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er up! Soft Power of Incheon Port


배재대학교 무역학과 이태휘 교수



 학생들에게 (해운·항만) 물류라고 하면 보통은 창고나 택배 터미널을 떠올린다. 물류 업종에 취업을 권유하면 ‘왜 창고에서 물건 나르는 일’을 권유하냐며 하소연을 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건물주가 초·중·고·대학생들의 선호 직업이긴 하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경상계열 학생들의 최고 선호 직업은 금융 관련 직업이지 (해운·항만) 물류가 아니었다. 이러한 ‘금융 쏠림현상’에는 ‘산업’에 대한 편견 즉, 해양산업에 대한 평가절하가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는 올해 대만과 홍콩의 Maritime Museum(해양박물관)을 방문하면서 우리나라와 선진 해양국가의 인식 차이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대만의 해양박물관은 가오슝(Kaohsiung)이나 키룽(Keelung)같은 항만도시가 아니라 수도 타이베이(Taipei)에 있었고 대만의 국적선사 Evergreen의 창업주인 故 Chang Yung-Fa 前 회장의 공익재단에서 운영하는 것이었다. 



<대만 에버그린 해양박물관의 입구>


 대만 해양박물관 2층과 3층에는 고대 해양 유물에 대한 전시가 있었고 3층과 4층에는 증기선부터 컨테이너선까지 근현대의 상선이 전시되어있었다. 또, 4층에는 컨테이너선을 조종해볼 수 있는 모형 시설도 갖추고 있어 어린이들이 선장이 되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에버그린 해양박물관의 컨테이너선 조종 모형>


 홍콩의 해양박물관은 홍콩섬(Hong Kong Island) 내 주룽 반도(Kowloon Peninsula)로 가는 페리(ferry)의 터미널 인근에 자리하고 있어 퇴근을 하는 직장인과 방과 후 청소년들에게 해양 관련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홍콩 해양박물관의 전경>


 홍콩의 해양박물관에는 홍콩항의 발전사(史)를 파노라마로 볼 수 있게 잘 갖추어 놓았으며 예비 해기사가 실습할 수 있는 조타실도 꾸며 놓고 있었다. 조타실에서 선박을 조종하고 있으면 홍콩의 바다와 도시의 정취를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홍콩 해양박물관의 조타실 모형>



 대만과 홍콩 해양박물관 체험의 전반적인 느낌은 자국 해양산업에 대한 자부심과 해양 관련 시설을 혐오 시설이나 기피 시설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해양산업과 도시의 조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해양산업에 대한 인식을 어떠할까? 해양박물관만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해양박물관은 부산에 있어 서울이나 경기·인천 지역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관람하기에 불편한 측면이 있다. 또한, 대만과 홍콩에 비해 다양한 콘텐츠를 구비해 놓지 못하고 있어 다소 아쉬운 감이 있다.


 영화나 드라마 등 대중매체에서 항만은 ‘밀수·밀매의 현장’이나, ‘조직폭력배들의 싸움터’로 등장한다. 최근에 ‘세월호 사고’, ‘해피아’ 등으로 해양산업에 대한 인식은 평가절하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최근의 한진해운 사태에 정부의 대응이 미흡한 것은 아마도 해양산업에 대한 평가절하 내지는 ‘해양의식 미흡’이 자리매김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물류라는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해양산업은 경제발전과 물가안정을 촉진한다. 한진해운 사태로 여러 개의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고 한 국회의원은 안보를 걱정하기도 한다. 대통령의 말대로 안보에는 여와 야가 없다면 해양산업도 여와 야가 없어야 하지 않을까?


 국가 해양산업의 발전과 해양산업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인천항만공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공사는 인천항의 하드웨어(인프라)의 건설과 관리를 통해 국가의 수출입 물류활동을 지원하고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사명을 갖고 있다. 여기서 공사의 역할이 끝이 아니다. 공사는 인천항과 그 관련 산업과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통해 인천항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이다.


Cheer up! Soft Power of Incheon 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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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 고에서는 해양산업을 해운 및 항만물류와 그 관련 산업으로 편의상 정의한다.

2) 한진해운의 모든 선박은 전시에 물자수송용으로 전환할 수 있게 지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