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란

(Failan, 白蘭, 2001)


개요 / 멜로/애정/로맨스,드라마

개봉 / 2001. 04. 28 개봉

감독 / 송해성

출연 / 최민식(강재), 장백지(파이란)

등급 / [국내]15세 관람가


네이버 평점 / 9.04



짧은 줄거리

가난한 환경속에서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아가는 중국 처녀 파이란(장백지).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그녀의 유일한 혈육인 이모를 찾기 위해 한국땅을 찾게 된다. 이모는 오래전 이민을 가버리고, 위장결혼을 하지 않으면 한국에 있을 수 없다는 불법조직의 협박을 이기지 못하고 위장결혼을 하게 되는 파이란. 동해바다 외딴 곳의 세탁소잡역으로 팔려가고, 힘든 하루지만 자신과 결혼해준, 한번도 본 적 없는 이강재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삼류건달 양아치로 전전하던 강재(최민식).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의 살인사건에 연루되고, 조직은 그에게 배 한척과 감옥에서의 10년을 맞바꿀 것을 제의한다. 감방살이를 결정한 강재에게 경찰이 들이닥쳐 한번도 본 적 없는 아내의 부고를 전하게 된다. 그제서야 1년 전 위장결혼한 중국인 아내 파이란의 이름을 기억해내는 강재. 알 수 없는 이끌림으로 파이란의 흔적을 찾아서 떠나게 되는데...


개봉한지 10년이 지났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아련한 영화로 기억되는 영화, 파이란. 올드보이,악마를보았다,범죄와의전쟁 같은 영화에서 극악무도한 역할로 익숙한 최민식이 정통 멜로 영화의 주인공이라는 점부터가 꽤 흥미로운 점이다. 우리 나라에서도 유명한 중국배우 장백지가 여주인공이다. 사실, 화려한 캐스팅에 비해 영화는 전혀 화려하지 않다. 


감상평

파이란의 극중 배경은 인천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이 강원도 고성에서 촬영되었다. 엄청난 한파로 배우들이 고생했다는 후문, 그 이후로 장백지는 다시는 한국영화를 찍지 않겠다고 했다는데, 2012년 장동건과 같이 한국영화 위험한 관계에 출연한 적이 있다. 남자주인공이 장동건이기 때문?

어찌됐든 모두가 행복한 멜로영화가 있다면, 이 영화는 누구하나 행복하지 않은 멜로영화다. 주인공도 관객도 불편한 멜로영화에 우리는 왜 감동하는 것일까? 투박하고 순박한 주인공들에게서는 안쓰러움이 느껴진다. 심지어 영화속에서 파이란과 강재는 실제로 만난 적도 없다.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스쳐지나가는 것이 전부이다. 

심지어 ‘사랑’이라고 느끼는 감정이 동시에 나타나지도 않는다. 사실 파이란이 강재를 사랑했을 때 강재는 전혀 인지를 못했고, 강재가 파이란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꼈을 때는 파이란은 이미 세상에 없기 때문. 시공을 뛰어넘는 영혼의 교감. 이렇기 때문에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고 하나보다.

세련되지 않은 주인공들, 그리고 이와 어울리는 고전적인 배경들이 한데 어우러져 우리의 심금을 울린다. 세월이 지나도 잊혀지지않는 기억들이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자리잡고 있듯이 파이란은 우리 가슴속에 누구나 갖고 있는 아련함의 추억이 되어준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는 시점에 오히려 따뜻한 분위기와 반대되는 영화로 봄을 맞이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글. 최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