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발전을 위한 7가지 제언
인천재능대학교 부교수 박창호
인천항은 수도권의 관문항으로서 예로부터 한중 교역·교류의 거점항 역할을 수행하여 왔다. 인천시의 경제상황도 바닷길이 열리면 흥하였고 닫히면 침체되었었다. 인천항이 인천광역시의 성장 동력을 제공하는 핵심 역할(Key Role)을 맡아 항만과 도시가 공생 번영하는 항구도시 인천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라며 인천항 발전을 위한 7가지의 제언을 드리고자 한다.
1. 한중 FTA에 따른 경제 블록의 거점, 인천항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에 의하여 션쩐, 주하이, 션두, 셔먼 등 남중국으로부터 점차 동중국의 상하이를 거쳐 북중국으로 개방되면서 중국 개방의 물결이 우리나라를 향하여 몰려왔으나 이제는 중국이 내륙으로, 서부로 중국의 개발 중심이 이동하면서 우리나라와 멀어져 가고 있다. 그 와중에 한중 FTA가 체결되면서 한중 관계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번 기회에 중국과 강력한 경제블록(Economic Bloc)을 형성하여 시장 통합에 따른 생산-유통-소비에 있어 공급사슬관리(SCM) 체계를 구축하여야 하며 인천항은 그 중요한 거점이 되어야 한다.
2. 대중국 역직구 Platform으로서의 인천항
중국의 인터넷과 전자상거래를 주도하고 있는 BAT(Baidu, Alibaba, Tencents)를 대표 주자로 한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중국의 경제권역이 급격히 하나로 통합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중국의 경제권역이 8∼9개로 나누어져서 있어서 권역별 대응이 가능하였으나 중국이 하나의 경제 시스템으로 통합되면 우리나라가 대응해야 할 중국의 산이 너무 높아지게 된다. 이렇게 거대해진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이 한국 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 같다. 중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조항에 전자상거래가 있는데 이는 중국이 체결한 외국과의 FTA 중에 유일하게 한국과의 FTA 조항에서만 찾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어쨌든 중국의 전자상거래 활성화 덕분에 대중국 역직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는 우리나라의 전자상거래 O2O 플랫폼이 필요한데 인천항이 그 적격지 중 하나이다. 왜냐하면 현재 항공운송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의 직구 시장이 한중 카페리 또는 컨테이너선에 의한 해상운송으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4번째 전자상거래 시범도시로 지정된 칭다오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2개가 모두 칭다오 신항인 첸완강컨테이너터미널(QCT) 및 그 인근에 입지하고 있음을 감안해 보면 인천공항보다는 인천항이 더 적격지인 셈이다.
3. 중국의 무수항(Dry Port)과 일대일로 연계를 위한 한중 열차페리 터미널 건설
중국은 2020년까지 18개의 무수항(Dry Port)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 항구에는 기관차와 화·객차가 선박을 대신하고 있다. 이는 시진핑의 일대 일로에 의한 유라시아 철도망 구축 계획과 연관이 있으며 중국뿐만 아니라 유라시아 대륙의 주요 운송 체계를 중국 철도로 장악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카페리 또는 컨테이너선으로 한중간 해상운송 한 후 중국에서 도로운송으로 목적지까지 배송하는 해상 중심의 운송체계에서 해상-철도 인터모달 운송 체계로 전환되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한-중 및 한-유라시아 대륙 운송의 주류(Main Stream)에 합류하기 어렵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이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중국에서 간절히 요청하고 있는 인천-연태간 열차페리를 도입하는 것이며, 인천내항 3부두가 한중 열차페리 터미널 건설의 적격지라는 소견이 인천항 관련 용역 보고서에서도 이미 제안되어 있다. 한편 평택항이 한중 열차페리 항로를 유치하기 위하여 전방위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데 반하여 인천항은 미온적이거나 심지어는 인천내항에 철도인입이 불가능하다는 터무니없는 논리를 펴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어 염려스러운 면이 있다. 사실 우리나라 서해안 어디라도 열차페리 터미널로서의 입지가 가능하겠으나 인천내항 3부두가 열차페리 터미널 입지로 가장 적합할 것으로 사료된다. 인천내항에서 한중 열차페리가 취항하는 날 우리나라를 떠난 철마가 중국을 지나 유라시아 대륙의 신 실크로드를 달릴 수 있게 된다.
4. 해양산업 클러스터 법 발효에 따른 혁신형 인천항 해양산업 클러스터 조성
지난 5월에 해양산업클러스터 법이 국회를 통과하여 인천항도 이제 항만 구역 또는 그 배후에 배후도시의 경제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해양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할 수 있게 되었다. 인천항이 인천광역시의 성장 동력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인천에 적합한 혁신형 해양산업을 유치하여 해양산업 클러스터 단지를 조성한다면 인천시를 지원하는 인천항, 인천항과 연관된 인천시가 되어 인천항과 인천시 간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사료된다.
5. 새로운 환 황해경제권 형성과 서해안 시대에 있어 인천항의 역할
중국은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인근 항만들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서 항만 집단(Port Group)을 형성하고 있는데, 상하이 국제항 집단(SIPG; Shanghai International Port Group)이 대표적이며, 다렌항은 200km에 걸쳐 있는 6개의 항구를 모아 다렌 항만 집단을 조직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항만 체계는 일본과 유사하여 전국 방방곡곡에 많은 항만들이 제각각 개발되어 있어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과거 인천해운항만청 시절에는 인천항과 평택항을 하나의 청에서 관할하였으나 지금은 인천항과 평택당진항의 관할청이 분리되어 있으며, 평택당진항도 평택항과 당진항으로 분리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 대중국 항만정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바, 우리나라의 항만관리체계도 중국에 대응하여 규모의 경제를 이루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인천항도 인근의 경인항과 평택당진항을 연합하여 수도권 연합 항만 그룹(United Ports)을 형성하여야 하며, 아울러 인천항-평택·당진항-대산항-군산·새만금항-목포항 등을 연계하여 서해안 항만 벨트를 형성함으로써 협력체계를 갖추고 중국 상하이 이북의 주요 항만 간 환 황해권 항만 협력체계를 형성한다면 새로운 환 황해 항만 간 협력체계가 형성됨으로써 한중 환 황해경제권이 새롭게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인천항은 위상을 강화하여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보하여야 한다.
6. 한중 카페리와 인천 연안 여객선을 연계한 도서 관광의 거점, 인천항
한중수교 2년 전인 1990년에 인천-웨이하이 간 카페리선이 취항한 이후 인천항에는 중국행 카페리 노선이 10개 정도 개설되어 있어 많은 중국인 관광객이 인천항으로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한중간 No Visa 체계가 되면 더욱 많은 관광객이 인천항으로 입국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들을 인천의 섬으로 방문할 수 있도록 중계하는 도서 관광 거점으로서의 인천항이 되어야 한다. 특히 중국인들이 즐겨 찾을 수 있는 인천의 섬 2∼3개를 중국 FDI로 건설한다면 제주도에 버금가는 인천 도서 관광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7. 시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인천항 만들기
10여 년 전 부산 MBC가 특별기획하였던 ‘세계의 바다도시’ 시리즈 중에 호주의 시드니항 인근에서 조깅을 하고 있는 한 아가씨와 인터뷰 한 장면이 생각난다. 그 아가씨는 행복한 표정을 지으면서 “나는 여기에 사는 게 좋아요(I love living here)" 라고 얘기하는 장면이었는데 내게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과연 인천항 주변에 사는 주민들에게 물러 보았을 때 ”여기에 사는 것이 행복하다“라고 대답할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요즈음 인천내항을 개방하여 친수공간을 조성하려고 한다.
세계의 많은 항만들이 친수공간으로 재개발되어 그 지역 주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사례가 너무나 많다. 그들의 사례가 인천내항 재개발에 좋은 시사점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인천항이 인천광역시의 성장 동력으로서 시민과 함께하는 진정한 항구도시의 도시 항만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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