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위의 연락망 ‘통선’을 아시나요? 


항해와 관련된 직업이 아닌 우리는 대부분 관광을 목적으로 배를 승선합니다. 해상 항로를 이용해 외국을 드나들 경우 육지에 정박된 선박에서 내려 터미널에서 출입국 절차를 밟아야만 목적지에 안전하게 발을 디딜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항구 한가운데 정박해있는 배에 있는 선원들은 어떻게 육지까지 올까요? 선원들은 일반 관광객들과는 다른 루트로 육지를 밟을 수 있답니다. 


먼저 설명에 앞서 ‘통선’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알아야 합니다. ‘통선(通船)’이란, 선박과 육지간의 연락을 중계하기 위해 사용되는 선박입니다. 연락 하는데 왜 선박이 필요하느냐? 바로 선원이나 문서 등을 운반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항해를 마친 선원들이 배를 부두와 멀리 떨어진 곳에 정박할 경우 이 통선을 타고 육지로 들어오게 됩니다. 또 외국을 드나들 때 필요한 서류 또한 이 통선을 통해 육지로 들어오게 되는 것이죠. 바로 이 통선이 바다위의 다리 역할을 해주는 것입니다. 


통선과 관련된 궁금증을 파헤치기 위해 인천항 통선을 꽉 잡고 있는 해주조기공업의 주재창 사장을 만나보았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자세히 볼까요?



Q.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통선’에 대해 생소하실 분들을 위해 ‘통선’업무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하시는 일에 대한 소개와 어떤 업무를 맡고 계신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 제가 하고 있는 일은 통선이라고 하고 영어로는 plying boat라고 합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외국에서 큰 선박이 들어오면 바로 항구로 들어 올 수 없습니다. 우리가 외국에 나갈 때 immigration, 즉 출입국관리소를 통과하는 것처럼 외국 선박들도 이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요. 이 입항수속 업무를 통선이라는 배가 해주는 것이죠. 통선이 나가서 간단한 짐이나 서류를 전달하거나 받아옵니다. 쉽게 말해서 육상에서는 마을버스이고 바다에서는 해상택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Q. 통선이 다른 선박과 달리 특별한 점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 딱히 그런 것은 없습니다. 통선업무를 하고자 하는 업체가 항만청(인천항의 경우 인천지방해양항만청)에 통선을 등록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등록증이 발급됩니다. 보통 항만에서 볼 수 있는 선박보다는 크기가 작구요. 이외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 선박과 똑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Q. 이 선박이 해운법의 적용을 받지 않고 항만운송 사업법에 적용받는다는데 이래서 어떤 점이 좋고 어떤 점이 나쁜지? 또한 일한 적용을 받아서 다른 선박과 다르게 특이한 점은 없나요?

- 이렇다 할 좋은점과 나쁜점은 특별히 없습니다. 통선업무용으로만 사용되기 때문에 법에 저촉되거나 할 일은 없죠. 크게 해운법에 터치를 받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선박 정원이 12명인데 그 이상을 태우면 안된다는 것! 정원 초과는 불법이기 때문에 벌금을 물게 됩니다.


Q. 최근 외항선을 상대로 불법 영업을 하는 무허가 통선이 매우 많다고 하는데 인천항에도 이런 일이 빈번한지 그리고 이것을 막기 위한 인청항만의 특별한 예방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 정식으로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비허가 통선들이 꽤 있습니다. 먼저 통선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해당 통선을 항만청에 등록하고 또, 세관에도 등록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외항선에 나갈 수 있는(통선 업무를 할 수 있는) 허가증이 나오는데 허가증 없이 활개 치는 통선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Q. 통선은 선박과 육지를 연결해주는 것 이외에도 ‘급수’라는 업무를 하던데 ‘급수’는 무엇인가요?

- 급수는 항해 중 필요한 물을 선박 안에 받는 작업입니다. 배에는 적게는 몇 명에서 많게는 수십명의 인원이 타죠. 목욕도 해야 하고 밥도 해먹어야 하기 때문에 물이 필요한데 물이 없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배로 물을 공급해주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여객선이나 카페리 같은 경우에는 많은 승객들이 탑승하기 때문에 물을 굉장히 많이 공급해줍니다. 





Q. 통선과 급수 업무의 특별히 힘든 점은 어떤 것이 있나요?

- 운영상의 힘든 점은 사실 돈 문제입니다. 업체가 부도나서 도망가면 돈을 받지 못해 돈 받으러 다니는 것이 가장 힘듭니다. 쉽게 말해서 만약 미국에서 아메리카라는 배이름이 26일에 들어오면 최소한 3일전에는 50%이상이 돈이 송금이 됩니다. 그런데 이것을 6개월 길게는 일년 후에 돈을 주는 곳이 있습니다. 이런 점들이 힘들죠. 


Q. 마지막으로 주재창 사장에게 인천항이란 어떤 곳인가요?

- 많은 애착이 가는 곳이죠. 애증의 관계랄까? 항만에 종사하시는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일터이기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또 일터이기 때문에 행복하기도 하죠. 과거에 비해 달라진 인천항의 모습을 보면 제가 다 뿌듯해지고 합니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물질적 거리를 뛰어넘어 실시간 소통이 이루어지는 요즘 시대에 통선이라는 업무가 어색하기도 했지만, 해양·항만에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업무인 ‘통선’. 선원들의 입국심사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또 오랜 항해시간동안 선박에서 사용될 물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등에 대해 궁금하셨던 분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신기하고도 재미난 항만 직업의 세계- 앞으로도 인천항을 움직이는 사람들을 통해 많이 알려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인터뷰에 응해주신 해주조기공업의 주재창 사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