가 꿈이셨나요? 도선사를 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 어릴 적의 꿈도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어려운 집안형편 탓에 그때 당시 학비가 거의 들지 않는 대학을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선택이 오늘날 저를 도선사로 만들어 주었네요. (웃음)

Q. 인터넷에 도선사를 검색하면 연관검색어에 도선사연봉이 제일 먼저 나옵니다. 도선사가 우리나라 연봉순위 1등이라는데, 관련된 기사 보신 적 있으신가요?

A. 네. 본적 있습니다. (웃음)의미의 차이인 것 같은데요. 도선사는 개인사업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연봉을 받는 직업군과는 다르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Q. 도선사가 개인사업자로 등록 되어있다는 말씀이신가요?

A. 그렇습니다.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선박의 입출항 횟수에 따라 소위 말하는 연봉이 책정되는 것이지요. (웃음)

Q. 많은 연봉을 받는 만큼 책임감이 막중 할 것 같은데요. 일을 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드신가요?

A. 대형선은 선박과 화물의 값어치가 수천억을 호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선박을 도선하려면 책임감이 정말 막중해지죠. (웃음) 다루기 힘든 사람이 있는 것처럼 선박도 마찬가지입니다. 쉽게 도선되는 것이 있는 반면, 도선하기 힘든 선박도 있어서 이럴 때 어려움을 겪게 되죠. (웃음)

Q. 대형 선박을 입항하려면 위험한 순간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아찔했던 경험 있으신가요?

A. 도선을 하는 매 순간이 아찔하고 위험한데요. (웃음) 개업한 초기, 컨테이너선의 속력 조절을 잘못하여 갑문과 충돌할 뻔 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을 교훈삼아 안전도선을 하게 되었죠. (웃음)

Q. 도선사를 준비하는 사람이나, 도선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모든 직업이 마찬가지 이지만, 차근차근 준비하는 사람은 결국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Q. 유세완도선사님의 최종 목표 혹은 꿈은 무엇인가요?

A. 마지막 까지 무사고 도선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퇴직 할 때 아름다운 뒤태를 보이며 떠나고 싶습니다. (웃음)

Q. 도선사님께서 자주 가는 인천의 명소가 있다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A. 추천해 드릴만 한 곳이 생각나지 않네요. (웃음) 이런 부분은 인천시민으로서 미안함이 많습니다.

Q. 마지막 인천항명인의 공식질문입니다. 도선사님께 인천항은 어떤 곳인가요? “나에게 인천항은 OOO이다.”라고 한마디로 정의 부탁드립니다.

A. 인천항은 내 삶의 터전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인천항에서 도선사 업무를 시작하면서부터 이곳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제 2의 고향인 셈이죠. (웃음) 인천바다는 저에게 희망찬 하루를 시작하게 해주는 삶의 터전 같은 곳입니다.

유세완 도선사님과 함께 한 유쾌한 인터뷰였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뱃사람으로 평생을 살아 온 도선사님의 열정과 소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꾸밈없이 소탈하고 친절하신 유세완도선사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인천항의 곁에서 선박의 입출항을 책임지는 24분의 도선사님이 계시기에, 인천항의 미래가 더욱 밝습니다! :)

이것으로 세 번째 인터뷰는 이것으로 모두 마치겠습니다. 네 번째 “인천항명인” 많이 기대해주세요! 저는 이만 물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