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특파룡 11기 꿈꾸는 청년 원종한입니다. 오늘은 우리나라의 자동차 물류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 싶습니다. 국내 브랜드의 자동차는 세계 곳곳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저 역시도 여행을 다니면서 국내 브랜드의 자동차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혹시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 규모에 대해서 들어보셨나요? 우리나라는 2015년 기준으로 독일과 일본을 뒤이어 3위에 올랐습니다. 자세히 말하면, 생산량 약 445만대 중 약 297만대를 수출한 자동차 강국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자동차는 어떻게 수출되는 것일까요? 오늘은 우리나라 자동차 물류의 역사와 자동차 배송의 두 가지 방식 그리고 자동차 물류 트렌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국내 자동차 물류의 역사


<자료1> 현대자동차 최초 수출 자동차인 포니1 - 출처 : 본인 촬영


많은 사람이 국내 최초의 자동차 수출은 현대자동차에서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현대자동차가 1976년에 에콰도르로 포니 5대를 수출했던 것보다 10년 전인 1966년에 현 쌍용 자동차의 모태인 하동환 자동차가 국내에서 제작한 버스를 브루나이 수출에 성공했습니다. 당시에는 자동차를 일반 벌크선이나 컨테이너선을 통해 운송했습니다. 그러나 자동차 수출이 증가하면서 자동차만을 전용으로 수송하는 선박이 필요하여 1970년대에 국내에서 최초로 자동차 전용선이 등장했습니다. 이후에 자동차 운송시장은 크게 성장하면서 파나마 운하의 폭인 33.6m에 맞춘 Panamax 급의 선박이 보급화 되었습니다.




#2. 자동차 배송 방식(1) : 완성차 배송 방식


완성차 배송 방식이란 생산국가에서 이미 생산과 검사를 마치고 시장에서 판매 가능한 완성된 자동차를 배송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자동차 전용선 역시 완성차 수송을 위한 선박으로 일반적으로 RO-RO(Roll on-Roll Off) 선이라고 부릅니다. Ro-Ro 선은 화물을 적재한 트럭이나 트레일러 또는 일반차량을 수송하는 화물선으로, 별도의 크레인을 이용하지 않고 차들이 자가 동력으로 직접 승하선할 수 있는 Ro-Ro 하역방식을 이용하는 선박입니다. 자동차 전용선은 선적하는 자동차의 종류에 따라 자동차만을 수송하는 PCC(Pure Car Carrier)와 자동차와 트럭 모두를 수송하는 PCTC(Pure Car Truck Carrier)로 구분됩니다. 요즘은 자동차 전용선의 ‘한 개의 층‘ 역할을 하는 데크의 간격이 큰 PCTC의 수요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자료2> RO-RO 방식으로 선적 작업이 진행되는 자동차 전용선 Don Quijote - 출처 : 본인 촬영


자동차 물류의 경우 인터넷상의 정보가 부족해 지난 2월 14일에 울산항으로 견학을 가서 자동차 물류만을 전문으로 하는 EUKOR(유코카캐리어스)의 김영대 부장님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또 Wallenius Wihelmsen사의 자동차 전용선에 승선할 기회를 얻어 하역과정을 생생히 볼 수 있었습니다. 완성차 하역과정은 본 인터뷰를 통해 생생히 알아보겠습니다!


Q. 안녕하세요. 인천항만공사 기자단 특파룡 11기 원종한입니다. 우선 본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EUKOR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유코카캐리어스 김영대 부장입니다. 유코카캐리어스는 해상 운송 사업으로 자동차 전용선에 의해 일반 승용차, 버스, 트럭 외에도 트레일러를 이용한 기계, 건설 중장비 수송 같은 큰 화물을 다루는 수송 전문 회사입니다. 주로 전 세계를 목적지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수출 차량을 수송하고 있습니다. 주요 고객사로는 현대*기아차 외에도 폭스바겐, 아우디, BMW 등 세계 굴지의 자동차 기업을 대상으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오늘 승선할 선박은 Don Quijote(돈키호테)선으로 3만톤 정도의 차량을 선박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소형차 기준으로 7300대를 선적할 수 있습니다. 내부는 총 13개의 데크로 구성되었고 선박 내에 엘리베이터도 있습니다. 


Q. 감사합니다. 자동차 부두로 오는 길에 생산을 마친 수많은 자동차들이 야드뿐만 아니라 공장 전역에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혹시 내수용 차량과 수출용 차량의 차이가 있을까요?


A. 먼저 완성차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은 내수용, 수출용으로 구분이 됩니다. 내수용 차량은 카캐리어를 통해 수송하고, 수출용 차량은 자동차 부두의 야드로 이동합니다. 또 주목할 것은 내수용 차량과 수출용 차량은 주유량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수출용 차량의 경우 주유량이 많다면 차의 중량이 커지기 때문에 내수용 차량보다 약 6L 정도 적은 12L 정도를 주유합니다. 수출용 차량은 야드로 가기 전에 방청 작업이 진행됩니다. 그 이유는 해상운송 과정에서 해풍 등에 의한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모든 작업이 끝난 차량은 마지막으로 베스트 드라이버에 의해서 주행시험이 진행되고 야드에 진열됩니다.


<자료3> 자동차 부두 내 야드에 진열된 차들 - 출처 : 본인 촬영


Q. 내수용 차량과 수출용 차량이 다르게 취급되는 것이 인상 깊습니다. 그렇다면 수출용 차량은 어떠한 프로세스를 거쳐 선적되는지 궁금합니다.


A. 자동차 전용선이 항만에 정박하면 자동차 선적과 하역에 사용되는 Ramp 설비를 내립니다. 쉽게 말하면 선박에서 항구로 미끄럼틀 같은 것을 내려 자동차 선적과 하역작업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리고 야드에 진열된 차량은 선적 전문 인력인 베스트 드라이버에 의해 자동차 전용선에 선적됩니다. 데크 내의 차량은 좌우 간격 10cm, 앞뒤 간격 30cm로 선적하여 공간 효율성을 높입니다. 이후에는 래싱(lashing) 작업이라고 불리는 차량 포박 작업을 실시합니다. 데크 바닥의 구멍과 차량의 바퀴를 포박 줄로 연결시키는데 포박 줄 한 개 당 2톤 정도의 무게를 버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차량과 차량을 연결한 색깔 줄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양하지 별로 차량을 구분해 놓을 것입니다. 이 선박의 경우, 목적지는 미국 동안으로 파나마 운하를 지나 미국 동안에 정박하여 하역 작업을 시행할 예정입니다.


<자료4> 래싱 작업이 진행된 차들, 파란색 줄은 양하지 별로 차량 구분 - 출처 : 본인 촬영


Q. 자동차 전용선에 직접 승선하여 선적 작업을 보니 참 흥미로웠습니다. 보통 해운업은 일반적으로 힘든 일이라고 많이들 생각합니다. 김영대 부장님의 경우 유코카캐리어스에서 20년간 근무하셨다고 했는데, 근무 기간 동안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점이 힘들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A. 특별한 에피소드가 기억나지는 않지만, 매번 차량 선적 시 계획대로 선적하고 양하지에서 차량이 하역되는 것을 볼 때 뿌듯합니다. 가끔 뉴스에서 나오는 수출된 차량 중 내가 선적했던 고객사의 차량을 볼 때 정말 뿌듯합니다. 힘든 점으로는 해운업이다 보니 낮과 밤이 없이 일할 때도 있고, 기본적으로 휴일의 개념이 없습니다. 작업이 없는 날에도 정해진 시간에는 업무를 해야 하다 보니 근무여건에 있어서 힘든 점은 있습니다.




#3. 자동차 배송 방식(2) : KD(Knock Down) 방식


자동차 배송 방식 중 하나인 KD 방식은 우리가 알고 있는 자동차 배송과는 사뭇 다릅니다. KD(Knock Down) 방식이란 분해, 분리의 뜻으로 완성품이 아닌 부품을 수출하고 현지에서 조립하여 판매하는 방식입니다. KD 방식은 조립부품의 단위에 따라 CKD, SKD, DKD 방식으로 구분됩니다.


먼저 CKD(Complete Knock Down) 방식은 완성차에 필요한 모든 원자재를 최소단위의 개별 부품으로 포장하여 수출하는 방식입니다. 각 부품들은 그대로 수출되어 현지 공장에서 완성품으로 조립되어 판매됩니다.


다음으로 SKD(Semi Knock Down) 방식은 부품을 제외한 일부 구성품이나 결합체가 조립된 상태로 선적되고 현지 공장에서 조립이 이루어지는 방식입니다. 각 부품들이 최소 단위 이상으로 조립된다는 점에서 CKD 방식과 차이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DKD(Disassemly Knock Down) 방식은 수출국에서 완성차를 생산한 후 다시 분해하여 SKD로 만든 형태입니다. 즉, 조립라인만 있는 수입국에서 재조립하기 쉽게 큰 덩어리로 분해, 포장하여 수출하는 형태입니다. 동일한 반조립 부품이라도 완제품을 다시 재분해 한다는 점에서 SKD와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출국 입장에서 왜 상위 가치인 완성차가 아닌 하위 가치 단계인 KD 방식으로 수출하는 것일까요? 먼저 1차적인 답변으로는 After Market에서 차량 수리에 필요한 부품을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KD 방식은 단순 부품 공급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료5> KD 수출/수입의 장점 - 출처 : 울산대학교 남우석 학위 논문, 27p, 3-3을 토대로 본인 재구성


먼저 수출국 입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첫째로 무역 및 관세 장벽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완성차의 경우는 상위 단계의 가치이기 때문에 조립 부품보다 더 많은 관세가 부과됩니다. 따라서 부품을 수출함으로써 무역에서 관세 장벽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설비 용역 수주에 의한 설비 수출이 가능합니다. 부품뿐만 아니라 현지 공장에 설비를 수출함으로써 현지 업체와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부품 수출로 완성차 수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편, 수입국 입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첫째로 자국의 산업육성 및 지역 경제개발이 가능합니다. 부품을 수입해서 자국에서 생산을 하므로 자국 기업의 산업을 키울 수 있고 자동차 조립을 통해 경제 발전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맥락으로  관련 산업에서 파급 효과와 고용 창출이 발생합니다. 세 번째로는 생산 설비를 구비함으로써 수출국으로부터 기술을 배양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외국자본 도입으로 현지 투자가 확대될 수 있습니다.




#4. 자동차 물류의 현재와 미래


지금까지 국내 자동차 물류의 과거와 배송(판매) 방식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자동차 물류의 현재와 미래는 어떨까요? 자동차 시장을 관통하는 트렌드는 부품업체의 대형화입니다. 과거 자동차 시장은 수직계열화를 통해 완성차 업체 중심의 공급사슬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덩치가 커지면서 완성차 업체와 부품업체 간의 수평적 관계 형성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완성차 업체의 원가 절감 뿐만 아니라 생산 관리의 효율성 또한 가져왔습니다. 


또 다른 트렌드는 자동차 물류를 2PL 형식으로 운영하던 수직계열화에서 벗어나 4PL 형식으로 재구성되는 것입니다. 현재 GM의 4PL 업체인 VECTOR SCM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GM은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4PL 도입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물류 운영에 효율화를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본업인 자동차 산업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요약하자면 자동차 물류의 현재 트렌드는 완성차 업체 중심의 수직적 구조에서 벗어나 완성차 업체와 협력사들의 수평적 관계 형성입니다.


서론에서 말했듯이, 2015년에 국내 자동차 수출량은 독일, 일본과 함께 빅3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작년 국내 자동차 수출량은 멕시코와 미국에게 그 자리를 빼앗기고 세계 5위로 하락했습니다. 그 직접적인 이유는 작년 국내 주요 자동차 생산 업체에서 파업으로 인해 생산량이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조심스럽지만, 현재 자동차 시장에서의 트렌드는 시장의 수평적 구조 형성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 국내 주요 자동차 생산 업체가 갖고 있는 완성차 업체 중심의 수직적 구조가 수출 감소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앞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완성차 업체와 부품 업체 및 물류 업체가 수평적인 구조로 변화한다면 한국이 다시 자동차 수출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합니다.