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인천시민의 숙원사업이던 인천신항만이 드디어 개장한다. 부두 운영사인 선광은 오는 6월, 컨테이너 전용부두인 B터미널 부두 800m 중에 410m 부두공사를 완료하여 우선 개장한다. ㈜한진이 운영할 A터미널 부두 800m는 내년 상반기에 개장할 예정이다. 그리고 2020년까지 C⋅D 터미널 부두도 건설한다. 인천항에 총 2조5000억 원을 투입하는 대역사가 시작된 거다. 이제 8천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 분)급 컨테이너 선박이 수시로 입⋅출항할 수 있는 외항시대가 열렸고, 명실상부 동북아의 중심항만으로 발돋움할 기반이 만들어졌다.





인천시민의 염원이 일궈낸 신항만 개장은 어찌 보면 숙명이다. 서울 등 수도권을 배후에 둔 인천항은 중국과 마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남북 경제협력의 교두보이기도 하다. 지경학적으로 동북아 중심항만의 역할을 부여받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적인 정치상황이 지금에 이르게 했다. 중앙정부와 정치권의 Two-Port정책(부산⋅광양항만 집중 개발하는 정책)으로 인천항 개발은 늘 후순위로 밀렸던 게 사실이다. 우여곡절 끝에 개장하는 신항만이기에 그 의미를 되새겨 봐야한다. 그리고 인천항 발전을 위해 인천항만공사와 인천시민들은 무엇을 할 것인지 토론의 장도 열 때다.


# 인천홀대의 가늠자, 인천신항만 건설


‘인천신항만 조기건설’ 문제는 중앙정부와 정치권이 인천항과 인천시민을 홀대하는지 그렇지 않는지를 가늠하는 상징적인 잣대가 돼버렸다. 과거의 영화는 둘째 치고, 임해공업지역이자 수도권의 관문 역할을 해오던 인천항이 어느 순간 더 이상의 정부 재정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 항만으로 전락했다. Two-Port정책을 위해 고속도로와 철도를 놓아 수도권의 물동량을 실어 나르기 시작했고, 실어 나를 명분을 쌓기 위해 고속도로와 철도를 놓았다. 한데 이제 와서 보니 심각한 물류왜곡 현상이 나타났단다. 온실가스 등 기후변화대응도 필요하단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중앙정부와 정치권의 정책에서 비롯된 거다. 그렇다고 정책전환을 고민하는 것 같진 않다.





2000년대 초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은 ‘인천항 살리기 시민연대’를 결성했다. 정부의 형평성 있는 항만정책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당시 날로 증가하는 대중국 교역의 중심에 서 있던 인천항이 상응하는 성장을 구가하지 못했다. 타 항만이 컨테이너항으로 발전하고 있었지만 인천항은 정부의 부정적 입장 때문에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어찌 보면 물동량을 창출할 창구 자체를 차단당한 것이다. 또한 외항의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그만한 규모의 물동량이 없다는 이유로 인천시민의 신항만 조기건설 요구는 늘 뒷전이었다. 결국 인천항이 지경학적인 제반 여건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편향된 정부정책으로 인해 물동량 창출을 위한 창구 및 기반 구축에서 늘 소외돼 왔던 것이다.



# 물동량 창출이 관건, 제2의 항로개설운동 절실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본격적으로 인천~중국 항만 간 정기컨테이너항로 개설운동을 펼쳤다. 드디어 인천항에 컨테이너항로가 개설됐고 20%대의 물동량 증가로 이어졌다. 당시 부산⋅광양항은 제자리걸음이었다. 남북 간 경제협력이 활발해지자 정부의 전국항만물동량예측에 인천항을 통한 남북 물동량도 감안해야했다.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자 중앙정부와 정치권은 인천신항만 건설을 더 이상 미룰 명분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이게 끝은 아니었다. 선박의 대형화 추세에 발맞춰 신항만 수심도 –16m 이상 증심을 해야 하지만 또다시 반대에 부딪혔다. 지역사회가 똘똘 뭉쳐 어렵사리 증심 예산을 확보했다. 지금도 견제와 시샘은 여전하다.


인천항의 배후부지 조성 시 국비지원 비율이 25% 남짓인데 반해 광양항 100%, 부산항 50%, 평택항 75% 등이다. 임대료 경쟁력에서 한참 뒤진다. 게다가 수도권 규제까지 받고 있어 이중, 삼중의 족쇄를 차고 타 항과 경쟁해야하는 게 인천항이다. 하지만 인천시민들은 물동량 창출을 위해 제2의 항로개방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늘 그랬듯이 지역 패권적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것이다. 그래서 한⋅중 해운자유화는 반드시 이뤄져야한다. 그렇다면 설립 10주년을 맞는 인천항만공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자문하고 인천시민에게 답해야한다. 인천신항만 개장을 앞두고 있는 이때 인천시민과 함께 인천항 발전을 위한 제2의 항로개설운동을 전개해야한다. 인천신항만 완전 개장은 충분한 물동량 창출에서 비롯되기에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