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간파하면 성공처세가 보인다

“인생이 풀리는 만능 생활 수학” (크리스티안 헤세 지음, 강희진 옮김, 해나무 펴냄)

 

수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현대사회, 현대인이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전략은 ‘팃 포 탯 tit for tat’ 전략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인데 내가 상대방에게 잘하면, 상대방도 나에게 잘하리라 기대하고 사는 것이다. 그 기대가 현실로 나타날 경우, 모두 이득이다. 상대방이 나를 배신한다면 나도 다음 번에 상대방을 배신하되, 앙심이 너무 오래 가서는 안 된다. 상대방이 다시 내게 믿음을 보여주면 나도 상대방에게 믿음으로 화답해야 한다. 

이는 대인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다양한 성격과 개성을 지닌 개인이 관계를 맺고 각종 약속을 하며 살아가는 공동체 차원에서 보더라도 실보다 득이 많다. 그런데 일반적인 팃 포 탯 전략보다 더 뛰어난 전략이 있다. 텃 포 탯에 ‘서프라이즈 효과’를 더하는 전략이다. 이 전략은 의외로 상대방을 용서하는 것인데 10번 배신당했을 때 9번만 복수하고 한 번은 용서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나와 공동체에 더 이익이 되는 결과를 만든다.

이처럼 실제의 연구를 통해 수학자들이 종합한 대인관계 최상의 전략은 다음과 같다. 지나친 욕심 포기, 뒤끝 없기, 머리를 너무 굴리지 않기, 의리와 신의 지키기, 협동적 태도, 내가 먼저 상대를 속이지 않고 (상대가 나를 속였을 때 역공을 해도 늦지 않다), 상대가 나를 속이더라도 그때마다 복수하는 대신 때로는 너그러운 태도로 자비를 베풀며 성실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만약 인류에게 수학이 없었다면 일체의 문명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수학법칙이 문자화되기 이전부터 인류의 모든 사고와 행동은 수학에서 시작해 수학으로 끝났다. 원시수렵시대에 코뿔소를 향해 돌화살을 쏘는 것만 해도 거리와 속도, 힘의 관계부터 사냥 후 최종 분배에 이르기까지 수학이 작동했다. 만약 우리에게 수학이 없다면? 당장 지갑 안에 현금은 아무 쓸모 없는 휴지쪼가리에 불과해진다. 고로 모든 인간은 수학적 동물이다. 수학적 인간을 인문학적 언어로 말하면 계산 빠른 사람이다. 계산을 빨리 하려면 판단이 정확해야 한다. 판단이 정확하고 계산이 빠른 사람과 판단이 부정확하고 계산이 느린 사람이 경쟁을 하면 누가 이길까?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이 곧 계산 빠른 사람일 확률이 높은 이유다.

《인생이 풀리는 만능 생활수학》은 제목 그대로 현실적 삶 속에서 수학적 인간, 계산 빠른 사람이 되는 비법을 담은 참고서다. 첫째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수학’부터 마지막 ‘신의 존재 증명’까지 31가지 비법을 전수한다. 복잡한 공식이 아닌 생활 속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것이라 수학에 관한 특별한 지식이 없어도 이해에 아무 지장이 없다. 31개의 비법은 순열조합과 무관하므로 아무 장이나 그때그때 골라서 익히면 된다. 심지어 로또 당첨확률을 다른 참여자들보다 높이는 비법도 들어있다. 물론, 당첨 후 인생을 망친 잭 휘태커 씨의 사례도 함께 제시한다.

SNS에서 나보다 친구가 많은 사람을 질투할 이유가 전혀 없는 이유도 수학에 있다. 그 사람은 오히려 내게 고급 정보를 물어오는 전령사이기 때문이다. ‘고매하신 박사님’의 말이 늘 옳은 것은 아니다. 너무 많이 아는 것은 오히려 문제해결에 방해가 된다. 야구게임에서 누가 이길지 예측하는 것은 데이터 분석에 의존하는 박사보다 오랜 경험이 부르는 ‘촉’이 더 먹히는 것처럼 주먹구구식 해결책이 유용한 경우도 많다. ‘오컴의 면도날(Ockham’s Razor)’ 법칙이 이를 증명한다.

이 책의 30개 비법이면 인생의 모든 단면을 충분히 수학적 계산으로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다. 저자가 굳이 마지막 31번 ‘신(神)의 존재 증명하기’를 덧붙인 이유는 혹시 모를 때를 대비해 우리 인간을 책임져줄 누군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학자 괴델은 ‘신은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는 명제가 논리적으로 합당하지 않기 때문에 ‘신은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계산을 해냈다. 단, 21세기 영국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의 유고집 《큰 문제에 대한 간략한 대답 (Brief Answers to the Big Questions》에는 “신은 없다. 하나가 전체를 지시할 수 없다”는 선언도 있음을 참고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