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GETHER/전문필진 칼럼

2020. 12. 30. 최보기의 책보기73_”거꾸로 선 나무” ‘나무가 거꾸로 서있다’는 것이 무슨 뜻일까부터 곰곰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거꾸로 선 나무’는 인도철학의 근본이다. ‘하늘에 뿌리를 박고 땅 위에 가지를 드리운 불멸의 우주, 아스바타(무화과 나무)’다. 한편으로는 이 책이 인도의 요가와 명상 기법을 전수하는 책이라고 생각하면, 사람이 두 팔을 짚고 머리를 땅에 댄 채 물구나무 서서 양 다리를 벌린 후 꼼짝 않고 명상과 호흡에 빠진 모습도 쉽게 상상이 된다. 평소 단전호흡이나 명상, 요가에 관심이 많았던 필자에게는 ‘그렇게 거꾸로 선 자세의 고요 속에 온 우주를 내 마음에 가두고 놀아보자’는 의미가 먼저 다가온다. 겨울로 접어들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 방역 때문에 초비상이 걸리고 있다. 전염병도 전염병이지만 동네 식당, 택시, 주점 등 소상공인, 자..
2020. 12. 2. 최보기의 책보기72_"1페이지 미술365" 2019년 5월 “빈센트 반 고흐 갤러리 북 시리즈”를 소개하면서 ‘고흐의 그림을 사랑하고, 알고, 보게 될 좋은 기회”라고 했었다. 는 그 책의 저자인 김영숙 미술사 전문가의 2020년 신간이자 인기작이다. ‘엥겔지수’는 가계 전체 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측정한 수치다. 독일 통계학자 엥겔이 이 수치를 조사했더니 저소득층일수록 지수가 상대적으로 높더라는 것이다. 학자의 연구가 아니더라도 당연한 이치다. 의식주 중 먹는 식(食)이야말로 생존을 위한 기본 중 기본인데 가난할수록 끼니를 잇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다. 내일 일용할 양식을 걱정해야 하는 집의 가장이 가족들과 고급식당에서 값비싼 요리를 먹고, 오페라 공연을 관람하는 일이란 비현실적이지 않겠는가. 육체적 생존과 건강을 위한..
2020. 10. 19. 최보기의 책보기71_"명사의 초대" 《명사의 초대》 저자인 인문학자 김경집 전 가톨릭 대학 교수는 《엄마 인문학》을 필두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명사(名士)다. 물론 이곳에도 《인문학은 밥이다》《고전, 어떻게 읽을까》《청소년을 위한 진로 인문학》 등 저서가 소개됐었다. 명사(名詞)는 ‘사물의 이름을 나타내는 품사’인데 보통명사, 고유명사, 추상명사 등이 있다. 동사(動詞)는 ‘사람이나 사물의 움직임’을 나타낸다. 명사가 고요히 머무르는 성찰이나 정지라면 동사는 박차고 나가는 행동이나 도전이다. 동사는 ‘거리의 인문학자’로 널리 알려진 또 다른 명사(名士) 최준영의 《동사의 삶》(2017. 푸른영토)에 제목으로 쓰였다. 최준영이 “동사의 삶은 척박한 현실을 비관하지 않아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는 삶이거든요”라고 말하듯이 지..
2020. 10. 5. 최보기의 책보기70_”사주명리 인문학” 팔자는 정해진 것이 아니라 개척하는 것 “ 사주명리 인문학 ” ( 김동완 지음 , 행성B 펴냄) 시절이 하 수상하다 보니 주역이나 사주명리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태어날 때 정해진 운명을 타고 난다는 사주팔자에 대해 들었던 몇 가지를 먼저 말해야겠다. 어떤 사람이 점쟁이에게 갔는데 모월 모시에 죽을 것이란 점괘가 나왔다. 그날이 닥치자 그 사람은 방안에 앉아 꼼짝 않고 버티었다. 그런데 점쟁이가 말했던 그 시간이 되자 천장에 매달아 두었던 물건이 떨어져 머리에 맞고 죽었다고 한다. 사람은 정해진 운명대로 살게 된다는 예정론이다. 또 어떤 사람이 점쟁이에게 가서 손금을 봤는데 재물선(財物線)이 짧아 가난하게 살겠다는 결과를 들었다. 이 사람이 집에 돌아와 칼로 손바닥을 그어 재물선을 길게 ..
2020. 8. 31. 최보기의 책보기69_"최고들의 이상한 과학책" 생각의 틀을 넓혀 주는 과학자들의 세계 “최고들의 이상한 과학책” (신규진 지음, 생각의길 펴냄) 인류 최초의 패러다임 쉬프트(대변혁)는 불의 발견이었다. 추측하건대 원시시대에 번개와 벼락으로 산불이 나거나 물체들의 우연하고 오랜 마찰이 일으키는 불을 겪으면서 인류의 먼 조상들은 불의 실체에 점점 가까워졌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이 아닌 신화의 세계에서 불은 신들의 전유물로서 인류를 포함해 그들이 창조한 피조물들은 불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이를 불쌍히 여겼던 프로메테우스가 신들의 제왕 제우스 몰래 불을 훔쳐다 인간에게 선물했고, 그는 그 벌로 카우카수스산 절벽에 묶인 채 독수리가 날마다 그의 간을 쪼아먹는 고통을 당해야 했다. 제우스는 불을 함부로 얻은 인간에게도 재앙을 내리기 위해 판도라라는 계략을 가..
2020. 7. 29. 공공부문의 사회적 가치 혁신, ‘국민 눈높이’에서 시작하자 저는 주로 공공영역의 혁신에 대해 고민하고 컨설팅을 하는 컨설턴트입니다. 이러한 저의 직업 탓에 최근 공공영역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사회적 가치 실현’, ‘혁신’, ‘적극행정’ 등의 용어가 제 개인적으로는 매우 반갑습니다. 제가 정부 부처나 공공기관 대상 혁신 컨설팅을 하고 새로운 사업, 제도, 과제를 제안했을 때 종종 마주하던 ‘좌절’을 해소해 줄 수 있겠다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정부 부처나 공공기관의 실무진들께 혁신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정책 및 사업 과제를 제안했을 때 많은 경우 보이는 반응이 ‘위원님, 그렇게 일하면 뭐합니까? 결국 감사나 받아요. 이거 누가 책임지나요?’입니다. 이러한 반응을 마주할 때 마다 한 명의 컨설턴트로서, 그리고 한 명의 국민으로서 커다란 좌절감을 느낍니다. 어쩌다 우..
2020. 7. 29. 공공부문의 사회적 가치 혁신, '유연성과 개방성'이 생명이다 지금은 코로나19(COVID19)의 시대입니다. 우리가 알지도 못하고 예상치도 못했던 바이러스가 우리 사회와 온 세계를 뒤덮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일상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에 우리 일상의 모습은 과거와는 매우 다를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실제로 최근만 살펴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대면 문화’, ‘집합 문화’가 익숙한 우리에게 언택(비대면)이 강요 되면서 상당 시간 ‘일단 멈춤’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일단 멈춤’입니다. 약 10년 전 정부는 혁신의 방향으로 ‘스마트 워크’를 내걸었습니다. ‘성과’라는 목적을 위해서 일하는 ‘방식’은 무엇이든 유연하게 생각하고 바꾸자고 하였습니다. 그 방식 중 상당 부분이 ‘비대면 회의’, ‘스마트 오피스’, ‘유연 근무..
2020. 7. 29. 최보기의 책보기68_”명리심리학” 공포의 코로나19, 마음의 안정을 찾을 때 지난 달 박성기의 “걷는 자의 기쁨”을 소개하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피로감을 이야기했다. ‘여행은 걸으면서 하는 독서,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라는 말에 딱 어울리는 책이라고 했던 바, 이번 달에는 ‘앉아서 하는 정신 여행’에 안성맞춤인 책으로 양창순 박사의 “명리심리학”을 애써 골랐다. ‘모든 게 마음 먹기 달렸어. 비상하리라 나 바라는 대로…’ 한때 인기 절정이었던 노래그룹 거북이의 대표곡 ‘빙고’의 핵심 메시지가 담긴 구절이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는 불교 화엄경의 주제인데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낸다’는 뜻이다. ‘모든 게 마음 먹기 달렸어’와 같은 말이다. 신라 고승 원효가 깨달음을 얻기 위해 당나라로 가던 중 무덤에서 잠을 자다 새벽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