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사태 시 항만기능유지 법안 제정에 대한 의견


한규용(한국항만물류협회 상무이사)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삼면을 바다와 접하고 있어 과거부터 바다는 주변국들과의 문물 교류 통로로써 우리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다.


16년도 기준 우리나라는 GDP의 60% 이상을 무역을 통해 창출하는 무역의존도가 매우 높은 나라로 수·출입 화물의 99.7%가 해상을 통해 운송되고 있으며 지난해 수출입규모는 1조529억달러로서 하루만 물류가 멈춘다면 그 피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해운‧항만물류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으로서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해운‧항만물류 산업이 국가경제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전시(戰時) 외의 체계적인 비상 대비 시스템이 매우 미흡한 상황이다.


대표적인 예로 '16년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물류대란이 발생했을 때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한진해운 선박에 대한 하역거부 및 선박압류로 인해 물자수송에 차질을 빚음에도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지 못해 국·내외 화주들의 피해가 확산되면서 국내 산업뿐만 아니라 국가 신인도 하락 등 유·무형의 피해들이 발생하기도 했다.특히 많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입으면서 물류산업이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국가적인 인식이 환기되며 비상 대비 체계 수립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에 정부에서는 이와 같은 경제위기시 즉각적인 대응과 지원을 위한 "비상사태 시 해운 및 항만 기능 유지를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자 미국, 일본과 같이 비상사태를 대비해 국가가 직접 국가필수상선대를 보유·운영하고 비상시 물자수송에 동원되는 민간 외항선인 국가필수국제선박의 체계적 관리와 안정적 항만 운영을 위한 항만운영협약제도 등을 담은 "비상사태 등에 대비하기 위한 해운 및 항만기능 유지에 관한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이다. 


이번 법률()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하여 시행됨으로써 비상사태 시 국가 물류체계 공백따른 경제 및 안보 위기를 대비하여 국민 안전과 국가 산업 보호의 기초를 더욱 공고히 하는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