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기의 책보기 15. 하버드 새벽 4시 반 



하버드가 보내온 청춘 성공 메시지

‘하버드 새벽 4시 반’

웨이슈잉 지음. 이정은 옮김. 라이스메이커 펴냄.




필자는 연초에 2016년 역시 ‘자기계발서’가 많이 읽히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경기가 어렵고 불투명할수록 자기계발서가 많이 읽히는 것은 90년대 말 IMF위기 때도 증명됐던 바다. 


어려움에 처해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으려는 사람이 

자기계발서에서 마지막 힘을 얻게 된다면 몇 푼의 책 값이 아까울 수는 없다. 


그러나 타인의 성공 스토리를 주로 다루는 자기계발서를 지나치게 신봉할 필요는 없다. 

자기계발이란 삶을 대하는 철학과 의지의 문제이지 테크닉이 아니기 때문이다.


옛말에 ‘다 무시해도 젊은 사람은 무시하지 말라’고 했다. 

지금은 비록 대단치 않더라도 나중에 그가 어떤 사람이 될지는 아무도 모르기에 그렇다. 

신이 공평한 것 중 하나는 인간인 누구도 그의 미래를 알 수 없게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오늘 조금 힘들고 어렵더라도 장대한 미래가 올 것이란 

희망을 버리지 않는 것 또한 삶을 올바르게 대하는 철학이자 의지이다. 


그럼에도 매너리즘이나 무기력증에서 헤어나오기 어려운 슬럼프는 있게 마련이다. 

슬럼프가 길어질 때 좋은 자기계발서는 스테로이드 호르몬 주사처럼

‘순간 동력’을 발진시키는 순기능이 분명히 있다.


필자 역시 ‘최보기의 책보기’라는 서평을 시작하기 한참 전에 몹시 어려웠던 때가 있었다. 

그때 필자가 좌절하거나 지레 포기하지 않도록 

큰 힘을 주었던 책이 바로 차동엽 신부의 <무지개 원리>였다. 


지금도 그 책에 들어있던 ‘이광 열전, 중국 대나무, 사막의 꽃, 5미터만 더’ 등의 

‘과학적 실례’들이 기억에 선명하다.


그때부터 필자의 명함 뒷면에는 ‘나무에 앉은 새는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건 나뭇가지를 믿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날개를 믿기 때문이다. 

날개는 누가 달아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몸에서 나온다’는 금언이 선명하게 새겨졌다. 

지금까지도.


신대륙의 사나이들이 서부로 금광을 찾아 떠났던 골드러쉬 때의 일화가 있다. 

황금을 찾아 죽을 힘을 다해 바위산을 깨던 사람이 끝내 포기하고 돌아선 다음날, 

그곳에 새로 도착한 다른 사내의 첫 곡괭이 질에 노다지 금맥이 터지는 것이었다. 

이름하여 ‘오늘 네가 마지막 곡괭이 질을 포기하고 떠난 그 자리가 

내일 오는 다른 사람에게 노다지가 될 것이다’는 말이다.


이것에 대한 메시지는 파올로 코엘료의 베스트셀러 소설 <연금술사>에도 나온다.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나서서 돕는다. 

마지막 곡괭이 질을 포기하지 않으면 끝내 신이 개입해 금덩이를 던져주는 것’인데, 

힘겨운 사람들은 이런 글을 읽으면서 마침내 ‘포기는 배추를 세는 단위’로나 알게 되는 것이다.


불멸의 영화 빠삐용, 

살인죄 누명을 쓴 주인공 빠삐용이 악마의 섬에서 탈옥을 주저하는 사이 꿈을 꾼다. 

죽은 빠삐용이 옥황상제 앞에서 유죄판결을 받는다. 

죄목이 뭐냐는 빠삐용의 질문에 옥황상제는 “시간을 낭비한 죄”라고 답한다. 

식은 땀을 흘리며 꿈을 깬 빠삐용은 탈옥을 결심한다.


‘청춘에게 들려주는 성공 습관’으로 스테디 셀러 자리를 굳힌 

<하버드 새벽 4시 반>의 204페이지에 빠삐용의 저 메시지가 들어있다.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가장 큰 죄악. 

하버드는 시간을 중시하는 교육을 강조한다’고 강조한다.


새벽 4시 반, 하버드 도처를 밝히는 전등 빛이 던지는 

무언의 메시지는 ‘행운은 눈 먼 소경이 아니다. 

그는 늘 부지런한 사람만 쫓아다닌다. 

기회는 꼬리가 없는 화살이다. 일단 지나가면 뒤에서는 붙잡지 못한다. 

준비된 사람만 기회를 잡는다’는 황금률이다. 


물론 이 황금률은 <정의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마이클 샐덴 교수가

하버드 대학 강연에서 ‘머리만 좋고 노력을 안 하는 사람은 

차라리 머리가 나쁜 것 보다 못하다’고 했던 말과 일맥상통한다.


380년 역사의 하버드 출신 명사가 누구누구인지 나열하는 것은 

유대인 천재들을 일일이 나열하는 것처럼 부질없다. 

미합중국 대통령 8명과 노벨상 수상자 40명이 그 학교에서 나왔다는 것도 사족이다. 

그들은 왜? 어떻게? 무엇을 하기에 그럴까? 

그들이 추구하는 진정한 삶의 가치는 무엇일까?


정답은 지난 해부터 ‘자계서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하버드 새벽 4시 반>에 들어있다. 

하버드의 박사과정 학생들은 사흘에 한 권씩 5Cm 두께의 책을 읽고, 수만 단어의 리뷰를 써낸다. 

그들은 ‘한 평의 밭에서는 딱 한 평만큼의 수확만 가능하다. 

그러므로 밭의 평수를 늘리는 것이 왕도’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자기관리와 통제의 신’으로 불리는 빌 게이츠 역시 하버드 중퇴생이다.


이 책은 모두 10장, 10개의 키워드를 던진다. 

‘노력, 긍정, 열정, 행동, 공부, 고정관념, 시간, 자기관리, 꿈, 기회’이다. 

‘꿈을 키우며 노력하라. 그러면 반드시 기회는 온다’는 황금률을 

‘새벽부터 밤 늦도록 노력하고, 노력하는 하버드 사람들’을 빌어 증명한다.


부제가 ‘최고의 대학이 청춘에게 들려주는 성공 습관’이지만 많이 지쳐있는 성인용으로도 충분하다. 


<하버드 새벽 4시 반>의 인기 탓에 <청소년을 위한 하버드 새벽 4시 반>과 

<어린이를 위한 하버드 아침 습관>이 추가로 출판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