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코로나19, 마음의 안정을 찾을 때
지난 달 박성기의 “걷는 자의 기쁨”을 소개하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피로감을 이야기했다. ‘여행은 걸으면서 하는 독서,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라는 말에 딱 어울리는 책이라고 했던 바, 이번 달에는 ‘앉아서 하는 정신 여행’에 안성맞춤인 책으로 양창순 박사의 “명리심리학”을 애써 골랐다.
‘모든 게 마음 먹기 달렸어. 비상하리라 나 바라는 대로…’ 한때 인기 절정이었던 노래그룹 거북이의 대표곡 ‘빙고’의 핵심 메시지가 담긴 구절이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는 불교 화엄경의 주제인데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낸다’는 뜻이다. ‘모든 게 마음 먹기 달렸어’와 같은 말이다. 신라 고승 원효가 깨달음을 얻기 위해 당나라로 가던 중 무덤에서 잠을 자다 새벽에 목이 말라 바가지에 고인 물을 마셨는데 아침에 그 바가지가 해골인 것을 보고 배가 아파 뒹굴다가 일체유심조를 깨달았다는 설화로도 유명하다. 바가지로 알았을 때는 아프지 않던 배가 해골이라고 아는 순간 아프다는 것은 물체가 아닌 마음(정신)이 문제인 것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신경과 전문의 양창순의 “명리심리학”의 요체가 일체유심조다. 이는 ‘나의 천적은 바로 나였다’는 각성에서 얻을 수 있는 바, 사는 것이 내 마음 같지 않을 때 마음을 다스릴 값진 방법론이다. 저자가 서양 정신의학에 일부러 동양철학의 진수인 사주명리학, 사주팔자(四柱八字), 주역을 공부해 접목시킨 이유는 인간을 이해하고 삶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데 서양의학만으로는 한계를 느껴서였다. 박사는 사주명리를 공부할수록 그 이론의 정교함에 놀란 바, ‘성격이 곧 운명’임을 깨달았다. 알고 보니 주역은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온갖 문제에 대처하는 해법과 지혜가 가득한 학문이었다.
동서양을 접목한 결과, 저자는 ‘타고난 사주는 못 바꿔도 팔자는 바꿀 수 있다’고 하는, 아주 중요한 사실을 알아냈다. 그 첫째 비결은 불굴의 노력이다. 하늘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법이다. 저자는 실제 임상에서 안 좋은 사주를 갖고 있어도 노력으로 큰 성취를 이루거나 그 반대인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둘째는 심상, 즉 내 마음의 흐름과 그 영향을 살피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사주를 타고나도 그것을 갈고 닦으려는 심상을 지니지 않으면 좋은 사주는 운을 다 발휘하지 못한다.
‘나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안 된다. 미래를 불안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당장 몸이 차지고 경직된다. 반대로 미래를 낙관하고 긍정하는 사람은 몸 또한 가뿐해진다. 유유상종, 좋은 내가 좋은 당신을 부른다. 고로 ‘습관적으로’ 부정적인 사람은 멀리 하는 것이 나에게 이롭다. 몇 달 전 소개했던 교육공학박사이자 지식생태학자 유영만의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가 만나지 말라는 바로 그 사람이다.
주역과 힌두교 경전을 ‘점이나 친다, 소나 숭배한다’는 이유로 무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3천년 넘게 축적돼온 인류의 지혜가 그 안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저자 양창순 박사 또한 동양의 명리학과 서양의 정신의학이 결합하면 나의 인간관계 패턴에 대해 좀 더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자신의 삶은 자기 스스로 디자인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콤플렉스가 내 운명에 미쳐온 영향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산다는 것은 결국 나만의 집을 짓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이 날 이해해주지 않아 고통’인 사람에게 저자는 ‘다들 바빠서 당신을 이해해 줄 시간이 없다. 남에 대해 분노하고 원망할 시간에 당신의 마음을 보살피라’고 충고한다.
“명리심리학”과 관계 없는 말이기는 한데 세계적 성공을 거둔 동양의 한 기업가가 그 비결을 묻자 다음과 같이 대답 했다고 한다.
“나는 하루에 수백 번 ‘나는 운이 좋다’고 말을 합니다. 그랬더니 항상 운이 좋습니다.”
또 필자가 듣기에 주역에는 팔자를 고치는 3가지 비결이 들어있다고 한다. 독서, 사색(기도나 성찰), 적선(積善)이 그것이다.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착한 일을 많이 하면 반드시 복이 찾아온다)이 주역의 64괘 안에 엄연하게 들어있으므로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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