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세계 해운시장 5대 이슈



중국경제의 성장세 둔화 : 최근 중국 주식시장이 붕괴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정부는 위안화를 절하하고, 시장을 인위적으로 유지시키려는 정책을 펴고 있다. 여기에 각종 제조업 생산지수나 수요지수가 모두 하락하고 있어, 중국경제성장률이 6%대는 물론 5%대까지 추락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 한다. 컨테이너 물동량과 건화물 물동량을 주도해 온 중국경제가 보여주는 이러한 일련의 불안감은 미국 등 선진국 경제의 소비 부진과 함께 세계 컨테이너선 및 건화물선 해운경기 침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의 산업생산 증가율 대비 중국의 해상 수입물동량 증가율의 비율을 보면 2000년에서 2003년까지 이 비율은 평균 1.6이었다. 2004년-2012년에는 이 비율이 평균 0.9를 기록했고, 2012년 이후 이 비율은 0.4까지 하락했고, 금년 들어서는 마이너스로 전환되었다. 산업생산 증가율은 증가하지만 원자재 해상수입은 감소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경제발전 초기에는 내구재 생산 증대와 인프라 구축을 위해 방대한 양의 원자재를 사용하지만, 경제가 고도화되면서 원자재 집약적 제품생산으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과거와 같이 중국경제가 세계 컨테이너물동량이나 건화물 해상물동량을 크게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건화물선 공급과잉 : 건화물선 시황은 2014년 말부터 급락하여, 2015년에는 역대 최저수준까지 하락하였다. 1일 용선료가 케이프사이즈 5,000 달러, 파나막스 4,000 달러, 핸디막스 6,000 달러까지 하락하였고, 11월에는 운임지수인 BDI가 500선 이하까지 하락하였다. 


주요 분석기관에서 일제히 건화물선 시황의 장기 침체를 점치고 있다. 중국 경제 둔화, 신조선의 공급 압력을 근거로 해운 관계자 중에는 드라이 시황의 회복까지 3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특히 2013년과 2014년 상반기까지 발주된 건화물선이 1억 5천만 dwt에 이르면서 이 건화물선이 인도되는 2016년까지 공급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 상반기 전 세계 벌크선 발주량은 55척, 93만톤(CG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85척, 1,162만톤)의 12분의 1로 급감한 반면, 건화물선 해체는 크게 증가하고 있어, 선대 공급과잉을 해소하는 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 다시 발주가 크게 늘지 않는다면 2017년 이후에는 시황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극초대형선 시대 돌입 : Drewry사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으로 1만 teu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총 244척 이지만, 2017년 말에는 1만 teu 이상 초대형선이 총 600척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만 teu 급 선박이 74척이나 발주되어, 2015년 11월 기준으로 1만 8,000 급 이상 선박은 기존 운항선박 31척 및 발주잔량을 포함하여 총 105척이며 옵션을 포함하면 120척을 돌파했다. 


금년 들어 2만 teu 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발주가 크게 늘어나는 이유는 머스크라인이 했던 것처럼 초대형선 시장 선점을 노리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보다 현실적인 이유는 저선가 건조메리트와 함께 연료절감형 선박건조의 메리트, 동시에 질소산화물 관련 규제 회피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극초대형선의 건조 패러다임이 ‘규모의 경제’라기보다는 '비용절감형 선박'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선사가 운임경쟁을 하여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취한 전략이다. 때문에 소석률 저하시 초대형화로 인한 적자 급증, 화주 서비스 악화, 산업 전체의 공급과잉 리스크 등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 


정기선사 통합논의 : 원양 컨테이너선 업계가 선박과잉과 물동량 정체로 인​​한 글로벌 시황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중국 COSCO 컨테이너라인과 중국해운그룹(CSCL)의 합병 논의가 보도되었다. 우리나라 2대 정기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 논의도 선사의 금융불안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금융기관이 차입금 반환연기를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2011년 일본의 합병 논의와 유사성을 보이고 있다. 


선대규모로 현재 9위의 한진해운과 16위의 현대상선이 합병되면 선대 점유율이 5.1%로 단숨에 세계 1-3위를 차지하고 있는 유럽 대형선사에 이어 4위의 선사로 도약하게 된다. 물론 중국의 COSCO와 CSCL사가 합병을 하면 7.6%를 차지하게 되고, 일본 대형 3사의 정기선이 통합하면 역시 7.2%를 차지하게 된다. 


만약 극동 3국이 각각의 정기선사를 모두 하나로 통합한다면 유럽의 1-3위에 이어 극동 3국이 4-6위를 차지하는 경쟁구도가 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최근의 극동 3국의 정기선 통합 논의는 이미 유럽을 대표하는 선사로 정리된 3개 대형선사에 맛 설 수 있도록 한중일 각국이 ‘1국 1선사’를 만드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해운경기 불황속 신조선 선(先)발주 늘어 : 2015년 세계 신조선 발주가 1,300-1,400척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금년 7월 1일부터 적용되는 "H-CSR (조화공통구조 규칙)“ 적용을 회피하기 위해, 그리고 내년부터 적용되는 NOX(질소 산화물) 3차 규제 회피를 위해, 비교적 운임 시황이 견조한 유조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부문에서 신조발주가 예상외로 크게 증가했다. 





해운업계에서는 올해 늘어난 신조발주 선박이 인도되는 2017년 이후 해운시황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2013년과 2014년 상반기에 각각 2,000척 및 1,000여척이 발주되어, 금년과 내년까지 건화물선, 컨테이너선등의 공급 과잉을 겪고 있는 와중에 또 이와 같이 대량으로 발주된 선박으로 인해 2016-2017년까지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선 발주의 영향으로 2016년에는 주요 해운 3부문에서 모두 신조 발주가 저조해질 가능성이 있다. 건화물선 시황은 본격적인 회복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건화물선 신조 발주는 기대하기 어렵다. 유조선도 VLCC를 중심으로 금년 과다발주의 시장정서가 있어 추가 발주는 제한적이 될 것이다. 그리고 컨테이너선 신조 발주도 금년에 보였던 초대형선 발주 러시가 일단락되면서 발주량이 금년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양창호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