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들락날락 인천항' 명예블로거 1기 아네모네입니다.

얼마전 우연히 인천관광공사가 추천하는 ‘걷고’ ‘읽고’ ‘맛보는’
특별한 3色여행에 대한 기사
보게 되었다.
그 곳은 바로 강화 나들길 ‘능묘 가는 길’과 ‘배다리 헌책방골목’, ‘소래포구어시장’ 이었다.
그 중 배다리헌책방골목이 눈에 들어왔다.
항상 새해가 되면 다짐하는 일. '더 많은 책을 읽고 시야를 넓히자'
실제로 나에게 책읽기는 많은 깨달음을 주곤 했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하고, 여유가 없다라는 이유로 책을 점점 멀리 하게 된 나.
다시 한번 책을 가까이 하고 싶었다.

다리는 인천 동구 금창동과 송현동, 창현동 일대를 이른다.
바닷물이 드나들던 수로에 밀물 때 들어오는 배가 묶여 있던 곳,
19세기 말 개항 후 서민들이 전쟁을 피해서 몰려든 곳이 배다리였다.
간단히 ‘배다리’의 뜻을 살펴보면 배를 댈 수 있는
다리가 놓여 있던 곳
이라고
하여 ‘배다리’라고 한다.
러 ․ 일 전쟁 이후 개항장에 주둔한 일본군을 피해 온 서민들이 이곳으로 몰렸다고 한다.
그렇게 맨 손으로 터를 일구고, 마을을 만든 서민들의 시름이 아직도 남아있는 곳이 배다리이다.
지금은 헌책방과 문화재로 지정된 초등학교인 창영초등학교가 남아있고
이곳을 지키려는 주민들과 예술가들의 합세로 또 하나의 볼거리인 ‘벽화거리’가 형성되어
지나는 여행객이 잠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하고 있다.
아마도 인천사람들이라고 하면 ‘배다리’라는 말을 들었을 때 지역적인 특색도 알고 있겠지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로 ‘헌책방’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이곳은 헌책방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다리헌책방골목은 동인천역과 도원역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도원역에서 내려 헌책방거리를 찾아가 보자.
제일 먼저 보게 된 것은 아름답게 칠해진 벽화거리였다.
문화와 예술의 거리답게 드문드문 칠해진 벽화들이 이정표가 되어
헌책방골목까지 우리를 이끌었다.



책방골목 초입에는 역사 속에 기록된 옛 인천 양조장을
개조해서 만든 문화 공간 ‘스페이스 빔’ 보였다.
배다리 골목에서 유명한 곳이 바로 이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인천미술계의 대안 미술공간으로 1995년부터 지역미술 연구모임으로 출발을 했다고 한다.
또한 단순히 작품발표를 위한 공간인 갤러리를 넘어
지역사회를 위한 구체적인 역할을 고민하는 곳이기도 하다.
‘스페이스 빔’ 앞에는 스페이스 빔을 사시사철 지키고 있는 깡통로봇이 서있는데
배다리골목의 마스코트 같아 보이기도 하다.




헌책방골목과 문화․예술 거리는
‘배다리 전통거리’라는 이름이 붙어 좀 더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스페이스 빔을 지나 보이는 헌책방들은 6.25전쟁 이후 폐허가 된 배다리에
손수레 책방이 모이면서 형성이 되었다고 한다.
한 때 50여 개가 넘던 헌책방은 현재 그 수가 확 줄어서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이었다.
새롭게 시대에 맞춰 다 기능의 복합 문화서점이 들어선 것까지 따져 봐도
5~6곳 정도 밖에 남아있지 않은 헌책방은 역사의 숨결만큼이나
그 특유의 책 냄새가 거리에 묻어남을 느끼게 했다.
또한 헌책방에 들어선 순간 옛 난로의 향과 함께
마음이 포근해지는 고향의 품안에 들어온 느낌까지 들었다.

 



러 책들을 살펴보면서 가장 마음에 들어온 책은 철학을 주제로 한 책들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철학적 사고를 통해 삶의 문제에 대한 성찰에 관한 책이
앞서 걱정 해온 문제들에 대하여 마음을 다잡게 해주었다.
여러 가지 책들을 살펴보며 나보다 더 나이를 먹어 누렇게 변한 책들을 보고 있자니
급속도로 변해가는 세상과는 반대로 그 순간의 역사를 지닌 문화 안에 들어와 있는 느낌까지 든다.
마음을 움직인 책 한권을 사가지고 나오는 그 기분은 다시금 새로운 출발을 하는 기분과 같다.
많은 사람들이 엄마와 같이 포근한 추억이 필요할 때, 천천히 가고자 할 때,
배다리헌책방골목을 찾아보기를 권하고 싶다.




* 배다리 찾아가기(동인천역 4번출구 오른쪽 300m 가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