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내항, 잦은 태풍에 선박 피항처로 각광
태풍에도 잔잔한 갑문 내 정온수역의 장점 알려지면서 남해안에서 찾아오는 선박도 있어

 

잇따르는 태풍의 북상으로 수많은 선박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인천항 내항의 모든 부두가 빽빽이 들어차고 있습니다. 선박들이 엄청난 위력의 태풍과 자연재해를 피하는 최적의 공간으로 내항을 선택하고 있는 것인데요.

17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태풍 산바가 북상중인 이날 오전을 기준으로 인천항 내항에는 총 113척의 선박이 태풍을 피해 부두에 선체를 댄 채 밧줄로 고정해 있는 상태입니다.

해군 함정과 해경 경비정 등 100여척과 민간 선박들이 거센 바람과 파도를 피해 내항에 닻을 내린 것인데요. 8월 말, 산바에 바로 전 덴빈의 북상 때는 61척의 선박이 내항 피항을 했었습니다.

IPA에 따르면 산바와 덴빈은 이동 경오가 인천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코스였지만 그에 앞서 북상했던 볼라벤의 경우 인천항을 가까이 지나칠 것으로 예고되면서 덴빈과 산바 때보다 훨씬 많은 선박이 내항에 찾아왔습니다.

실제로 인천항에서 태풍의 위력이 가장 셌던 28일 오후의 경우 우리 해군 함정과 해경 경비정 등 140여척을 포함해 총 234척의 선박이 내항에 피항했던 바 있습니다.

달갑잖은 손님 태풍이 오히려 인천항 내항의 가치를 재조명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는 셈인데요.
입항 선박이 배를 댈 부두를 정해주는 선석배정 업무를 맡고 있는 IPA 안석봉씨는 “갑문이 방파제 역할을 해주는 덕분에 갑문 밖 외항에서 밀려오는 파도가 멈추게 되고, 너울이 없으니 안전한 내항으로 배가 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항만 전문용어로는 이를 ‘정온
(靜穩)수역’이라 하는데요.

IPA 측은 최근 몇 년 새 기후변화 추이가 갈수록 뚜렷해졌고, 태풍의 발생  빈도나 이동경로도 과거와 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박 피항처로서의 내항의 가치가 앞으로 더욱 주목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정기 입출항을 하는 선박의 자리는 빼지 못한다 해도 가능한 모든 부두와 선석이 재난을 피하려는 선박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방법 모색에 더욱 공을 들여 나간다는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