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의 비전과 정책방향
김학소(청운대학교 글로벌경영학과 원장 김학소)
인천항은 인구 300만을 보유한 대한민국의 3대 도시인 인천광역시의 항만이자 2000만 인구를 대표하는 수도권의 관문으로서 우리나라 4위의 무역항이다. 인천항은 세계 3위의 항공물동량을 자랑하는 인천공항과 지근거리에 인접해 있어 글로벌 해공복합운송 비즈니스 모델이 항상 가능한 글로벌 항만이다.
또한 세계의 공장 중국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평택항과 함께 대중국 물류거점항만으로서 향후 지속적인 발전이 거듭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항만이다. 인천항은 현재 1.5억톤의 화물을 처리하고 있으며 연간 300만TEU를 초과하는 컨테이너를 처리하는 국내 2위이자 세계 58위의 컨테이너 취급항만이다. 지난해 인천신항이 전면 개장되면서 인천항의 물류기능은 크게 개선되고 있으며 수도권의 물류경쟁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제 인천항은 지금까지의 지역적인 항만에서 벗어나 글로벌 물류중심항으로서의 비전과 목표를 수립하고 추진하여야 한다. 세계적인 물류트렌드의 변화를 앞서 나갈 수 있는 전략과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글로벌 물류중심항만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인천항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을 개선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며 미래지향적인 전략추진이 병행되어야 한다. 우선 단기적으로 다음과 같은 현안 과제가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는 수도권 정비 특별법의 개선이다.
일명 수정법이라고 불리는 동법3조에서는 제조시설을 인구집중유발시설로 간주하여 항만배후물류단지내 공장설립을 500평방미터로 제한하고 있어 항만배후물류단지의 물동량창출 내지 부가가치창출을 근본적으로 막고 있다. 산업단지에 적용되어야 할 내용이 공항만 배후물류지역에까지 적용되고 있다. 공항, 항만을 자유무역 지역으로 지정하더라도 이러한 수정법은 예외없이 적용되어 인천항의 발전을 막고 있다.
두 번째로는 항만배후물류단지의 조성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
항만배후물류 단지를 조성하는데 부산항, 평택항의 경우는 정부재정이 50%, 광양항, 포항항, 목포항은 100%가 지원되었으나 인천항의 경우는 25%에 불과하여 항만배후단지의 평당임대료는 부산항의 경우 482원, 광양항 258원에 불과함에 비하여 인천항의 아암물류단지의 경우 1,298원에 이르고 있다. 인천항이 세계적인 물류거점항으로서 중국교역 중심항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항만이 되기 위해서는 수출입화물의 장기적인 보관, 가공 및 제조기능과 운송체계 구축을 가능하게 하는 항만배후물류단지의 획기적인 개발이 전제되어야 한다. 인천항이 국제적인 중심항만으로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배후단지의 저렴한 공급이 매우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셋째로 배후물류단지의 발전을 위하여 자유무역지역을 시급히 도입하여야 한다.
자유무역지역이라고 함은 자유무역지역에 반입한 외국의 물품이 관세를 유보하고 관세영역으로 방출할 때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로서 저렴한 임대료의 부과, 외자기업의 조세감면, 규제 완화 등으로 외국인 기업의 유치 및 투자에 획기적인 기여를 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인천항의 경우 이러한 자유무역지역의 지정이 매우 고식적으로 되어 있어 외국인 기업의 유치는 물론 물동량, 부가가치 창출에 전혀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에 이미 보세구역으로 지정되어 자유무역으로 지정될 필요가 없는 인천내항 및 남항일대 60만 평을 자유무역지역으로 형식적으로 지정함으로써 기대되는 효과가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 아암물류단지 2단계에 대한 자유무역지정을 심각하게 검토하여야 한다.
이러한 단기적인 현안 과제의 해결과 함께 장기적인 차원에서 글로벌 항만들과 경쟁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여야 한다.
첫째, 산업 4.0시대를 선도하고 있는 신기술을 적극 도입하여 활용하여야 한다.
3D프린팅, 물류자동화, 빅데이터 기술, 블록체인기술, 인공지능기술, 드론기술 등 4차산업혁명에서 발전하고 있는 신기술을 해운시장, 항만시장, 물류시장, 특히 창고운영 및 배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인천항만공사내에 전담팀을 두고 선진항만의 현황을 벤치마킹하고 독창적인 기술 융복합을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해양문화관광 인프라 개발사업에 대한 획기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국민소득의 향상에 따라 국민의 삶의 질이 증가됨으로써 친수공간에 대한 욕구와 해양레저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정부와 지차체는 이러한 추세에 대응하기 위하여 해양문화 관광 인프라 개발사업의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인천남항에 대한 대형크루즈 전용터미널과 쇼핑물 등 복합적인 관광시설을 조성하는 남항 골든하버 프로젝트, 인천시민에게 개방되는 내항 1-8부두 항만개발사업, 재외동포기업인들의 투자로 개발되는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의 한상드림아일랜드 프로젝트 등은 매우 중요한 인천항의 해양문화관광 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외국항만들을 벤치마킹하여 해양공간을 창의적이고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정부 및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세 번째로 Chain Port 전략을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 항만과 연결된 항만간의 글로벌 커뮤니티를 네트워크화 한 것으로서 항만당국 동맹이라 할 수 있는 것으로서 항만간 집단적 경쟁우위를 개발하고 장기적인 수익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이다. 현재 연결되어 있는 항만간에 모범사례와 자원를 공유하고 위험과 위협을 공동대처하자는 것이다. 보다 많은 항만들과 물류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운영의 효율성과 데이터의 접근성을 향상시켜 스마트한 상호연결시스템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의 공급망을 지원하는 협력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는 인천항으로 하여금 세계적인 항만들과 항만플랫폼을 형성함으로써 관련기업과 최종사용자를 연결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초국경 글로벌 물류플랫폼을 구축하여야 한다.
글로벌물류와 관련된 전자상거래 업체, 선사, 항공사, 화주, 포워더, 관세사, 운송업체, 창고업체, 항공사, CY/CFS, 항만, 관세청, 공급업체, 제조업체, 유통업체가 참여하는 글로벌 물류플랫폼을 구축하여 국내외 무역거래 및 운송, 물류 거래가 하나의 사이트에서 완결될 수 있는 플랫폼을 형성하여 총체적인 국제거래비용과 물류비용을 관리하고 고비용 비효율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편협한 한국기업 때리기,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및 보호무역주의적인 조치, 일본의 독도문제 및 소녀상문제 도발 등 내우외환의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러한 사면초가적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불합리하고도 고질적인 인천항의 현안과제를 개선하는 동시에 장기적인 과제를 추진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다국적 기업의 유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특히 대한민국의 수도권 관문인 인천항의 물동량 창출과 해양관광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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