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인천항만그룹(Great Incheon Port Group) 제안


인천재능대학교 유통물류학과장 박창호

최근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 Free Trade Agreement)이 체결되면서 우리나라 서해안의 항만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중에서 수도권의 대표항만이자 개항의 역사가 가장 긴 인천항이 부각되고 있다.

유사 이래 한중간에는 3개의 대표 항로가 형성되어 있다.

가장 오래된 항로는 노철산수도항로(老鐵山水道航路)’인데, 한반도 서해안을 따라 북상하다가 요동반도의 끝단에서 노철산수도를 건너 산동반도의 봉래각(蓬萊閣)으로 상륙하는 항로로 고대로부터 형성된 공무역(公貿易) 경로이다. 지금도 연태시(煙臺市) 봉래각에 가면 당시 항구 모습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두 번째 항로는 황해횡단(黃海橫斷) 적산항로(赤山航路)’로 우리나라 옹진반도 장산곶에서 산동반도 적산으로 건너가는 항로이며, 신라 진흥왕(眞興王; 540-576) 시대에 개척된 한중간 최단거리 사무역(私貿易) 경로이다. 임당수의 재물이 된 심청전의 배경이 된 곳이다.

세 번째 경로는 동중국해사단항로(東中國海斜斷航路)’인데, 우리나라 목포에서 동중국의 강소성과 절강성 일원으로 연결되는 항로로서 6세기 이후 장보고에 의해 개척되어 고려시대에 남송과의 교역로로 이용되었다. 명주 비단이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주 경로로 해상실크로드였으며 신안 앞바다의 해류에 익숙하지 않았던 중국 상선들이 많이 침몰하여 신안 유물이 발견되는 곳이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이용되는 두 번째 항로의 거점항인 인천항은 우리나라의 대 중국 교역 중심이며 앞으로도 가장 많이 이용될 수밖에 없는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다.

인천항이 한중 FTA 하에 새로운 한중교역의 대표항만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려면 중국의 항만과 유사한 규모와 형태를 갖추어야 한다. 중국항만의 특성은 한 항만관리주체가 여러 개의 항만그룹(Port Group)을 관리하고 있어 방대한 항세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들면 상해항은 황포강유역의 항만들과 포동항 뿐만 아니라 절강성의 양산항 등 항만군(港灣群)을 이루고 있어 상해항의 관리주체인 SIPG(Shanghai International Port Group)는 이 항만들을 모두 관리하고 있다. 북중국의 청도항과 천진항, 대련항 등도 이와 유사한 규모와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 이에 대응하는 우리나라 항만도 그룹(Group)을 형성하고 지방해양항만청을 광역화해야 한다.

그러므로 인천항도 우선적으로 평택·당진항을 묶어 인천국제항만그룹(IIPG ; Incheon International Port Group)을 형성한 후에 대산항 등을 묶어 광역인천항만그룹(GIPG; Great Incheon Port Group)을 형성하고 이를 관리할 관청도 통합하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부산항 역시 우선적으로 마산항과 진해항 등을 묶어 부산국제항만그룹(BIPG)을 형성한 후에 울산항을 묶어 광역부산항만그룹(GBPG; Great Busan Port Group)을 형성하여야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지역의 항만들을 그룹화하고 지방해양항만청도 통합하여 광역화해야 한다.

지방분권을 주장하며 지방화 되었던 일본의 항만들이 국제경쟁에서 도태되어 고베항의 경우 세계 4위의 컨테이너항만에서 10년 만에 세계 20위권 밖으로 밀려나지 않았는가? 지금 일본 항만의 낮은 국제경쟁력은 항만을 그룹화, 광역화 하지 못한 결과라는 것은 이미 학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가 그 뒤를 따를 필요가 없다. 이제 우리나라는 과감하게 일제의 잔재를 털어내고 새로운 시대에 걸 맞는 체제로 변모해야 한다.

그래서 해양수산부의 2015년 최우선 과제를 원래 하나였다가 둘로 쪼개졌던 인천항과 평택·당진항을 원래대로 합쳐서 인천국제항만그룹을 형성하는 것으로 하는 게 어떨까?

또한 박근혜 대통령께서 통일은 대박이다라고 언급하며 지난 해 1018일 서울에서 열린 유라시아 국제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공식 주창하였고, 차기 대선 주자들을 포함한 대한민국의 많은 오피니언 리더들이 일제히 통일을 얘기 하고 있는 걸 봐서는 이제 통일을 대비하여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통일 한반도의 수도권 항만으로서 위상을 갖추려면 더더욱 인천항은 광역인천항만그룹(GIPG)을 형성해야할 것으로 사료된다


※ 전문필진의 칼럼은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로 IPA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