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 Port 4.0 : 인천항의 미래비전과 전략

 

문희철(충남대학교 무역학과 교수)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국 항만의 총 물동량은 최근 5년간 연평균 3.3%로 증가해왔으며 2017년에는 총 15.7톤을 기록했다. 항만별로는 부산항(4.0억 톤), 광양항(2.9억 톤), 울산항(2.0억 톤), 인천항(1.6억 톤)의 순으로 많은 물동량을 기록했다. 컨테이너 물동량의 경우 2017년은 2,740TEU의 수치로 전년 대비 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만별로 보면 인천항(304TEU)은 광양항(222TEU)을 제치고, 부산항(2,046TEU)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지난 44일 프랑스 해운전문분석기관 알파라이너가 집계해 발표한 2017년 세계 110대 컨테이너항만 순위에 따르면 인천항은 전년도 57위보다 8계단 상승한 49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컨테이너를 처리한 항만인 중국 상하이항(423TEU)이나 6위인 부산항에는 훨씬 못 미치는 실적이지만, 2015238TEU(67), 2016268TEU에 이어 지난해 전년 대비 13.5% 증가한 304TEU를 처리해 역대 최대 물동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면 가동에 들어간 인천 신항 1단계 부두 개발에 힘입은 바 크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2030년까지 아시아의 무역량이 현재보다 약 3.6배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는 등 앞으로 경제 중심의 아시아 이동이 가속화되면서 인천항의 물동량 역시 안정적인 증가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보면 2018년 컨테이너 물동량은 경제성장률, 상품 수출입액 성장세 및 환적화물 증가세 둔화에 따라 증가 폭에 다소 완화되어 전년 대비 3.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최근 미 행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철강에 이어 이번에는 수입 자동차에 대해 최고 25%까지 관세부과를 검토하고 있어, 이러한 전망보다는 물동량이 다소 줄어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4차산업혁명의 거대한 물결이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의 모든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인천항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그러면 4차산업혁명 시대 인천항의 미래비전과 전략은 어떠한 모습을 띠어야 할 것인가? 필자는 이를 한마디로 “Smart Port 4.0의 구축이라는 화두로 요약하고 싶다.

 

1960년대 이전의 제1세대 항만이 적양하항중심항이라면, 2세대 항만(1970s-1980s)은 공업항, 3세대 항만(1990s-2000s)은 물류/공급사슬 항, 4차산업혁명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2010년대 이후의 항만은 스마트 항(smart port)으로 시대적으로 구분할 수 있다. 4세대 스마트 항이 된다는 것은 공간적 제약, 생산성에 대한 압력, 재정적인 한계, 안전과 보안 위험, 지속가능성 등을 포함한 항만들이 직면하고 있는 현재와 미래의 도전에 대응하여 IoT와 빅데이터를 비롯한 4차산업혁명의 주요 기술들을 적용한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하여 암스테르담대학의 올라프 머크(Olaf Merk) 교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항만은 오직 스마트 항만뿐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그러나 “Smart Port 4.0의 구축은 결코 쉬운 과제는 아니다. 실제로 최근 대형화, 스마트화, 자동화 추세와 더불어 최저임금이 증가하면서 국내 항만산업의 영업비용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항만물류산업 기업들의 이익은 점차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내 항만의 경우 물동량이나 해운 연계성과 같은 해운 경쟁력 측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서비스 경쟁력은 저조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처럼 세계적인 선진 항만에 비해 우리나라는 스마트 항만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실정이다. 선진항만은 완전 무인 자동화 운영, 해운~항만~내륙물류 정보의 실시간 연계 등 스마트 항만으로 탈바꿈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안벽, 이송 작업이 유인으로 행해지고 외부와의 정보 연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등 스마트 항만의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 그 원인으로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도입으로 인한 항만 직무 노동시장의 준비 및 유연성의 부족과 타 업체와의 데이터 연계를 위한 플랫폼 및 상호 협력의 불충분 그리고 개인정보 보호법상으로 인하여 IoT를 활용한 정보 수집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따라서 인천항이 “Smart Port 4.0의 구축을 위해서는 유럽 선진항만들의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환골탈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앤트워프 항은 BASF, MSC, Katoen Natie, DP World and PSA 등의 기업들을 위해 ‘NxtPort’라는 이름의 정보공유플랫폼을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다. ‘NxtPort’의 목적은 다양하고 광범위한 물류 주제들로부터 데이터를 수집, 집중화, 저장, 분석, 교환하여 지속 가능한 데이터 상업화회사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세관, 식품품질통제 등의 정부 기관과 IT 애플리케이션 개발자까지 참여하고 있다. 또한, 암스테르담항의 경우에는 “I Am Port” 앱과 “Port Data” , 가상현실(VR) 앱 등 복수의 앱을 개발하여 화물의 도착 및 출발, 항구에 있는 배들의 크기와 흘수 및 접안상황 등의 정보와 르하브르(Le Havre) 항에서 함부르크 항까지 11개 항구의 화물점유율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함부르크 항이 IoT 기술을 항만 내 관리시스템에 적용해 스마트 항만으로 바꾸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례이다. 예를 들어 선박이 접근하면 항만 내 IoT 장치를 통해 자동으로 다리가 열리고 닫힌다. 또 다리를 지나야 하는 화물트럭이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정보를 얻어 통제구간을 피해갈 수 있다. 이를 통해 차량정체는 15%, 항만 운영비는 75% 줄어들었다. 이러한 혁신을 통해 함부르크 항은 260,000명의 고용과 75천만 유로의 재정수입을 함부르크시에 가져다줄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인천항이 4차산업혁명에 대응한 스마트 항만, “Smart Port 4.0”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3가지 전략을 중점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첫째, IoT, 빅데이터, 드론 등의 4차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하여 데이터 기반, 수요자 중심의 프로세스 혁신과 SCM 관점의 플랫폼 설계 및 연계를 통한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항만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 둘째, 해양수산부, 인천시는 물론 항만물류 관련 기업과의 적극적인 협력과 함께 수요자 맞춤형 혁신 R&D 등을 통해 항만물류 지능 정보화 부분 혁신역량 제고에 노력해야 한다. 셋째, 4차산업혁명기술, 안전, 보안, 지속 가능성 등 항만물류분야의 새로운 과제들의 해결을 위해서는 항만물류 자원 공유 원활화, 순환 경제 고려한 항만 자원관리, 기존 인력 재교육 및 스마트 인력의 채용 등 인력양성을 위해 힘써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스마트 항만 운영을 위한 제도 및 인프라 마련등 정부의 정책적 노력도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