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수입유통항만 발전에 대비해야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양창호 교수


앞으로 한·중 FTA의 협상 진전 및 타결에 의해 인천항의 성장동력이 크게 증대될 수 있다. 이미 2009년 이후 교역액 기준으로 부산항을 추월해 대 중국 최대 교역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인천항으로써는 한·중 FTA가 체결될 경우 양국 간 교역 증대의 최대 수혜 항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우리의 관세율이 높은 식음료, 담배, 농산물, 경공업 소비재 등이 대량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인천항의 대 중국 수출입교역의 불균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11년 기준으로 전국 기준  대중국 수출입 물동량 중 수출, 수입 비중은 44.2%와 55.8%로 수입이 11.6%포인트 많은 상태이지만, 인천의 경우 수출, 수입 비중은 35.4%와 64.6%로 그 차이가 29.2% 포인트에 달한다. 한·중 FTA가 체결될 경우 중국제품의 수입이 일방적으로 늘어나 인천항의 수출, 수입 불균형은 더욱 심화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설명. 인천항을 거쳐 가는 중국항로의 대표적인 선사인 중국해운(China Shipping Line)의 선박 중 적재톤수가 가장 많은 CSCL-OSAKA 컨테이너 선박 /사진출처=야후 재팬 이미지)



수출을 통한 경제발전을 이루는 시기에 항만은 제조활동을 위한 원자재 공급 및 완제품의 반출을 담당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그러나 많은 제조설비들이 중국, 동남아 등 개도국으로 이전되면서 항만의 기능도 제조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성격에서 소비재화물의 수입항의 성격으로 변하게 된다. 현재의 일본의 항만들이 상류 중심의 수입유통항만으로 불리고 있는 까닭이다. 특히 인천항의 경우는 얼마간 항만배후부지에서의 제조활동을 위한 원자재공급 및 완제품 수출을 위한 항만의 성격을 가지게 되겠지만, 한·중 FTA를 계기로 중국화물을 중심으로 한 수입유통항만으로 변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재의 대부분이 수입에 의해 이루어지게 되고 항만도 수입유통항만의 성격으로 바뀌게 될 것이기 때문에 대형 유통물류센터가 항만 배후지에 입지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이 경우 인천항 배후 경제자유구역은 수도권을 향한 수입물류 유통단지의 최적지가 될 것이다. 인천의 송도와 영종, 청라 등 3대 경제자유구역들은 인천공항고속도로, 인천대교, 제2순환도로, 인천국제공항고속철도, 경인고속도로 등으로 연계된 교통의 요충지인데다가 인천항과 인천국제공항의 배후지라는 우수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유통업체인 롯데와 신세계가 차례로 송도와 청라 경제자유구역에 대규모 유통센터를 건설하기로 함에 따라 경제자유구역이 본격적인 수도권 유통물류단지로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은 갖추고 있는 셈이다.

   


(사진설명. 국제여객부두 및 배후부지 개발 조감도 /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



인천시의 입장에서 보면 수입유통항만이 될 경우 항만도시가 직접 수입유통의 중심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항만배후 유통물류단지를 활성화시킴으로써 더욱 직접적으로 고용 및 부가가치 창출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항만배후지가 상업과 유통을 거점이 되기 위해서는 경영자립이 중요한 관건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인천시는 물류효율화를 저해하고 비용을 상승시킬 수 있는 법적규제, 경제적 규제의 완화를 배제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인천항이 수입유통항만으로 성격이 바뀌어가는 것이 위기일수도, 기회일수도 있다.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변화를 감지하고, 미리 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