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에 대한 상식과 이해
김일석
필자는 1987년 조선업에 들어 서면서 여객선 분야에 발을 디딘 이후 줄곧 대형 조선소에서 크루즈선을 비롯한 여객선의 연구와 설계, 건조부문에 종사하면서, 일반인들 뿐 아니라 조선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조차도 크루즈선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하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대표적인 오해가 여객선을 구분할 때, 일반 정기여객선(Ferry, 페리)와 유람선(Cruise ship, 크루즈선)을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기자들 조차도 일반 정기 여객선을 ‘초호화 유람선’으로 표현하는 것은 물론, 대형 조선소의 홍보 자료들에서조차 이런 잘못된 명칭을 사용하여 일반인들이 오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즉, 페리선을 건조하고는 초호화유람선 건조라는 표현으로 보도를 해 왔던 점 등)
따라서, 선박의 종류를 정확하게 구분하여 오해가 없도록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러한 노력은 그다지 성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느낀다.
우선, 정기여객선(페리)는 일정한 항로에 투입이 되어 승객, 또는 승객과 화물을 운반하는 수송 수단으로써, 그 내부시설이 아무리 화려하고 편리성을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유람선(크루즈선)이 될 수는 없다. 지난 4월16일 침몰하여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는 세월호나 부산과 일본을 이어주는 부관페리, 제주도와 울릉도 등 도서지방에서 육지를 이어주는 정기 여객선들이 이에 속하며, 북구 발트해의 실야 라인(Silja Line), 바이킹 라인(Viking Line), 스테나 라인(Stena Line) 등도 역시 정기 여객선을 운항하는 대표적인 선사들이다. 특별히 승객만 수송하며 고속으로 운항을 하는 고속페리들이 있는가 하면, 반면에 승객과 화물, 특히 차량을 함께 운송하는 여객선이 있는데 이런 여객선을 카페리(Car-Ferry) 또는 로팍스(RoPax : Ro-Ro Passenger ship)이라고 부른다. 즉, 이번 참사의 주인공 세월호도 로팍스에 해당이 된다.
반면에, 유람선(크루즈선)은 정기 항로가 아니라 특정 지역이나 기간을 정하여 승객들이 선내에서 숙박을 하면서 각종 선내 시설을 이용하고 즐기면서 항해를 하도록 만들어진 선박이다. 선내 시설과 편의성에 따라 등급을 매기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영국의 벌리츠(Berlitz) 등급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절대적인 등급은 아니며, 운영하는 선사와 승객의 수준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크루즈선은 운영선사와 항해구역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작게는1만톤 급에서부터 22만톤 급에 이르기까지 그 크기와 내부 시설이 짧은 기간에 많은 발전을 이룩하였다. 대부분의 크루즈 선박은 유럽의 조선소에서 건조가 되었으며,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유일하게 크루즈선을 건조하였고,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단 한 척도 건조를 하지 못하고 있어 조선강국이라는 명칭이 무색해지고 있다.
크루즈선은 주로 중미의 캐리비언해(Caribbean Sea)와, 지중해 등에서 활발하게 운항을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불과 수 년 전부터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하는 아시아 크루즈와 북태평양 알래스카를 기항하는 크루즈선들이 기항(Port of Call)을 함으로써 본격적인 크루즈 관광시대를 맞이하였다.
또한 잠깐 들렀다 가는 기항지로서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출발지와 도착지로 활용되는 모항(Homeport)으로서의 역할도 그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점점 늘어나는 승객들과 이에 걸맞는 항만 시설 및 관광거리를 준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이제야 비로소 크루즈 문화가 시작되었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지만, 실상을 제대로 알고 올바르게 성장을 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한다면, 선진국만의 특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중요한 문화로서 컨텐츠를 창조해 낼 수 있다고 본다.
김일석
1960. 부산 생
1980~1987 대구계명대학교 미술대학 산업미술학과 졸업
1987.3 ~ 1989.12 보양거주구Eng. 근무 (여객선설계/시공, 자재 개발 담당)
1993.4 ~ 2007.10 삼성중공업(주) 근무 (선실설계/여객선 담당)
- Minoan Line / Norfolk Line 등 여객선 건조
2007.10 ~ 2013.11 STX조선해양(주) 근무 (서울R&D센터/크루즈선 연구 담당)
- 국책과제 (차세대 고부가가치선박의 인테리어개발) 주관기관 책임 역임.
현재 Freelance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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