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하려거든 노는 물을 바꾸세요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 (유영만 지음, 나무생각 출판사 펴냄)
텔레마케터, 고객상담원, 민원실, 판매원 등 고객만족을 위해 ‘감정노동’을 하는 사람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철저하게 자신의 감정을 통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화를 계속 참는 것은 스트레스를 쌓는 일이라 이를 풀어주지 않으면 큰일 난다. 화병이 생기는 것이다. 이를 피하기 위해 누군가에게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 하는 것은 필수다. 대상은 주로 가족이거나 아주 가까운 친구, 직장 동료일 경우가 많다.
문제는 그 사람의 하소연을 들어줘야 하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말을 들어주는 경청(敬聽)을 매우 쉽게 생각한다. 그냥 가만히 앉아 들어주기만 하면 되는 일이라 생각을 해서다. 그러나 말을 들어준다는 것은 말하는 사람과 공감하며 맞장구 쳐주는 일이다. ‘가장 훌륭한 상담가는 화가 나 찾아온 사람에겐 당사자보다 더 크게 화를 내주고, 슬퍼서 찾아온 사람보다 더 슬퍼해주는 사람’이다. 그게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에 리더십을 이야기할 때마다 ‘경청’이 단골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만날 때마다 ‘불평, 불만, 억울한 일, 화나는 일, 슬픈 일, 부정적인 말, 비관적인 말, 남에 대한 험담, 뻔한 거짓말’ 등을 늘어놓는다면 그것을 들어야 하는 사람의 입장은 어떨까? 말하는 사람의 감정이 듣는 사람에게 전이되기 때문에 고통스럽다. 만약 가족처럼 뗄 수 없는 인연으로 엮인 사이라면 말하는 사람의 고통을 나누고 격려하기 위해 인내하며 경청할 수도 있고, 또 그렇게 해야겠지만 그런 관계도 아닌 사이라면 말을 들어줘야 하는 사람이 언젠가 떠나게 될 확률이 높다. 그렇다 해도 이를 비난할 수 없는 것이 인간 본연의 심성은 부정적인 말을 듣기 싫은 쪽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내게 도움이 안 되므로!
“나는 곧 내가 만나는 사람입니다. 내가 만나는 사람이 나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나를 바꾸려면 내가 만나는 사람을 바꿔야 합니다. 어떤 만남은 나를 성장시키고 큰 즐거움을 주지만 어떤 만남은 쓸쓸함과 깊은 좌절을 안겨줍니다. 만나면 안 되는 ‘이런 사람’은 나도 ‘이런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사람을 보고 비난하기 전에 나도 이런 사람이 아닌지 뒤돌아 볼 때 나와 너는 ‘좋은 사이’가 됩니다”
이게 저자의 첫마디인데 옛 선현들이 유유상종(類類相從), 근묵자흑 근주자적(近墨者黑 近朱者赤)이란 금언으로 이미 우리에게 ‘같이 노는 물의 중요함’을 경계했던 것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럼 저자가 성찰한 ‘같이 놀지 말아야 할 사람, 같이 놀면 좋은 사람’은 주로 어떤 사람들일까? 책에 있는 몇 사람만 들어보겠다.
<귀 막힌 사람> 만나자 마자 따발총 쏘듯 자기 이야기 하기에만 바쁜 사람이다. 상대방이나 다른 사람이 말 좀 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내 말을 하려면 남 말도 들을 줄 알아야 하는데 그런 배려 없이 ‘마이크를 독점’하는 사람은 결국 환영 받지 못한다. 그리고 세상은 입담의 달인보다 귀 기울여 경청하는 달인이 이끌어 간다. 한 입으로 한 가지를 말할 때 두 귀로 두 가지를 들어야 하는 것이다.
<단점만 지적하느라 장점을 볼 시간이 없는 사람> 남에게 충고 함부로 하는 것 절대 아니다. “내 말 기분 나쁘게 듣지 말라”며 하는 말은 백 프로 기분 나쁜 말이다. 기분 나쁜 말 들은 사람 기분은 나빠진다. 겉으로는 ‘충고해줘서 고맙다’고 하지만 뒤돌아서면 그 사람과 관계가 서먹해진다. 특히 상대의 약점을 모집지 말아야 한다. ‘모집다’는 상대의 아픈 곳을 핀셋으로 집어내 바늘로 콕 찌르는 행동을 말한다. 그런 충고를 하기 전에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지 먼저 살필 일이다. 누구나 자신의 장점과 경쟁력을 먼저 평가하고 치켜세워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이롭기 때문이다.
<365일 과시형> ‘자랑질’이 도를 넘는 사람이다. 자기과시는 상대를 무시할 때 더욱 빛난다. 자기과시에 빠진 사람은 상대가 자신의 이야기를 무조건 들어줘야 한다는 생각을 품고 있다. 상대는 나보다 못난 사람이므로 자신에게서 배울 점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시가 지나치면 무시를 당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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