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수지 개선 위해 해상운송서비스 경쟁력 확충해야


최남석 전북대 무역학과 부교수


한국은 만성적인 서비스수지 적자국가


한국은 만성적인 서비스무역 적자국이다.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서비스적자 규모가 증가하였다. 2017년에는 역대 최대규모인 345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였다. 한국의 서비스수입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반면에 2014년 이후 서비스수출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한국은 2016년 기준 세계 서비스수출 17위이다. 그렇지만 세계 10대 상품수출국 중에서는 서비스수출 순위가 가장 낮다.  


문제는 한국 서비스수출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이 우리나라 운송서비스업의 위상 저하에 있다는 점이다. 운송서비스는 사업서비스·여행·건설서비스와 함께 한국의 4대 서비스수출 업종이다. 운송서비스는 2000년 이후 줄곧 한국의 서비스수출 1위를 유지해온  서비스수출 비교우위 업종이었다. 운송서비스 수출은 2007년 449억 달러로 최대치를 기록하였다. 2007년 이후 운송서비스 수출은 감소세를 이어가다가 2017년에는 246억 달러로 급락하였다. 2005년 수준으로 우리나라의 운송서비스 수출 위상이 떨어졌다.


운송서비스는 여전히 한국의 최대수출 서비스업종이지만, 서비스무역 역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비교열위 업종으로 무역패턴이 급격히 바뀌었다. 운송서비스수지 흑자는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그렇지만 2016년에는 처음으로 운송서비스수지 적자로 전환하였으며 2017년에는 역대 최대 수준인 53억 달러로 운송서비스 적자가 늘어났다. 운송서비스 적자는 2017년 한국의 서비스수지 적자의 15.3% 비중을 차지한다. 운송서비스는 크게 해상운송 서비스와 항공운송 서비스로 나눌 수 있다. 


해상운송서비스 적자가 가장 주요한 요인


한국은행 국제수지 자료에 따르면 운송서비스업 중에서도 해상운송서비스의 무역패턴이 최근 급격하게 비교열위로 전환되었다. 해상운송 서비스수지는 2000년대 지속적으로 흑자를 유지하다가 2016년 처음으로 13.4억 달러 적자로 전환되었다. 2017년에는 해운서비스 적자가 역대 최대 수준인 47.8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우리나라 서비스수출업종 중에서 최대 비교우위 산업이었던 해상운송서비스업은 2016년 이후 비교열위 산업으로 급전락하였다. 2016년 법정관리 신청 이후 1년 반 만에 사라진 한진해운과 해운산업 전체의 비효율적인 구조조정이 해운서비스 산업이 비교열위로 급락하게 만든 가장 주요한 요인이라고 평가된다.


그렇지만 이보다 먼저 한국 해송운송서비스의 수출경쟁력은 2012년부터 이미 낮아지고 있었다. 해상운송서비스 산업의 수출은 2012년 322억 달러로 수출 피크를 기록한 이후 감소하는 추세다. 한국의 해상운송서비스 수출은 2017년에 177억 달러로 떨어져서, 10여 년 전인 2006년 203억 달러 보다도 낮아졌다. 해운서비스업의 수출경쟁력은 10년 째 낮아지고 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한국 해운서비스업은 생산유발효과가 낮고, 생산성이 저조하다. 또한 한국 해운서비스업은 그리스, 일본, 독일 등 글로벌 해운강국에 비해 수입중간재 투입률이 높아서 부가가치유발효과가 낮다. 한국 해운서비스 산업의 낮은 생산성은 만성화되고 있다. 


선사 간 협력 통한 해상운송서비스 수출경쟁력 개선이 급선무

정부는 서비스수출 경쟁력을 개선하고 서비스기업의 해외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2017년 12월 서비스 해외진출 추진전략을 발표하였다. 서비스수출 지원시스템을 전면개편하고, 서비스 분야별로 맞춤형 해외시장 진출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2022년까지 세계 10위 서비스수출 강국으로 도약하고자 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한국의 서비스수출을 2016년 949억 달러에서 2022년에는 1,500억 달러로 확대하려고 한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2016년 177억 달러에서 2022년에는 서비스수지를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고자 한다.

해상운송서비스업은 대표적인 서비스무역 흑자 산업이었으나 2017년에 177억 달러 적자산업으로 급락하였다. 그 때문에 우리나라의 서비스수지 적자가 2016년 177억 달러에서 2017년에는 2배나 확대되어서 345억 달러로 적자가 급증했다. 해운서비스업에서만 무역적자를 무역흑자로 전환해도 우리나라의 서비스산업의 수출경쟁력은 크게 향상될 것이다.

해운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먼저 신시장개척과 연계한 사업다각화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중동, EU, 미국 시장에 대한 운송서비스 수출은 2012년부터 크게 감소했다. 운송서비스 적자규모가 가장 큰 지역은 EU와 중동시장이다. EU와 중동지역에 대한 운송서비스 수지 적자는 2013년 이후 연간 10억 달러를 넘었다. 아울러 미국시장에 대한 운송서비스 수지 적자액도 2016년에 15억 달러로 확대되었다. 따라서 중동시장, EU,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해운서비스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특히 고부가가치 해상운송서비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기업은 정부의 서비스 해외진출 추진정책을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물류서비스 부문에서 맞춤형 정책의 일환으로 해운서비스 기업의 거점항만 진출을 추진할 예정이다. 네덜란드 로테드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등 거점항만에 항만공사-물류기업 공동으로 물류시설을 구축한다. 아울러 한국형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를 설립하여 해운물류산업을 재건하고자 한다. 물동량 잠재력이 큰 동남아를 전략거점으로 확보하는 것도 추진 중이다. 또한 신물류루트를 개척하고 있다. 정부는 수에즈운하를 대체하는 북극항로 개척 운항선사를 지원할 예정이다. 화주물류 동반진출을 위해 협력사업을 지원한다. 지난 4월 5일에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고효율 선박을 확충할 계획이다. 

정부의 다양한 맞춤형 정책을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선사들이 서로 협력해야 한다. 지난 40여 년간 쌓아온 글로벌 해운강국의 위상을 지켜야 한다. 한국 해운서비스 산업의 수출경쟁력을 개선하기 위해 신시장을 개척하고, 고부가가치 해운서비스를 개발하는 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