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온 변화에 따른 시기별 낚시 대상 어종


해가 지날수록 삶의 질에 중점을 두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국민의 여가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낚시 인구 또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서해와 동해 그리고 남해의 해양권역별, 시기별로 낚이는 어종들이 다 다른데 그 중 인구가 가장 밀집해 있는 수도권인 서해 인천, 경기권을 주목해보고자 한다. 이 지역은 서울 및 수도권과 가장 가까운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는 장소라는 장점 때문에 남쪽으로부터 영흥도 및 대부도권 부터 시화방조제를 지나 인천 영종도와 강화도까지 모든 지역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곳에서 낚시로 잡을 수 있는 어종은 무엇들이 있을까? 한반도의 해수면 온도가 조금씩 상승하면서 예상보다도 꽤 다양한 어종을 만날 수가 있다. 대표적인 국민 어종인 흔히 우럭이라고 불리는 조피볼락과 광어, 도다리를 비롯해 농어, 삼치, 전어, 고등어, 학꽁치, 갈치 등의 회유성 어종은 물론이고, 개볼락, 황해볼락 등 붙박이 볼락류들과 노래미, 양태, 망둥어류, 붕장어, 숭어 심지어 돔종류인 감성돔과 참돔, 돌돔도 잡을 수 있으며, 두족류인 주꾸미, 갑오징어도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어종이다. (앞서 소개한 이 모든 어종을 필자는 서해 인천경기권에서 모두 잡아본 경험이 있다.)

<필자가 시화방조제에서 루어낚시로 잡은 광어>

<필자가 시화방조제에서 잡은 삼치와 고등어>


여기서 궁금한 것은 언제 어느 때 대상 어종을 잡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이것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바다의 수온이다. 어종에 따라 적합한 서식 수온 즉, 적서수온(水溫)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어종들마다 각양각색이다.

 

이해가 쉽도록 대표적으로 많이 알고 있는 우럭(조피볼락)을 예로 들자면 우럭은 가을철 서해연안 가까이 붙어 동면을 위한 에너지 보충을 위해 왕성한 먹이활동을 하며 생태적으로 계절성 회유를 하는데 겨울철 수온이 하강하면서 집단 남하를 하게 된다. 동중국해 근방인 대흑산도와 가거초 부근 수심 50~100m 부근에서 월동을 하게 된다. 동중국해의 따뜻한 쿠로시오해류가 대한해협을 따라 동한난류를 타고 남해에서 동해안으로 흘러들어가지만 거대한 고인물이 되어 버린 서해는 연안한류의 영향으로 수온이 급격히 하강하며 가거초는 우리나라 최대의 어초군이 형성되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흔히 어한기(漁閑期) 또는 조한기(釣閑期)라고 불리는 겨울철에도 이곳에서 심해침선 우럭 낚시배가 성행하곤 한다.


<필자가 루어낚시로 잡은 점농어와 우럭>


이렇게 월동 및 산란을 마친 우럭들은 기온과 수온이 상승하면서 북상 및 연안으로 이동하게 된다. 그 시기는 대략 3월말~4월초이며 바다 수온이 10°C 근방까지 상승했을 때인데, 이때는 3월초 목포권, 3월말 군산의 새만금방조제 지역부터 우럭의 조황이 눈에 띄게 증가하게 된다.


 <필자가 시화방조제에서 루어낚시로 잡은 우럭>


그렇다면 우리가 주목하는 서해 인천경기권은 언제부터 우럭을 볼 수 있을까? 우럭의 적서수온은 15~20°C이며 인천경기권의 대부도, 영흥도, 시화방조제의 수온이 15°C를 넘어서는 5월말 경부터 본격적으로 활발한 우럭낚시가 시작된다. 6월 중순부터 수온의 안정기에 접어들면서부터는 어느 때보다 풍성한 어장이 형성된다.

 

이상 우럭(조피볼락)의 예로 알아본 생태와 수온과의 상관관계를 토대로 계절별 및 월별 서해 인천경기권에서 낚을 수 있는 어종들을 도표로 정리해보았다. 기준은 연안 갯바위 및 항구 방파제이며, 특히 경기권 낚시 메카인 시화방조제를 기준으로 보면 쉬울 것이다. (잘 낚이는 정도를 색상으로 별도 표기하였다.)


<월별 서해, 인천, 경기권에서 낚을 수 있는 어종들>


도표에서 보다시피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 연중 가장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어종은 우럭이다. 심지어 필자는 인천연안부두에서 한겨울 1월에도 우럭을 잡아본 경험이 있을 정도로 우럭의 개체수와 수온 적응력은 상당하다. 우럭과 광어는 봄부터 여름에 접어들수록 그 활성도가 강해지며 가을이 깊어질수록 연안의 가장 가장자리까지 나와 먹이를 찾는다. 가을이 깊어지는 9월과 10월에 우럭 광어낚시가 절정에 이르며 겨울로 접어드는 11월에도 곧잘 낚인다.

<필자가 영종도에서 루어낚시로 잡은 농어>


삼치와 고등어, 전어, 학꽁치는 보통 출몰하는 시기가 겹치는데 한여름부터 가을까지 꾸준한 조황을 보인다. 주로 군산 이남권과 남해지역에서 잡히던 갈치와 감성돔도 수온의 상승으로 인해 인천경기권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되었다.

<필자가 시화방조제에서 루어낚시로 잡은 갈치>


이외에도 봄철 산란기 때 잠시 모습을 비추던 쭈꾸미와 갑오징어 같은 두족류들도(산란기의 두족류들은 어획 금지) 여름철 모습을 감췄다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호조황을 보인다때문에 가을철 인천경기권의 유명 낚시포인트에는 때를 가리지 않고 많은 낚시꾼들로 북적이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상으로 서해 인천경기권에서 잡히는 어종과 그 시기를 알아보았다. 하지만 낚시 자체보다 더 우선시 되어야 할 것들은 어종자원 보호를 위한 금어기를 지키는 것과 어종별 포획금지 체장 길이를 숙지하고 방생의 미덕을 보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해마다 낚시 인구는 늘어나지만 반대로 어자원은 무차별 남획으로 줄어들고 있어 개개인의 경각심이 필요할 때이다. ‘나 하나쯤은하는 생각보다는 나부터 먼저라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대상 어종을 대한다면 좀 더 풍족한 바다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또한 항상 바다 기상 상황을 파악하여 출조시 안전에 유의하며 재밌는 낚시를 즐기기를 당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