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화 세계무역의 견인차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양창호 교수
2007년 5월 ‘포브스’지에서는 ‘20세기 후반 세계를 바꾼 15인’이란 기사에서 말콤 맥린(Malcolm P. Mclean)을 15인 중 한 사람으로 선정한 바 있다. 말콤 맥린은 컨테이너를 발명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오늘날 컨테이너의 구조와 쓰임새 그리고 운송시스템을 처음으로 개척한 운송사업자였다. 그는 부두의 크레인이 트럭의 트레일러 부분을 통째로 들어 올려 선박 위로 옮길 수만 있다면, 그리고 이 철제상자를 선박, 트럭, 기차에 자유롭게 실어 이동할 수 있다면 얼마나 효율적이겠느냐는 생각을 해내고, 이를 현실화한 개척자였다.
(컨테이너 혁명을 이끈 말콤 맥린)
스웨덴의 룬드대학에서 2013년 2월에 발행한 "세계 무역의 컨테이너 혁명의 영향 분석' 이란 논문에 따르면, 컨테이너화가 세계 무역증대에 미친 영향을 숫자로 분석해 볼 수가 있다. 컨테이너리제이션에 의해 1962년부터 5년간 국가간 무역은 무려 320%나 증가하였다. 그리고 이후 20년 동안에도 790%나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년간 양국간 상호무역협정에 따른 무역 증가율 45%나.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 등 다자간 무역협정에 따른 무역 증가율 285%보다 월등히 큰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이유는 비용과 시간의 단축에 의한 생산성 향상으로 볼 수 있다. 선적비용은 기존 방식에 의하면 톤당 5.83달러이었으나, 컨테이너 도입 후에는 톤당 0.16달러로 크게 절감되었다. 그리고 선적 생산성도 기존방식에 의하면 시간당 1.7톤에 불과했으나, 컨테이너 도입 후 시간당 30톤 이상 선적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선박의 항만체류시간이 줄어들면서 선박대형화, 항만대형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된 것이다. 결국 더욱 값싸게 대량으로 운송하고 하역할 수 있는 물류혁명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세계경제의 확대를 지탱해 온 컨테이너화가 이제 한계점에 도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컨테이너화가 크게 진전된 60-70년대에는 세계무역증가율에 비해 컨테이너물동량 증가율이 약 3배 이상에 달했으나, 그 비율이 80년대에 2배까지 떨어지더니, 현재는 1.5배정도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컨테이너 운송업종인 세계 정기선 해운이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큰 적자를 보면서 장기간 침체기를 맞고 있다. 초대형선화에 다른 선박과잉에 의한 침체란 측면이 없지는 않지만, 근본적으로는 선진국들의 컨테이너화물 수요 정체가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컨테이너화가 성숙기를 지난 것인지, 아니면 지금의 상황이 단순한 조정기로 향후 더욱 성장할 수 있을지, 큰 흐름에서 컨테이너 물류를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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