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만공사 최보기의 책보기 01-회장님의 글쓰기

소통의 핵심은 상대를 설득하는 것이다


강원국 지음 『회장님의 글쓰기』

 


바야흐로 ‘글쓰기’가 대세가 되었다. 카스, 페이스북, 트위터 덕분에 시인, 소설가, 수필가, 기자 등 글쟁이들이 부활했다. 그들의 화려한 글발이 장삼이사가 뒤섞인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단연 돋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어떤 시점에 어떤 글을 써야 펜들에게 먹히는 지’를 정확히 꿰뚫는다. 펜들의 심리를 읽는다는 말인데 상대방을 설득하는 글을 쓰는데 이골이 난 사람들이라 그래 보인다.

인터넷 카페, 블로그에서 SNS까지 어디를 둘러봐도 글쓰기를 않고서 소통할 수 있는 곳은 없다. 단 몇 단어를 끼적대더라도 주어, 동사, 목적어가 실재하는 글쓰기를 해야 한다. 그렇다 보니 글쓰기가 안 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SNS활동에서도 뒤쳐질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입 논술, 취업용 자기소개서, 신입사원의 기획서까지 언급하면서 글쓰기를 강조하는 것은 사족이다. 조직인으로서 ‘글쓰기’가 안 되는 사람의 경쟁력이나 고충은 말할 필요조차 없는 것이다.

강원국 저자가 쓴 『회장님의 글쓰기』는 조직의 ‘상사’를 상징하는 ‘회장’과 통하는, 그를 설득하는, 그가 나를 마음에 들어 하도록 하는 글쓰기와 말하기 더 나아가서는 처세하기를 폭넓게 다룬 책이다.


장미다방 아가씨가 고스톱을 잘 치는 비결은?

‘장미다방’ 아가씨는 고스톱을 기막히게 잘 친다. 과연 그녀의 머리가 좋아서일까? 아니다. 노상 화투만 치면서 겪는 부단한 시행착오가 낳은 경험의 축적일 뿐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자주 가지고 놀아야 느는 것이 글쓰기다. 딱 써 본 만큼 느는 것이 글쓰기다.

그렇다고 무작정 써대는 것이 가능할까? 불가능하다. 마른 수건은 아무리 짜도 물이 나오지 않는다. 글쓰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대략 네 가지가 필요하다. 많이 읽기, 생각하기, 관찰하기, 써보기다. 소설 『칼의 노래』로 유명한 김훈이 쓴 기행문집 『자전거 여행』에는 수련이 하룻동안 피고 지는 과정을 보며 삶의 본질을 통찰하는 부분이 나온다. 그는 거기서 “수련을 알기 위해서는 하루 종일 수련을 들여다보는 숨 막히는 허송세월이 필요했다”고 고백한다. 글쓰기의 기본 자세를 간결히 표출한 것이다.


저자 강원국은 유쾌하다

저자 강원국은 이전에 쓴 『대통령의 글쓰기』로 이미 유명짜하게 필명을 얻은 사람이다. 그는 청와대에서 두 대통령의 연설문을 8년을 쓴 사람이다. 오비이락, 요즘의 뉴스를 보건 데 권력의 충돌이 드센 청와대에서 4년도 아닌 8년을 버틴 사람이라면 그의 소통능력, 처세술은 무조건 인정해야 할 것 같다. 그는 또 대우그룹을 포함해 여기저기 기업에서 사원에서 임원까지 직장생활도 경험했다. 재벌 그룹 회장님들의 글쓰기도 많이 했다.

그는 뒤늦게 등장한 SNS(페이스북)서도 상당한 명사인데 그가 쓰는 글이란 주로 아내와의 알콩달콩 해프닝이나 주변의 일상다반사들이다. 인기의 비결은 그것들을 간결한 유머로 다루는 것이다. SNS 사용자들의 심리를 정확히 꿰뚫은 절대고수의 능력이다.

그런 속성의 저자가 쓴 책이기에 『회장님의 글쓰기』는 일단 웃기다. 그리고 쉽다. 그리고 매우 현실적이다. 글쓰기의 기본 가락부터 상사의 마음에 들어가는 소통과 처세까지 그의 ‘구라’가 광폭의 스펙트럼으로 펼쳐진다.

그가 독자들에게 던지는 핵심 메시지 역시 상당히 재미있으면서 의미가 심장하다. 저자 왈 “조직에는 뛰는 놈, 그 위에 나는 놈, 그 위에 (끝까지) 붙어 있는 놈이 있다. 누가 뭐래도 붙어있는 놈이 최고다.”라고 단언한다. 이 책은 바로 그 ‘붙어있고 싶은 놈’을 위해 써진 책이다. 이 책의 부제목은 ‘상사의 마음을 사로잡는 90가지 계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