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가 쌀쌀한데 몸 관리는 잘 하고 계신가요? 이번 달 기사 주제로 세계의 어떤 항구를 선정할지 고민하다가, 얼마 전에 다큐멘터리에 나온 특별한 곳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이 항구는 현재 많은 사람들의 아픈 사연이 담긴 곳입니다. 네 바로 이곳은 방글라데시의 ‘치타공 항구’입니다. 이번 기사는 치타공 항구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제목처럼 왜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지 서술하도록 하겠습니다.

  

※ 치타공 항구 소개



그림 1.  치타공 항구 위성사진

 


우선 간략하게 치타공 항구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치타공은 세계에서 강우량이 가장 많은 곳입니다. 지명은 방글라데시어로 16개의 마을 이라는 뜻이며, 주요수출품으로는 아삼차, 면, 쌀 등이 있습니다. 무굴 왕조 때 벵골의 지방 영주가 영국 동인도회사에 치타공을 양도 했고, 그 때 당시에 영국이 물자 수탈을 위해 항구를 짓게 되었습니다. 이 항구가 지금 치타공 항구의 전신이 되었던 것이죠. 치타공 항구는 우리나라의 부산처럼 현재 방글라데시 제 1의 항구입니다. 


또한 중국의 ‘진주 목걸이 전략’ 으로 인해 컨테이너 기지로 개발 중에 있습니다. 진주 목걸이 전략이란 인도양 연안 국가에 항구와 기지를 개발하는 한편 이를 교두보로 중국 본토로 향하는 도로를 개설하자는 것인데요. 스리랑카의 남쪽 연안에는 연료기지, 방글라데시 치타공 항구에는 대규모 해군력과 상선들이 접안할 수 있는 컨테이너 기지를 건설 중입니다.



※ 치타공의 아픔


제가 왜 초반부터 계속 치타공 항구에 아픔이 있다고 말했을까요? 그 이유는 바로 치타공 항구에 제 3세계 가난한 노동자의 위대하고 가슴 아픈 사연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림 2.  치타공 연안의 폐선들



그 아픔은 위성사진의 가운데 배들과 연관이 깊습니다. 배들이 왜 이렇게 붙어 있냐고요? 바로 저 배들이 ‘폐선’ 이기 때문이죠. 폐선이란 더 이상 배의 본질인 항해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수명을 다 한 폐기해야 할 배를 의미합니다. 바로 이런 배들을 의미하죠.



그림 3. 폐선의 모습(출처 구글 이미지)


  

이러한 폐선들은 철이 나지 않는 방글라데시에겐 엄청난 자원이 되고 있습니다. 폐선을 분해하면 엄청나게 많은 철들이 나오기 때문이죠. 방글라데시는 약 80%의 철을 이곳에서 조달합니다. 치타공 항구는 폐선들의 주차장이라 불릴 정도로 전 세계의 약 50%의 폐선들이 집합해 있습니다. 이 폐선들은 1960년대부터 치타공으로 들어 왔는데요. 그 계기를 ‘아이언 크로우즈’ 라는 KBS에서 만든 다큐멘터리에 나온 내용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내가 이야기 하나 들려줄게. 1960년대에 큰 태풍이 있었어. 태풍이 지나가고 아침에 보니까 바닷가 근처에 배 한 척이 좌초해 있는 거야. 해변 가까이 떠내려 왔지. 수천 명의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러 나왔어. 그걸 보면서 사람들이 생각했지. ‘이 안에 귀신이 있나? 악마가 있나?’ 그러다가 ‘함께 잘라서 쓰자’ 라고 결정했어. 도구들을 가지고 해체하기 시작했지. 그때부터 방글라데시에서 배를 자르기 시작 한 거야. 지금은 30여개 사업장에서 2만여 명이 일하고 있어. 배가 왔으니까 수많은 사람들이 굶주리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거야. 배는 ‘알라가 보내준 선물’이야 그래서 나는 바다를 사랑해.”



그림 4. 다큐멘터리 아이언 크로우즈(출처 KBS)



다큐멘터리는 치타공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과 아픔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석면과 유해가스로 가득 찬 작업장에서 아무런 안전장비도 없이 수만t의 철 덩어리와 씨름하고 있습니다. 폐선 해체는 모두 노동자들의 맨손으로 이뤄지는데요, 거대한 철 덩어리 속의 폐유를 태우는 일은 늘 폭발 위험이 있고 철판을 절단하거나 옮기는 일은 추락과 압사사고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다큐멘터리를 보면 영상 중간에 철판이 사람 바로 앞에 떨어지는 아찔한 장면이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하루에 2달러 정도 밖에 받지 못합니다. 한 달 고작 6만 원정도인 셈이죠. 더욱 가슴이 아픈 것은 노동자들 중에는 12살짜리 꼬마 등 어린 아이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노동자들은 대개 세계적인 홍수지역인 방글라데시 북부에서 왔고 그곳은 더 가난해서 일거리가 없기 때문에 치타공을 알라신의 가호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목숨을 담보로 하루 종일 일을 해서 번 2달러... 방글라데시인 들에게 치타공은 성지이자 삶의 터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왜 제목을 2달러의 아픔을 간직한 항구라고 표현했는지 아시 겠나요? 하지만 이러한 노동자들에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 노동자들의 새로운 희망 ‘치타공 심해항구 개발 계획’


현재 치타공은 엄청난 개발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치타공은 우리 인천항과 같이 조수 간만의 차이가 엄청나게 높은 지역입니다. 약 조수간만의 차로 깊이가 9.12m에 불과해 대형선박 접안이 불가하고 있는 상태죠. 이에 따라 방글라데시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을 통해 바지선을 이용 수출입을 환적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치타공은 매년 물동량이 증가 추세에 있고, 특히 2006년에는 5억 톤의 물동량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점점 늘어나는 물동량을 보조하고 인프라를 확장하기 위해 방글라데시는 치타공 2050년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개발비용이 부족해 진행률이 미진하지만 비용만 충당이 된다면 엄청나게 규모가 큰 사업임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개발은 엄청난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 인력은 하루에 2달러를 받고 폐선 해체 작업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로 보충을 할 수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더 나은 근무조건과 환경에서 건실한 작업을 할 수 있겠죠. 


지금까지 치타공 항구에 대해서 소개를 해 드렸는데요. 정리하자면 치타공 항은 방글라데시의 가장 큰 항구이고, 세계 폐선들의 집합장입니다. 이 폐선 해체 작업으로 방글라데시의 철 필요량의 80%를 보충하고 있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뒤따르고 있는 실정이죠. 하지만 물동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인프라와 항구를 확장해야 되고 이 개발 인력으로 노동자들이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를 보고 혹시 치타공 항구과 제 3세계 노동자들의 힘겨운 삶에 대해 관심이 생기신다면 ‘KBS – 아이언 크로우즈’ 라는 다큐멘터리를 추천해 주면서 이 기사를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