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가까운 곳에서 중국의 정취를 느끼기 위해 인천 차이나타운을 찾고 있다.
매해 봄마다 '중국의 날' 축제가 열려 화교의 생활공간을 넘은
문화교류지로 자리매김한 지는 벌써 십 년(2011년 5월 기준)이 넘었다.
황해권 최고 항만인 인천항을 통한 한국과 중국의 교류가
이미 오랜 역사가 된만큼 관광지의 역할
은 물론이고,
문학이나 영화 등 예술작품 속 배경으로 속속 스며드는 것은 당연한 일.
6.25전쟁 직후의 차이나타운이 지금과는 어떻게 달랐을지
역사적 궁금증을 돋우는 오정희의 단편소설 「중국인 거리」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최근 한국영화 촬영지로 손색없는 그곳은 바로 차이나타운이다.





중국식 전통입구인 패루(牌樓)에서부터 조명이 은은한 색을 바꾸며 이목을 끌었다.
겨울밤에 찾은 차이나타운은 붉은색이 도드라져 보일 수밖에 없었다.
영화 <아저씨(2010)>에 잠시잠깐 등장하는 차이나타운의 모습이나
<황해(2010)>의 막바지에 주요 혈투무대가 되는 인천항 부둣가는
브로커들이 넘실대는 음지의 공간으로 형상된다.
붉은색이 아름다운 건 어두운 밤이 있기 때문이고,
한국형 범죄스릴러 영화가 나날이 발전하는 건 아끼지 않고 몸을 내주는 인천이 있기 때문 아닐까?





흑룡의 해, 2012년 1월 1일인 때문인지 눈에 들어오는 용의 모습들!
중식당이 즐비한 탓에 화려하지 않은 곳이 없다.
업소의 입구마다 중국을 상징하는 것으로 잔뜩 치장되어 있고.




뿐만 아니라 거리에도 온통 붉은색 투성이다.




밤거리는 고요했다.
저녁 9시경에 이르자 식당들이 문을 닫기 시작하는데
아직 식전이었던 애송이는 발 빠르게 움직여 자리를 잡았다.
메인 삼거리에서 모퉁이에 위치한 한 곳만이 굶주린 우리를 받아주었는데!




금세 1인분에 8,000원인 쟁반자장이 풍족한 해물과 함께 식탁에 올려졌다.
생활화된 중국인들의 차(茶)식습관에 맞춰 보이차가 나온다.
맛있긴 하지만 자장을 먹은 후에 입안에 남는
춘장의 비린 향을 말끔히 지워주는 향긋한 보이차가 최고!




중국인 백화점이라는 간판을 크게 걸고 있는 기념품점.
보이차라도 사가고 싶었으나 포만감에 눈이 멀어 찾지 못하고 그냥 나오는 길,
입구에 세워진 중국 도자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지금은 세계시장에서 밀려났지만 옛 시대에는 유일하게 도자기술을 보유한 나라 중국이었다.
특히나 청자는 유럽과 일본이 탐냈을 정도의 위상을 가지고 있었다.




부른 배를 마저 꺼뜨리기 위해 자유공원 쪽으로 향했다.
볼거리가 많은 차이나타운을 안내하는 팻말이 삼거리에 친절하게 세워져 있다.
자유공원은 좌측으로 꺾으면 바로 그 계단이 보인다.




근처 지역주민에게도 산책로로 각광받을 예감 200%.
색색의 조명이 어두운 길을 아름답게 밝히고 있다.




길에는 꽃에서 딴 이름이 붙여져 있어 가지만 앙상한 겨울이 아니라
봄, 여름, 가을에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을 샘솟게 한다.



길 끝에는 차량도 어렵지 않게 드나들 수 있는 도로가 닦여져 있다.
조명은 계속해서 색을 바꾸며 겨울 산책을 심심하지 않게 가꿔주었고,





곳곳에는 아기자기한 중국의 모습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짧은 시간 안에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가까운 인천 차이나타운으로 떠나보자.
도심 속에 이색적인 야경을 담는 출사의 맛이 바로 여기 있다!
차이나타운을 배경으로 한 영화의 실제 무대를 눈으로 확인하는 묘미도 함께.
한국 인천항에서 중국으로 오가는 선박이 하루 10대 이상 있다니,
실제 여행을 떠나기 전 문화를 겪어보는 답사로도 아쉬울 게 없겠다.





바로 1호선 인천역에서 길 한 번 건너면 우리의 발 닿을 곳에 위치해 있는 차이나타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