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파랗게 젊은 게 한밑천


“청년장사꾼”


김윤규와 청년장사꾼 지음ㅣ다산북스





‘최보기의 책보기’를 시작하자 마자 소개했던 책이 이기훈의 ‘장사는 과학이다-백년가게 만들기’였다. 퇴직 이후 혹시 장사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목숨을 걸어야 성공할 것’이란 경험을 담은 책이었다. 철저한 준비를 하되 너무 오래 검토하다 지쳐서 대충 결정해버리는 ‘검토피로’를 경계하라는 가르침이 주였다. 당시 유통 트랜드 컨설턴트였던 김영호 씨의 ‘세계의 도시에서 장사를 배우다’를 함께 읽으면 더욱 좋겠다고도 했었다. 그리고 다시 ‘장사’로 돌아왔다. 다만, 이번에는 퇴직 이후가 아니라 사회 초년생인 청년의 장사를 위한 책인 것이 그때와 다르다.


어른들이 가끔 ‘이것도 저것도 아닐 바에는 차라리 장사가 빠르다’는 말을 하곤 한다. 주로 청년들에게 하는 말인데 막연히 허송세월을 하거나 뚜렷한 비전이 없는 직장에 무심코 다니는 것보다 일찌감치 장사를 시작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나을 수’ 있다는 경험에서 나오는 말이다. 50대 중반에 이른 필자 역시 주위의 친구들을 봐도 저 말이 꼭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을 수 있다’는 말의 ‘수’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백 개의 가게가 문을 열면 결국 세 개 남는다’고 할 만큼 장사로 성공한다는 것이 만만치는 않다. 필자의 친구와 선후배들 중에도 청년시절부터 아예 장사 (또는 사업)에 뛰어들었거나 직장에 10여 년 다니다 퇴직한 후 시작한 친구들이 꽤 있다. (장사와 사업의 구분이 애매한데 필자는 편의상 자영업 수준을 장사, 회사를 꾸리는 것을 사업이라고 하겠다). 당연히 그 중에는 크게 성공한 사람, 적당히 성공한 사람이 있는 반면 실패해서 피곤한 인생을 사는 사람도 없는 게 아니다. 크게 성공했거나 실패하지 않은 사람들, 재기에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예외 없이 ‘자신이 전공한 분야에 한 우물을 파되 목숨을 걸듯이 성실하게 뛴’ 경우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장사와 사업에 성공한 사람들에게 그 비결을 물으면 하나같이 ‘기칠운삼(노력 70%, 운 30%)’이 아니라 ‘운칠복삼(운 70%, 복 30%)’이라고 말한다. ‘운과 때’를 만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럼 열심히 해도 운과 때를 만나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려우니 장사를 시작하지 말아야 할 것인가? 천만의 말씀이다. 기회는 눈 먼 소경이 아니다. 그는 늘 부지런한 사람만 쫓아다닌다. 또 기회는 꽁지 없는 화살 같아서 올 때 잡아야지 지나가버리면 뒤에서 쫓아가봐야 잡히지 않는다. ‘운과 때’를 만나 성공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목숨 걸고 열심히 하는 것이다. 그래야 어느 순간 운과 때의 기회가 오면 그걸 낚아챔으로써 성공하게 되는 것이다.


비록 개인적 문제로 실패와 성공이 점철되긴 하지만 시중에는 ‘총각네야채가게’나 ‘봉구스밥버거’처럼 남다른 노력과 발상으로 사업을 키운 성공 스토리가 적지 않다. 그 중에는 지금 한참 관심을 받고 있는 ‘청년장사꾼’ 일당(?)들이 있다. ‘청년장사꾼’은 일찌감치 장사에 뜻을 모은 청년들이 모여 만든 회사다. 그 시작은 인도로 떠난 배낭여행에서 우연히 4번이나 마주쳤던 것이 인연이 됐던 두 명의 청년, 김윤규, 김연석과 또 다른 청년 한 명의 의기투합이었다. 2012년 1월 아무것도 없이 노점에서 시작했던 3명의 청년장사꾼은 2014년 12월 현재 서울에 13개 매장을 내고 연매출 20억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했다. 처음에는 다섯 명이 시작했지만 직원이 36명이 됐다. 평균나이는 25세. 이들은 장사만 했던 것이 아니다. 청년창업, 자립을 돕는 교육으로 장사판의 변동까지 획책(?)했다.


이들이 몸으로 털어놓는 성공비결은 ‘청년장사꾼’에 아주 자세하게 다 들어있다. 2018년 10월 현재 ‘청년장사꾼’의 정확한 사업규모, 성장의 척도를 알 수는 없지만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보면 여전히 그들의 왕성한 장사와 활동은 진행 중임이 금방 확인된다. 사실, 이들 청년장사꾼들의 대표주자인 김윤규, 김연석은 이미 여기저기 강연에 불려다닐 만큼 유명인사가 돼있다. 김윤규 대표가 창업을 결심했을 때 굳게 먹은 마음은 다음과 같다.


“내 갈 길 정했으니 스스로 감동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